나는 마가리타를 한잔 마셨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어서 배가 고팠어요. 아마 속도를 좀 냈고, 경찰이 차를 세웠죠. 나는 정말 배가 고팠고, 인앤아웃 버거를 먹고 싶었어요.
Chartreuse에 따르면 이 짧은 발언에 패리스 힐튼이 인기를 끈 비결이 담겼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은근슬쩍 상표 (이 경우는 인앤아웃 버거)를 언급하는 버릇이지요.
사실 생각해 보면 패리스 힐튼은 매우 새로운 종류의 연예인입니다. 힐튼은 영화도 찍고, 노래도 하고, 책도 썼지만, 이러한 활동으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또 힐튼 호텔의 상속녀로 알려졌지만, 아직 상속은 안받았다죠. 예쁘기는 하지만, 그 정도 얼굴로 미녀가 득실대는 미국 연예계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힘들죠.
그렇다면 패리스 힐튼은 어떻게 인기를 유지하는 것일까요? Chartreuse는 앞서 보았듯,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자신과 관계된 상품이나 사람에 관심을 돌리는 습관이야 말로 힐튼의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그녀가 가는 미용실, 클럽, 그녀가 입는 옷 등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힐튼의 별명이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죠. 그녀가 이처럼 광고 효과가 좋기 때문에,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녀를 계속 띄워주게 됩니다.
물론 처음에 힐튼이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섹스 비디오로부터 무슬림에 대한 비방까지 몇 가지 사건을 쳤기 때문인데, 그냥 사고만 친다면 사고뭉치로 기억되고 말텐데, 그녀는 사고를 쳐서 관심을 끌면, 그러한 관심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이나 상품을 띄워주는 역할을 잘하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군요. 그래서 Chartreuse는 그녀를 "상품이 아니라 Digg이나 YouTube 같은 플랫폼"이라고 평가합니다. 즉, 마돈나는 대중의 관심을 자신에게 모아서 성공한 90년대식 연예인이고, 힐튼은 대중의 관심을 상품과 서비스로 돌림으로 성공한 2000년대식 연예인이라는 분석이지요.
물론 패리스 힐튼 현상을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Chartreuse의 분석은 "관심의 방향"이라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틀을 블로그에 제공하자면, 블로그는 관심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플랫폼입니다. 즉, 사람들이 진정으로 알기 원하는 것은 블로그나 블로거가 아니라, 블로그가 소개하는 사건, 사람, 생각이지요. 이처럼 사건, 사람, 생각에 대해 잘 소개하는 블로그는 관심을 받고, 더 많은 대상에 대해 소개할 기회를 얻습니다.
이를 미니홈피와 비교하자면, 대부분의 미니홈피는 자신에게 관심을 끌어옵니다. 즉, 내가 어떤 영화를 보았다면, "내가" 보았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그 영화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많은 미니홈피의 내용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그에 비해 블로그는 "내가" 무엇을 보았다가 아니라 내가 "어떤 영화"를 보았다에 더 초점을 맞추기 마련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은 그 블로그를 주목하고 그 블로그에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죠.
전에 미니홈피 지고 블로그 뜬 이유 에서도 썼듯,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미니홈피는 개인이 오프라인에서 맺은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구조이고, 따라서 개인의 일상다반사를 친구들에게 수다떨듯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에 비해 블로그는 검색과 메타사이트의 추천을 통해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은 블로거의 일상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고, 블로거가 말하려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지요. 따라서 블로고스피어를 주도하는 이른바 파워블로거들은 객관적으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차이는 처음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요.
물론 블로그를 미니홈피처럼 운영한다고 해도 문제삼을 사람은 없습니다. 단, 완전히 미니홈피처럼 운영하려면 미니홈피를 쓰는 것이 더 낫겠죠 (일촌에게만 사진과 글을 보여줌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도 있고). 반대로, 여러 사람에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미니홈피에 쓰고 있다면, 블로그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미니홈피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한 매체로는 적합하지가 않죠. 저도 그래서 싸이월드를 떠나 블로그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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