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은 안경 쓴 소년 마법사의 이야기를 담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권을 완성한 후, 에이전트를 통해 여덟 곳의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아홉 번째 출판사로부터 겨우 출판 허가를 받아냅니다. 하지만, 그 출판사는 남자 아이들은 여성 작가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녀에게 이름을 바꾸어 달라고 요구하고, 그녀는 필명을 JK 롤링으로 바꾼 후에야 겨우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얼마나 큰 히트를 쳤는지는 잘 아실 것입니다.

많은 사람은 JK 롤링이 얼마나 출판에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지만, 롤링의 책을 무시한 출판사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들 출판사들은 왜 세계적인 대히트작의 원고를 손에 쥐고도 출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이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어떤 책이 인기를 끌지 판별하는 공식이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해리 포터는 그러한 공식에 맞지 않았고, 따라서 출판을 거부했겠지요. 하지만, 독자들은 그러한 공식과 상관없이 반응했고, 공식을 믿은 출판사들은 땅을 치며 후회했겠죠.

대중이 원하는 작품을 미리 판별하려는 노력은 대중의 기호가 정해져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주관적으로 작품을 판단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따라서 좋아할 때가 많죠. 이처럼 "다른 사람을 따라 좋아하는" 대중의 심리 때문에 히트 작품을 미리 알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던칸 왓츠는 사회적 흐름이 대중의 선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결과를 뉴욕 타임스에 발표하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참여자들은 처음 듣는 음악 밴드의 노래를 다운 로드 하였는데, 첫 번째 그룹은 각 밴드의 노래가 다운 로드된 횟수를 알 수 없었고, 두 번째 그룹은 각 밴드의 노래가 다운 로드된 횟수를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다른 사람의 다운 로드 횟수를 알 수 있는 그룹은 실험에 일찍 참여해서 먼저 다운로드를 한 사람들의 영향력이 대단히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즉, 앞사람들이 많이 다운 로드한 노래를 다음 사람들도 따라서 다운 로드한 셈이지요. 이 실험의 결론은 "다음 사람에게 영향을 줄 초기 참여자가 누가 될지, 그리고 그들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알 수 없고, 따라서 문화 상품의 히트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입니다.

초기 참여자의 중요성은 블로그 메타사이트에서도 나타납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나 올블로그는 참여자가 추천을 하는 제도가 있는데,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은 쉽게 많은 사람에게 노출이 되고, 더욱 많은 추천을 받게 됩니다. 그에 비해 초기에 추천이 적은 글은 그냥 맥없이 수많은 비인기글의 일부분으로 추락하고 말죠. 그런데 어떤 글이 초기에 추천을 받을 찌는 대단히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글을 쓰다 보면 "이 글은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러한 예상이 어긋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정성들여 여러 사람과 나누려고 쓴 글이 사장될 때는 속이 쓰리죠. 반대로, 어떤 글은 대충 썼는데도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경우를 자주 겪다 보니, 이제는 어떤 특정한 글이 대중에게 인기를 끌지 알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어떤 식으로 쓴 글은 인기가 좋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 글은 꼭 인기를 끈다"라고 100% 자신할 수는 없지요. 처음에 그 글을 발견한 몇 명이 추천을 누르지 않으면, 아무리 히트 포스팅의 요소를 다 갖췄다 하더라도 비인기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이 메타 사이트의 메인에 선정돼 많은 방문객이 오는 일은 블로거에게 기쁨이긴 하지만, 블로그를 메타 사이트만 바라보고 운영한다면 히트 포스팅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블로그 본연의 목표를 상실하고 말 것입니다. 블로그는 의사전달의 플랫폼이고,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나와 공감하고 나와 생각을 나누고 싶어하는 고정 독자야 말로 내가 글을 쓰는 대상인 셈이지요. 이들은 RSS를 걸고 내 글을 정기적으로 읽기도 하고, 자주 블로그를 찾아주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많이 확보한 블로그야 말로 좋은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블로그 운영은 히트 포스팅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블로그의 색깔에 맞는 포스팅, 주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포스팅을 목표로 삼아야겠지요. 그러한 목표를 이룰 때, 인기는 자연히 따라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