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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60억 명의 사람이 살지만, 여섯 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이 된다는 주장을 들어보셨는지요. 이른바 six degrees of separation이라는 이론에서 나온 주장인데, 이러한 주장은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밀그램은 네브래스카에 사는 160명에게 편지를 보내 보스턴에 있는 특정한 증권 거래인에게 편지를 전달하도록 그와 가까울 만한 사람에게 편지를 전달하도록 요청한 결과, 여섯 명 정도를 거치면 편지가 목적한 사람에게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실험의 결과를 두고 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여섯 단계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목적한 사람에 도달한 편지의 절반이 그 증권 거래인의 세 친구를 거쳤음을 주목합니다. 즉, 그는 특별히 사람들과 넓게 연결된 연결자 (Connector)가 존재하고, 이들이 사회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는 티핑 포인트, 즉 사회적인 크고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이러한 연결자의 역할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허시퍼피는 한때 한물간 상표로 인식돼 인기가 없었는데, 뉴욕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 신발을 신기 시작하자 새롭게 인기를 끌게 되었고, 결국 2년 만에 매출이 20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몇몇 중요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침으로 사회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이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광고계에서 대단히 인기를 끌었고, 미국의 경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어떤 웹사이트에 모이는지를 파악해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려고 노력하는 광고회사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의 예를 들자면, 위니아 만도는 김치 냉장고를 개발한 후 상류층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 김치 냉장고가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부유층이 아닌 가정에서도 김치 냉장고를 구입할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던컨 와츠인데, 그는 밀그램의 편지 보내기 실험을 이메일로 바꿔 6100명에게 실시한 결과, 6단계를 거쳐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했지만, 전체의 5%만이 연결자를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연결자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는 또한 천 번이 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 영향력 있는 사람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사회 변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변화의 주체가 영향력 큰  소수인가, 아니면 평범한 다수인가에 대한 논쟁을 블로그에도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글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 이러한 글이 유명한 블로거의 눈에 띈다면, 그 블로거는 그 글을 소개하는 글을 써서 그 글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겠죠. 또한 이처럼 유명한 블로거가 소개한 글은 중요한 사이트에서 링크가 걸렸기 때문에 검색엔진도 중요하게 여기고, 따라서 검색결과에서 상위 노출되어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될 것입니다. 이는 영향력 있는 소수가 블로그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예죠. 하지만 유명한 블로거가 아니더라도, 방문객이 그 글의 추천을 누르면 그 글은 다양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서 방문객이 많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평범한 다수가 영향을 끼친 예입니다.

하지만 블로그가 인기를 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이나, 대중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글을 쓰는 것이겠죠. 글이 엉망인데 유명한 블로거가 소개를 해줄 리도 없고, 일반인이 추천을 할리도 없기 때문이죠. 이는 사회 변화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던컨 와츠는 "매해 수많은 산불이 발생하지만, 나무의 건조상태나 비 등의 환경이 맞아떨어질 때만 큰 불로 번진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는 작은 불꽃도 큰 불을 일으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사회 변화가 일어날만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영화가 개봉하기 전 대규모로 시사회를 열어 영화에 대한 좋은 입소문이 퍼지기를 기대하는 경우도, 영화가 엉망이라면 좋은 입소문이 퍼지기는 커녕, 오히려 안좋은 입소문이 퍼져 흥행에 방해만 되겟죠.

결국 입소문 마케팅도, 블로그 운영도, 요령보다는 상황에 맞는 좋은 제품 (또는 포스팅)을 내놓으려는 노력이 성공을 결정할 것입니다. 몇몇 영향력 있는 사람만 설득한다고 티핑 포인트가 생겨나지는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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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