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온스당 300달러를 밑돌던 금값은 최근 몇년간 가파른 상승을 거듭하더니, 며칠전엔 장중한때  97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상승했습니다. 이제 불가능해 보이던 온스당 10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로 다가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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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이렇게 올라가는 가장 큰 이유는 종이돈의  공급 증가로 인한 약세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GDP 증가율보다 화폐의 공급증가율이 세배나 됩니다. 이처럼 돈을 많이 푸는 분위기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세계적으로 종이돈이 많아지면서 종이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건의 가격은 올라가지요. 최근에 나타나는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값의 전반적인 상승은 바로 이러한 종이돈의 가치 하락이 낳은 결과 입니다.

종이돈의 가치가 떨어질 수록 금값은 오르기 마련입니다. 금은 역사상 늘 돈의 역할을 했던 귀금속입니다. 금은 유통되는 양이 한정되기에 쉽게 가치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종이돈은 역사상 안정된 통화의 기능을 수행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정부는 갈수록 종이돈을 많이 발행하기 마련이고, 나중엔 종이돈의 가치는 거의 사라지기 마련이지요. 특히 종이돈 중심의 경제는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면 1자대전 이후의 독일이나 최근의 짐바브웨 같이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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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에서 식사값을 지불하는 모습)


미국 달러화도 원래는 금의 가치에 기초한 화폐였습니다. 즉, 달러는 금을 준다는 약속을 담은 종이었죠. 하지만 무역적자가 심해지면서 미국은 달러를 발행해 외국에 지불했고, 미국 달러를 받은 다른 나라들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금을 퍼주다간 감당이 안될 것을 우려한 닉슨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이제 달러를 가져와도 금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른바 금본위제의 폐지이지요.

이후 달러화는 금의 가치에 의존한 돈이 아닌, 달러 자체에 대한 믿음에 의존한 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 경제가 별로 안좋아 지면서 많은 사람이 달러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게다가 달러화 공급이 늘어나면서 달러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죠. 미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허용한 듯 보입니다.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에서 만든 물건의 수출경쟁력이 좋아지고, 또한 인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요. 지금 경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나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죠. 특히 90년대에 이후로 지금까지도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일본의 예는 디플레이션의 무서움을 잘 보여줍니다. 따라서 미국은 앞으로도 달러화 약세를 용인할 듯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달러화 약세가 원화대 달러화 환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원화도 세계적으로 보자면 약세라는 점입니다. 즉, 유로화나 중국의 위안화는 달러대비 가치가 크게 올랐는데, 원화는 조금 오르고 말았다는 점이지요. 달러 대비 가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른 유로를 쓰는 서유럽에서도 최근에 물가가 올라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난리인데, 달러 대비 가치가 크게 오르지 않은 원화를 쓰는 한국은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원화 가치 상승으로 흡수하지 못하기에 대단한 물가 인상 압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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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달러대 유로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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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달러대 위안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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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달러대 원화 환율


최근의 밀가루값 인상이나 이에 따른 라면값 인상 등은 앞으로 다가올 고물가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 뿐입니다. 최소한 당분간 세계의 많은 정부는 인플레이션으로 디플레이션과 싸우는 정책을 펼칠 것이고, 특히 한국 처럼 최근에 달러 대비 자국통화의 가치가 크게 오르지 않은 나라는 인플레이션을 피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는 7% 경제 성장이라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더더욱 물가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이 "라면값 100원 인상이 서민에게 끼치는 타격"을 염려한다 하더라도, 물가상승을 피하기 힘든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참고자료- Daily Reck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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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