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호주에 갔을 때, 호주사람들이 Facebook을 열심히 하기에 저도 Facebook계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Facebook은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하게 친구들끼리 연락하기 좋은 Social Networking Service (SNS)이죠. 처음엔 내용이 전혀 없이 시작하는 Facebook의 특성상 매우 낮설었는데 (그에 비하면 싸이월드는 포털처럼 첫화면 부터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죠), 점차 친구도 추가하고 사진도 올리고 하면서 재미를 들였습니다. 호주에서 돌아오고 나니 조금 시큰둥 하긴 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는데는 좋은 방법인 듯 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이런 SNS가 많이 유행합니다. 얼마전까지 Myspace가 강세였는데, 요즘은 완연하게 Facebook의 사용자가 느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 인기인 orkut이나 독일의 studiVZ 등 특정 지역에서만 강세인 사이트도 많죠. 물론 블로그를 쓰는 사람도 많지만, 전에 설명하였듯, 블로그는 주로 검색 엔진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객관적인 정보전달을 하는데 더 유용하기에, 개인간의 친목 도모용으로는 SNS가 훨씬 낫죠. 또한 블로그는 운영을 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네티즌 중 소수만이 블로그를 만들겠지만, SNS은 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SNS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SNS의 원조는 바로 한국의 싸이월드입니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SNS 시대를 연 마이스페이스가 2003년에 시작하였고, 페이스북이 2004년에 시작한데 비해, 싸이월드는 1999년 시작하였고, 2003년에 벌써 "싸이질"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죠. 하지만 SNS의 종주국인 한국은 싸이월드가 SNS을 평정하여 독점구조가 된 이후에 SNS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었고, 그에 비해 외국은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으로 이어지는 히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한국은 SNS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맙니다.

최근엔 싸이월드 자체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블로그의 개념을 결합한 홈2를 내놓았는데,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SNS와 블로그는 다른 개념이고, 따라서 SNS의 일종인 싸이월드는 계속 SNS를 개발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블로그를 경쟁상대로 보고 흉내를 냈으니 좋은 결과가 없는 것이죠.

물론 아직도 중고등학생이나 여성들은 싸이월드를 많이 씁니다만, 직장인, 특히 남성들은 싸이월드를 많이 쓰지 않습니다. 21인치 모니터도 작아 보이는 이시대에 손바닥만한 화면 크기를 강요하는 미니홈피의 개념이나, 중년 남성에게는 너무도 거리감 느껴지는 귀여운 미니미, 아기자기한 미니룸 등을 생각해 보면 이들이 왜 싸이월드를 쓰지 않는지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문제는 싸이월드를 쓰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마땅히 친구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메일을 쓸 수 있긴 하지만 요즘 이메일은 업무용으로만 쓰는 분위기고, 채팅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자료가 남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비디오도 올릴 수 없고, 미투데이 같은 마이크로블로깅은 아직은 사용자도 적고 사용에도 제약이 많고, 그렇다고 페이스북 같은 외국 서비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고, ...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은 싸이월드를 쓰기도 뭣하고 싸이월드의 대안도 찾기 힘들기에 그냥 인터넷으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 자체를 안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공백 상황에서, 만약 어떤 새로운 사이트가 최근에 나온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SNS 사이트를 만든다면 큰 히트를 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페이스북을 써보면 싸이월드에는 없지만 유용한 개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에서 친구 태그하기). 싸이월드는 워낙 역사가 길고 덩치가 크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가 처음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SNS 사이트를 시작한다면 단기간내에 돌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요? 물론 지난 몇년간은 싸이월드가 워낙 인기라 다른 사이트들이 진입할 틈이 없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사이트가 등장할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부디 때를 놓치지 말고 새로운 SNS사이트가 등장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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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