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지만, 주가동향은 관심있게 지켜봅니다. 주가는 실물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는 가장 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이죠. 지난 10년간 주식시장을 관찰한 결과,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단기 주가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지난 주 미국의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거부된 후, 미국 주가가 대폭 떨어진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거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폭락이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폭락하지 않은 것이죠.

주가의 단기적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지만, 주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세가 뚜력하게 나타날 때는 장기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찌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그러한 큰 흐름이 눈에 띄었던 예는 2004년말입니다. 당시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가장 안좋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주식 시장은 조용히 상승을 거듭해 900선을 돌파한 상황이었습니다.

대세 상승장의 큰 특징은 소문없이 오른다는 점입니다. 그에 비해 하락장의 특징은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점이죠. 또한 상승장은 실물경제가 좋아지기 6개월-1년 전에 시작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경제에 대해 극도로 비관할 때 시작하는 법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아직은 견딜만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아직은 상승장이 오지 않은 셈이죠.

무엇보다 상승장과 하락장을 구분하는 좋은 방법은 조중동을 읽는 것입니다. "조중동의 반대로 하면 돈번다"는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04년말에 대세 상승장을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당시 조선일보가 "굶주린 젊은이들이 음식 가판대 앞에서 먹을 것을 얻고자 서성인다"는 식의 경제파탄 상황에 대한 보도를 잔뜩 실으면서도, 주가의 상승 움직임은 거의 보도를 안했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의 보도는 최근에도 그 진가를 발휘했는데,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 얼마 전 까지 "리먼을 인수해야 서울과 월스트리트를 잇는 금융고속도로가 생긴다"는 등 미사여구를 남발했고, 6일 전세계 주가가 폭락하기 몇시간 전, 미국 주식을 인터넷으로 직접 매입해 큰 돈을 번 개미 투자자의 예를 보도해 한국에서 망한 개미, 미국에서도 망할 길을 알려주는 영민함을 과시했고, 동아일보도 이에 질세라 손절매를 고민하는 개미들에게 "지금 손절매? 잠깐, 과거 위기 이후를 뜯어보자"며 하락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붙잡았습니다.

물론 "그럼 책임 있는 언론에서 주가 하락을 막는 기사를 써야지, 공황심리를 전파하는 기사를 쓰면 되느냐"고 묻는 분도 있겠지만, 조중동은 노무현 정부때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을 정도로 손발이 오그러지는 경제파탄 상황을 누구보다 열심히 보도하였습니다. 이러한 조중동의 견제에도 주가는 올랐고, 지금은 조중동이 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함에도 주가는 떨어지는 중입니다.

제가 주가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주가는 경제상황의 반영이지 정치적 해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지금 상황에 대한 가장 믿을 수 있는 평가라는 뜻이지요. 조중동이 요즘 헛기사를 남발하는 원인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조중동의 평가가 시장의 평가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주가의 흐름을 알고 싶으시다면 조중동의 논조를 잘 읽어보시고 그 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조중동은 우리에게 변장한 축복 (blessing in disguise)가 아닐까 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