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요일 하루에 11%가 넘게 오른 다우 지수는 상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했습니다. 화요일 그래프를 보면 아시겠지만, 높게 시작했다 주저 앉는 모습이 어제 오를 만큼 올라 더 이상 오를 힘이 없는 듯 하군요.

어제 쓴대로, 다우 (그리고 코스피)의 폭등은 대세의 변화가 아니라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으로 보입니다. 대세의 변화는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더 이상 주식을 팔 사람이 남지 않았거나, 아니면 세계경제 상황이 좋아 져야 올 텐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죠.

월요일에 다우 지수가 폭등하자 파이넨셜 타임스를 비룻한 언론은 "미국의 금융구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고 썼습니다. "기대감"이란 기자 입장에선 가장 쓰기 편한 표현입니다. 몇 명이나 기대감이 있는지,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기대감이 있다고 실제로 주식을 사는지 등을 확인할 길이 없기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기대감 때문에" 올랐고, 주가가 떨어지면 "실망감 때문에" 떨어졌다고 쓰면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월요일 주가 상승이 기대감 때문이라는 설명은 말이 안됩니다. 미국 의회가 7000억 달러짜리 구제금융 법안을 통과하면서 미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카드의 대부분은 다 노출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국제 금리 공조, 은행 국영화, 예금 보장 등이 추가될 수 있지만, 이러한 카드들도 대부분 한참 전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알려진 조치들에 대해 갑자기 기대감이 폭발하면서 하루만에 사상 최대폭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각국 정부의 대책은 결국 시장에 돈을 많이 풀어서 경기 위축을 막자는 것입니다. 예금자의 심리 위축을 막기 위해 예금을 보장해주고, 은행의 부실에 대한 불신을 막기 위해 은행을 국유화하고, 시중에 돈이 많이 돌도록 예금을 내리는 정책 등이 모두 그러한 목적을 위한 조치입니다.

문제는 돈을 풀어서 위기를 막으려고 하다 보니 시장이 왜곡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랄 수 있는 그린스펀의 정책이 바로 모든 문제를 통화의 확대로 막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즉, 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늘림으로 시중에 돈이 넘치자 집값이 올라갔고, 집값이 지나치게 오르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난 것이지요. 그런데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집값이 폭락하고 (즉, correction이 발생하고), 금융사 몇 곳 문 닫고, 많은 미국인이 집 잃고 나서 시장이 점차 제 위치를 찾기 마련인데,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파생상품으로 워낙 많은 금융기관이 연결되었기에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융기관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고, 이러한 사태가 세계로 퍼지면서 세계적 경제위기가 올까봐 세계의 정부에서 발벗고 문제해결에 나선 것입니다. 즉, 미국에서 돈을 많이 풀어 생긴 문제를 이제 세계 여러 나라가 함께 돈을 풀어 막아내려고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통화의 과잉으로 생겨난 문제가 통화의 과잉으로 해결 되겠습니까? 지금 세계 여러나라의 공조는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할찌는 몰라도, 나중에 더 큰 재앙을 불러오고 말 것입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통화량의 부족으로 생겨났다는 것이 많은 학자의 의견입니다. 그 이후로 세계 각국은 통화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1930년대 같은 대공황은 피할 수 있었죠. 하지만 통화를 넘치도록 공급한다면 1970년대 같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90년대 이후에 통화 공급을 늘렸는데, 그 결과가 집값의 상승과 최근의 원유값 상승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결국 각국 정부는 통화 공급 과잉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채 임기 응변으로 경제가 죽지 않도록 생명을 연장하려고 노력중인 셈이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빠른 시일 내에 확실한 문제의 해결을 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지금 인류는 아무도 가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함께 여행하는 중입니다. 부디 이 여행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래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