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환율이 1997년말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외환위기는 기정사실이 되었고, 지금 남은 문제는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는 일 뿐입니다. 어제 글을 올렸듯, 이명박 정부는 유동성을 확대하는 방식, 즉 시중에 돈을 많이 푸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주 위험합니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올라 서민의 삶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둘째, 원화의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더 오릅니다. 세째, 지금도 한국 경제에 거품이 많이 끼어 (즉,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망해야 할 기업이 망하지 않는 상황) 문제인데, 유동성이 증가하면 거품이 더 심해집니다. 그리고 커진 거품은 언젠가 더 크게 터지기 마련이죠.

그렇게 글을 써 놓고도, 속으로는 '설마 아무리 경제를 모르는 이명박 정부라도 지금 상황에서 유동성을 더 확대하는 정책을 쓰지는 않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인터넷을 보니, 헉,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정책이 기다리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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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지금까지 쓴 유동성 확대 정책은 장난에 불과했고, 이제부터 진짜 있는 돈 없는 돈 다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뜻입니다.

이제, 한국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위기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우선 환율의 급등이 우려되네요. 전에 말씀드렸듯, 얼마전 별 원인이 없을 때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올랐음을 볼 때, 지금은 1700-1800원선까지 오를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이러한 환율급등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0.5% 인하하리라는 기사를 보면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면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맡겨놓지 않고 찾아다가 다른 경제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지요. 마찬가지로 한국의 금리가 낮으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빼서 금리가 높은 다른나라로 옮겨갑니다. 이러면 환율이 오르는 것이지요. 원래 한은은 금리인하에 대해 소극적인데 (8월에만 해도 기준금리를 0.25% 올렸고, 얼마전에도 0.25% 내리는데 그쳤죠), 이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예방을 중요한 임무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사설까지 동원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금리를 인하할 듯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체 CEO의 입장에서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내가 기업체 CEO라면 기업의 상황이 어떻든 기업이 부도가 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고의 목표겠죠. 따라서 은행이 부실기업에 돈을 빌려줘 같이 부실화가 되든, 경기가 과열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든, 부도 안나게 막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또한 경기가 좋아 상품과 서비스를 많이 팔 수 있는 상황이 기업 경영자에겐 최고의 상황입니다. 그에 비해 경기가 안좋아 적자가 나는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겠죠.

하지만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경영을 잘못한 기업이라면 무너져야 국가 경제가 튼튼해지는 법이고, 경기가 과열되면 시중의 자금을 흡수해 경기를 냉각시켜야 장기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아직도 건설기업 CEO인양 국가 경제를 망치고 몇몇 건설기업만 살리는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이제는 한국 경제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나는 확인하는 수순만 남은 셈입니다. 물론 유동성 증가로 한 두달은 경기가 잠깐 좋아지고 주식시장이 살아날 수 있겠지만, 이는 그야말로 "고아원에 데려다 주기 전에 사주는 짜장면"이겠지요. 그리고 나면 아무도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 왜 이런 사람이 이런 시기에 대통령이여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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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