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변명" (Apology)에서 소크라테스가 철학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루는 소크라테스의 친구가 델피에 있는 아폴로 신당에 가서 오라클 (신탁)에게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오라클은 "없다"라고 답했고, 친구는 이를 소크라테스에게 전하지요. 그 말을 듣고 놀란 소크라테스는 "오라클이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는 자신 보다 지혜로운 사람 한 명만 찾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정치인에서 시인까지 각 방면의 전문가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죠. 하지만 지혜로워 보이는 사람이라도 막상 대화해보면 지혜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결국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함을 깨달은 사람이야 말로 다른 사람보다 지혜롭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처럼 지혜로워 보이지만 지혜롭지 못한 전문가는 고대 그리스 뿐 아니라 한국에도 많습니다. 특히 요즘 처럼 경제가 위기에 휩싸인 때는 전문가의 무지가 쉽게 드러나죠. 예를 들어, 올해 초에 나온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면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쉽게 극복할 것이다"랄찌 "원 달러 환율은 900원선에서 안정을 보일 것이다"는 등 말도 안되는 소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그들이 "전문가"이기에 그들의 말은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저는 주식 투자를 안합니다만, 가끔 주식 투자하는 분들의 분위기를 살피려 주식 사이트에 들립니다. 그런데 9월 이후에 계속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식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금이 주식을 살 때다"는 말을 반복하더군요. 제가 본 전문가 중 단 한 명만 "요즘은 주가가 너무 떨어져 분석글 쓰기가 겁난다"고 털어놨을 뿐, 나머지 전문가들은 대부분 감정적 동요도 보이지 않고, "매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9월 이후로 줄기차게 매수한 분들이 어떤 성적일찌는 상상해 보면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주식 투자하는 사람은 주식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주식 전문가의 글을 보면 각종 차트와 전문 지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역시 전문가의 말이라 다르군"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전문적 용어를 써서 설명한다고 그 말이 다 맞지는 않습니다. 전문적 용어를 써서 자신을 잘 옹호하는 능력은 있어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능력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는 한국 뿐 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실입니다.
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는 80년대 미국 월스트리트가 한창 호황일 때 살로몬 브라더스에 들어갑니다. 그가 내부에서 바라본 월스트리트는 상식에 어긋나는 비합리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은 세계였습니다. 우선, MBA 코스에서 배운 내용과 실무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 배운 내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고객은 그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한다는 사실 만으로 그를 신뢰했고, 그는 자신을 신뢰하는 고객에게 회사의 부실 자산을 떠넘기는 역할을 맡으며 괴로워했습니다. 결국 그는 몇년간 일하다가 회사를 관두고,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는데, 이 책이 바로 "Liar's Poker"입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최근에 경제 위기가 시작되자 "나는 월스트리트가 망하길 지난 20년 간 기다려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처럼 주식이나 채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스물 네 살 젊은이가 투자에 대해 조언을 하고 수십만 달러의 봉급을 받는 말도 안되는 체제는 진작에 무너졌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직위가 높으면 전문가라고 판단하고, 일단 전문가로 인정한 사람은 쉽게 믿습니다. 하지만 직위와 실력이 꼭 일치하리라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은행에 갔을 때 그 은행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이 "안전하고 고수익인 상품이 있으니 꼭 드시라"고 권한다면, 대부분은 "이렇게 은행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이니 믿어도 되겠군"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그 상품의 위험은 전혀 모르는 채, 단지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그 상품을 권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키코가 판매되었고, 브릭스 펀드가 판매되었고, 결국 손해는 전문가의 말을 믿은 고객이 지는 것이지요.
좋은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많이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해 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중엔 전혀 자격이 없거나, 책임지지 못할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죠. 따라서 누가 진정으로 실력 있는 전문가인지를 판단하지 않고, 무조건 전문가의 조언이니 따르겠다는 태도는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를 존중하되, 이 전문가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합니다. 즉, 전문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아마 지난 몇 달간 경제를 자세히 지켜본 분들은 이미 짦은 기간 사이에 경제 실력이 많이 느셨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신다면 최소한 누가 실력 없는 전문가인지를 판단할 수준이 되겠죠. 이것 하나 만 얻어도 인생의 큰 소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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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혜로워 보이지만 지혜롭지 못한 전문가는 고대 그리스 뿐 아니라 한국에도 많습니다. 특히 요즘 처럼 경제가 위기에 휩싸인 때는 전문가의 무지가 쉽게 드러나죠. 예를 들어, 올해 초에 나온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면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쉽게 극복할 것이다"랄찌 "원 달러 환율은 900원선에서 안정을 보일 것이다"는 등 말도 안되는 소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그들이 "전문가"이기에 그들의 말은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저는 주식 투자를 안합니다만, 가끔 주식 투자하는 분들의 분위기를 살피려 주식 사이트에 들립니다. 그런데 9월 이후에 계속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식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금이 주식을 살 때다"는 말을 반복하더군요. 제가 본 전문가 중 단 한 명만 "요즘은 주가가 너무 떨어져 분석글 쓰기가 겁난다"고 털어놨을 뿐, 나머지 전문가들은 대부분 감정적 동요도 보이지 않고, "매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9월 이후로 줄기차게 매수한 분들이 어떤 성적일찌는 상상해 보면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주식 투자하는 사람은 주식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주식 전문가의 글을 보면 각종 차트와 전문 지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역시 전문가의 말이라 다르군"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전문적 용어를 써서 설명한다고 그 말이 다 맞지는 않습니다. 전문적 용어를 써서 자신을 잘 옹호하는 능력은 있어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능력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는 한국 뿐 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실입니다.
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는 80년대 미국 월스트리트가 한창 호황일 때 살로몬 브라더스에 들어갑니다. 그가 내부에서 바라본 월스트리트는 상식에 어긋나는 비합리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은 세계였습니다. 우선, MBA 코스에서 배운 내용과 실무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 배운 내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고객은 그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한다는 사실 만으로 그를 신뢰했고, 그는 자신을 신뢰하는 고객에게 회사의 부실 자산을 떠넘기는 역할을 맡으며 괴로워했습니다. 결국 그는 몇년간 일하다가 회사를 관두고,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는데, 이 책이 바로 "Liar's Poker"입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최근에 경제 위기가 시작되자 "나는 월스트리트가 망하길 지난 20년 간 기다려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처럼 주식이나 채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스물 네 살 젊은이가 투자에 대해 조언을 하고 수십만 달러의 봉급을 받는 말도 안되는 체제는 진작에 무너졌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직위가 높으면 전문가라고 판단하고, 일단 전문가로 인정한 사람은 쉽게 믿습니다. 하지만 직위와 실력이 꼭 일치하리라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은행에 갔을 때 그 은행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이 "안전하고 고수익인 상품이 있으니 꼭 드시라"고 권한다면, 대부분은 "이렇게 은행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이니 믿어도 되겠군"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그 상품의 위험은 전혀 모르는 채, 단지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그 상품을 권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키코가 판매되었고, 브릭스 펀드가 판매되었고, 결국 손해는 전문가의 말을 믿은 고객이 지는 것이지요.
좋은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많이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해 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중엔 전혀 자격이 없거나, 책임지지 못할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죠. 따라서 누가 진정으로 실력 있는 전문가인지를 판단하지 않고, 무조건 전문가의 조언이니 따르겠다는 태도는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를 존중하되, 이 전문가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합니다. 즉, 전문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아마 지난 몇 달간 경제를 자세히 지켜본 분들은 이미 짦은 기간 사이에 경제 실력이 많이 느셨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신다면 최소한 누가 실력 없는 전문가인지를 판단할 수준이 되겠죠. 이것 하나 만 얻어도 인생의 큰 소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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