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는 쌍용 자동차 사태는 결국 우려했던대로 상하이차가 쌍용 자동차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을 듯 싶습니다. 이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상하이차가 약속했던 투자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기술만 빼갔는지 조사하는 일 뿐인데, 상하이차가 "우리는 적법한 절차를 따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는 상황이라 별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처럼 기업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거나, 고의로 환경을 회손할 때, 많은 사람들은 기업의 비도덕적 처사를 비난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도덕적 존재라 할찌라도, 기업 자체는 도덕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따라서 "기업이 도덕적 잘못을 저질렀다"는 말 보다는 "기업 경영자가 잘못을 저질렀다"가 정확한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경영자들은 이처럼 많은 도덕적 잘못을 저지를까요? 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불경기가 닥치면 직원부터 감원할까요? 이는 경영자가 선택하는 문제이기 보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에는 여러분과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봅시다. 삼성전자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운영하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소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삼성전자는 주식회사이고 이건희 회장이 실제로 소유한 삼성전자의 주식은 얼마 안됩니다. 작년 삼성 특검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삼성전자 등의 주식이 1조 7천억원이고, 그 전에 공식으로 밝힌 전재산이 2조원 정도입니다. 따라서 이 재산이 모두 삼성전자 주식이라 할찌라도,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4조원 미만입니다. 이는 72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가 총액의 매우 작은 부분이고, 특히 외국인이 소유한 주식의 비율인 43%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도 "오너 경영자"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사실은 남의 회사를 운영하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건희 회장 일가는 순환출자 등을 통해 삼성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부당하다고 보죠).
그렇다면 회사의 진정한 주인은 주식을 소유한 주주이고, 여러분 중에서 펀드에 가입한 분은 그 펀드가 사들인 주식 중 여러분이 돈을 낸 만큼 그 회사의 주인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투자한 금액은 적겠지만, 한국처럼 주식 투자가 활발한 나라에서는 일반인이 대부분의 회사의 주인인 셈입니다. 이는 퇴직 연금 등이 증시의 큰손인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자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면, 그는 남의 재산을 맡은 사람으로 회사의 소유주를 위해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이 회사를 통해 좋은 일을 하고자 할찌라도, 주주들이 원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내가 거대한 기업의 CEO인데, 아무도 모르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해 백억원씩 지원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나는 남의 돈으로 좋은 일을 하는 셈이고, 따라서 주주들은 이 사실을 알면 "이익이 남으면 우리에게 배당금을 더 줘야지, 왜 허락도 없이 남에게 썼느냐"고 항의하고, CEO를 교체하거나 아니면 주식을 팔고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회사의 주식을 살 것입니다. 특히 지금 처럼 펀드를 통해 익명의 다수가 투자하는 시대에는 경영자와 주주가 인격으로 만날 수는 없고, 단지 숫자 (경영자가 낸 실적, 펀드의 주식 매매)로 대화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가 종업원의 처지를 고려해 인원감축을 하지 않거나,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비싼 오염방지 시설을 자진해서 설치하길 원한다면 이는 현실성이 없는 생각입니다. 지금 자본은 국경을 넘어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기는 회사를 찾아 떠돌아 다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의 마음에 드는 회사 만이 투자를 받아 회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익의 극대화를 빼고는 다른 어떤 목표도 세울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에 대해 체념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지만,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 삽니다. 우리는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정부에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쓰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업문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익만 생각한다면 경기가 나빠지면 고용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많은 사람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사회 불안이 심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법을 통해 회사가 함부로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됩니다. 실제로 유럽의 많은 나라는 노조 협상 때문 만이 아니라 노동법 때문에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기가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공익을 위해 돈을 쓰길 기대하는 대신,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려 정부가 그 돈으로 공익을 위해 쓰면 됩니다.
우리는 흔히 기업에 대해 도덕성을 요구하지만, 이는 과거에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지금처럼 신자유주의가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에는 더욱 힘듭니다. 따라서 기업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기업이 움직여야 하는 올바른 방향을 법으로 제시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은 처벌하면 됩니다. 물론 지나치게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 되겠지요.
신자유주의 때문에 우리는 시장의 논리를 맹목적으로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시민으로 우리가 지니는 권리에 대해 잊고 살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시장에 대해 시민의 이름으로 변화를 요구해야겠죠. 이를 위해선 진정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당에 투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참고도서- Supercapitalism by Robert Re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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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거나, 고의로 환경을 회손할 때, 많은 사람들은 기업의 비도덕적 처사를 비난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도덕적 존재라 할찌라도, 기업 자체는 도덕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따라서 "기업이 도덕적 잘못을 저질렀다"는 말 보다는 "기업 경영자가 잘못을 저질렀다"가 정확한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경영자들은 이처럼 많은 도덕적 잘못을 저지를까요? 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불경기가 닥치면 직원부터 감원할까요? 이는 경영자가 선택하는 문제이기 보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에는 여러분과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봅시다. 삼성전자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운영하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소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삼성전자는 주식회사이고 이건희 회장이 실제로 소유한 삼성전자의 주식은 얼마 안됩니다. 작년 삼성 특검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삼성전자 등의 주식이 1조 7천억원이고, 그 전에 공식으로 밝힌 전재산이 2조원 정도입니다. 따라서 이 재산이 모두 삼성전자 주식이라 할찌라도,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4조원 미만입니다. 이는 72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가 총액의 매우 작은 부분이고, 특히 외국인이 소유한 주식의 비율인 43%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도 "오너 경영자"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사실은 남의 회사를 운영하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건희 회장 일가는 순환출자 등을 통해 삼성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부당하다고 보죠).
그렇다면 회사의 진정한 주인은 주식을 소유한 주주이고, 여러분 중에서 펀드에 가입한 분은 그 펀드가 사들인 주식 중 여러분이 돈을 낸 만큼 그 회사의 주인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투자한 금액은 적겠지만, 한국처럼 주식 투자가 활발한 나라에서는 일반인이 대부분의 회사의 주인인 셈입니다. 이는 퇴직 연금 등이 증시의 큰손인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자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면, 그는 남의 재산을 맡은 사람으로 회사의 소유주를 위해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이 회사를 통해 좋은 일을 하고자 할찌라도, 주주들이 원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내가 거대한 기업의 CEO인데, 아무도 모르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해 백억원씩 지원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나는 남의 돈으로 좋은 일을 하는 셈이고, 따라서 주주들은 이 사실을 알면 "이익이 남으면 우리에게 배당금을 더 줘야지, 왜 허락도 없이 남에게 썼느냐"고 항의하고, CEO를 교체하거나 아니면 주식을 팔고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회사의 주식을 살 것입니다. 특히 지금 처럼 펀드를 통해 익명의 다수가 투자하는 시대에는 경영자와 주주가 인격으로 만날 수는 없고, 단지 숫자 (경영자가 낸 실적, 펀드의 주식 매매)로 대화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가 종업원의 처지를 고려해 인원감축을 하지 않거나,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비싼 오염방지 시설을 자진해서 설치하길 원한다면 이는 현실성이 없는 생각입니다. 지금 자본은 국경을 넘어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기는 회사를 찾아 떠돌아 다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의 마음에 드는 회사 만이 투자를 받아 회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익의 극대화를 빼고는 다른 어떤 목표도 세울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에 대해 체념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지만,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 삽니다. 우리는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정부에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쓰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업문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익만 생각한다면 경기가 나빠지면 고용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많은 사람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사회 불안이 심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법을 통해 회사가 함부로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됩니다. 실제로 유럽의 많은 나라는 노조 협상 때문 만이 아니라 노동법 때문에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기가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공익을 위해 돈을 쓰길 기대하는 대신,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려 정부가 그 돈으로 공익을 위해 쓰면 됩니다.
우리는 흔히 기업에 대해 도덕성을 요구하지만, 이는 과거에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지금처럼 신자유주의가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에는 더욱 힘듭니다. 따라서 기업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기업이 움직여야 하는 올바른 방향을 법으로 제시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은 처벌하면 됩니다. 물론 지나치게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 되겠지요.
신자유주의 때문에 우리는 시장의 논리를 맹목적으로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시민으로 우리가 지니는 권리에 대해 잊고 살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시장에 대해 시민의 이름으로 변화를 요구해야겠죠. 이를 위해선 진정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당에 투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참고도서- Supercapitalism by Robert Re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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