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마찬가지로,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솔로는 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하나요?"하는 질문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인기를 끈 답은 "반반무마니"였죠. 반반무마니란 "양념치킨 반, 프라이드 치킨 반, 무 많이"라는 뜻으로, 혼자 닭 시켜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농담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닭을 시켜먹기 좋아하느냐를 잘 보여줍니다. 이처럼 수요가 많으니 닭을 파는 집도 많죠. 얼마전에 거리를 걸으면서 유심히 살펴보니, 각종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 부터 맥주집 한켠에 만들어 놓은 닭 튀김 코너, 닭다리를 파는 분식집 등 업종은 달라도 튀긴 닭을 파는 가게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이러니 직장인들이 "회사 관두고 치킨집이나 열까?"하는 농담을 나누는 것도 당연하겠죠.
하지만 현실을 보면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자영엽은 얼어 붙은 내수경기와 오르는 물가로 인해 참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는 중입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 개인사업자 폐업 건수는 84만명으로 최근 몇년간 자영업자의 폐업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자영업자들 중엔 가게를 정리하면 다른 일거리를 찾을 수가 없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게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기에, 실제로 폐업이나 다름 없는 가계도 많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영업이 몰락한 주된 원인은 자영업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90년대의 외환위기, 2000년대의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직장을 잃은 중년층은 퇴직금을 모아 자영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전혀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었기에 (은행원 출신이 치킨집을 내고, 전산전문가 출신이 옷가게를 내는 식) 생산성이 높지 않았고, 자영업의 진입장벽이 낮았기에 (1-2억의 자본만 있으면 별다른 기술 없이도 시작 가능한 프랜차이즈가 많죠),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이들이 자영업으로 몰려들었고,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을 내기가 힘들었죠.
지난 10년간 자영업을 시작한 중년들은 어린 시절에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실제로 그러한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따라서 비록 실직했지만, "우리 부부가 열심히 가게를 운영한다면 우리 가족 밥이야 굶겠는가"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며 자영업에 뛰어들었죠. 문제는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국은 빠르게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었고, 이러한 사회에서는 사회 양극화라는 흐름을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즉,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벌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늘 가난할 수 밖에 없기에, 엄청난 돈을 들여 부자들을 상대로 큰 가게를 낸 사람은 성공할 수 있지만, 서민들을 대상으로 작은 가게를 낸 사람은 적자를 면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1-2억 정도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돈만 날리고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자영업의 위기는 이처럼 신자유주의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기가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가게를 내고 열심히 노력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70년대식 사고로 자영업에 뛰어들면 매우 위험하죠. 특별한 기술이나 대규모 자본이 없다면, 21세기에 자영업으로 돈을 벌기는 무척이나 힘듭니다. 이는 분식집으로부터 노래방까지 모든 업종이 동일합니다.
정부는 포화상태인 자영업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자영업자들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하죠. 그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감면, 종부세 폐지 같은 감세 정책은 당장 중지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뉴딜도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중년층인데, 이들이 지금 와서 대운하 건설현장에서 육체노동을 하기는 힘듭니다. 녹색뉴딜은 몇몇 건설기업을 도울 뿐, 내수 경기를 살리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 자영업자가 600만명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이들의 가족을 계산하면 천만 명 이상이 자영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자영업은 내수의 핵심이고, 중산층의 희망입니다. 자영업을 살리려면 정부는 한계상황에 이른 자영업자들이 다른 직업을 찾도록 돕는 제도를 도입하고, 경쟁력 높은 자영업자들이 원활히 사업을 하도록 세금, 금융, 행정을 비롯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할 때 자영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고, 이는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글 - 자영업 3차 대란, 노란 신호등 (한겨레21 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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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농담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닭을 시켜먹기 좋아하느냐를 잘 보여줍니다. 이처럼 수요가 많으니 닭을 파는 집도 많죠. 얼마전에 거리를 걸으면서 유심히 살펴보니, 각종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 부터 맥주집 한켠에 만들어 놓은 닭 튀김 코너, 닭다리를 파는 분식집 등 업종은 달라도 튀긴 닭을 파는 가게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이러니 직장인들이 "회사 관두고 치킨집이나 열까?"하는 농담을 나누는 것도 당연하겠죠.
하지만 현실을 보면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자영엽은 얼어 붙은 내수경기와 오르는 물가로 인해 참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는 중입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 개인사업자 폐업 건수는 84만명으로 최근 몇년간 자영업자의 폐업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자영업자들 중엔 가게를 정리하면 다른 일거리를 찾을 수가 없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게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기에, 실제로 폐업이나 다름 없는 가계도 많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영업이 몰락한 주된 원인은 자영업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90년대의 외환위기, 2000년대의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직장을 잃은 중년층은 퇴직금을 모아 자영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전혀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었기에 (은행원 출신이 치킨집을 내고, 전산전문가 출신이 옷가게를 내는 식) 생산성이 높지 않았고, 자영업의 진입장벽이 낮았기에 (1-2억의 자본만 있으면 별다른 기술 없이도 시작 가능한 프랜차이즈가 많죠),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이들이 자영업으로 몰려들었고,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을 내기가 힘들었죠.
지난 10년간 자영업을 시작한 중년들은 어린 시절에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실제로 그러한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따라서 비록 실직했지만, "우리 부부가 열심히 가게를 운영한다면 우리 가족 밥이야 굶겠는가"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며 자영업에 뛰어들었죠. 문제는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국은 빠르게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었고, 이러한 사회에서는 사회 양극화라는 흐름을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즉,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벌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늘 가난할 수 밖에 없기에, 엄청난 돈을 들여 부자들을 상대로 큰 가게를 낸 사람은 성공할 수 있지만, 서민들을 대상으로 작은 가게를 낸 사람은 적자를 면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1-2억 정도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돈만 날리고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자영업의 위기는 이처럼 신자유주의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기가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가게를 내고 열심히 노력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70년대식 사고로 자영업에 뛰어들면 매우 위험하죠. 특별한 기술이나 대규모 자본이 없다면, 21세기에 자영업으로 돈을 벌기는 무척이나 힘듭니다. 이는 분식집으로부터 노래방까지 모든 업종이 동일합니다.
정부는 포화상태인 자영업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자영업자들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하죠. 그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감면, 종부세 폐지 같은 감세 정책은 당장 중지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뉴딜도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중년층인데, 이들이 지금 와서 대운하 건설현장에서 육체노동을 하기는 힘듭니다. 녹색뉴딜은 몇몇 건설기업을 도울 뿐, 내수 경기를 살리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 자영업자가 600만명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이들의 가족을 계산하면 천만 명 이상이 자영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자영업은 내수의 핵심이고, 중산층의 희망입니다. 자영업을 살리려면 정부는 한계상황에 이른 자영업자들이 다른 직업을 찾도록 돕는 제도를 도입하고, 경쟁력 높은 자영업자들이 원활히 사업을 하도록 세금, 금융, 행정을 비롯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할 때 자영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고, 이는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글 - 자영업 3차 대란, 노란 신호등 (한겨레21 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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