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달러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3월 위기설"을 부인하기 위해, "한국의 은행들이 달러를 쉽게 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예로 많이 언급이 되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이 워낙 고금리 (8-9%)라서 발행이 가능했더군요. 현재 리보 금리는 1년물이 2%정도인데 8-9%의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렸다니, 한국 은행들의 외환 수급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듯 싶습니다.
이번에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 중 일부를 국내 금융기관이 매입하였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모럴 해저드" "돈놀이" 등 자극적인 문구로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즉, 은행들이 달러가 부족해서 한국은행이 저리로 달러를 공급해줬는데, 이렇게 얻은 달러를 다시 고금리 상품에 투자해 차액을 남겼으니 문제가 크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서 "도덕성"을 근거로 비난한 몇가지 예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도 도덕성이 아닌 정부 정책이 문제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지금 한국은행과 정부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리저리 뛰느라 보는 사람이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니 부동산 관련 규제를 다 풀고, 은행이 돈이 없다니 CD를 매입해주고, 달러가 없다니 저리로 달러를 공급해주고, 이자가 높다니 기준금리를 낮추고...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일을 벌인 결과 부동산 가격은 내림세가 주춤하고, 시중금리는 낮아졌고, 은행은 달러가 넘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정작 원하는 경제가 살아났나요? 그건 아니죠. 오히려 경제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엉망이 된 가장 큰 원인은 경제를 살리려는 정부의 간섭 때문입니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니 은행들이 대출을 할 의욕이 전혀 안 생겨 (이자도 몇푼 안되는데, 빌려줬다 떼이느니 그냥 가지고 있는 편이 속편하겠죠)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질 않고, 달러가 남아도니 외국에서 달러를 구해와야 할 외화표시 채권이 국내 달러를 모아오고, 꺼져야할 부동산 거품이 꺼지질 않는 중이죠. 이를 종합하면, 경제 사정은 나빠졌는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할 구조조정과 경제의 체질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특별히 꼬집어 문제를 잡아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는 일본이 이런 모습 아니었을까요?
시장경제가 효율적인 원인은 창조적 파괴 때문입니다. 즉, 비효율적인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하고, 효율적인 기업으로 자원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효율성이 올라가는 것이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바로 "창조적 파괴"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 해결 방식은 금융 기관이 문제가 있으면 한은에서 자금을 공급해서 막고, 기업이 문제가 있으면 은행에서 자금을 공급해서 막는 식이죠. 정 문제가 있는 기업은 시장의 논리를 따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부에는 한 명도 없는 듯 싶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위기가 커도 무너진 기업이 거의 없는 것이죠. 1997년에서 1998년 사이어 얼마나 많은 기업이 무너졌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인지를 이해하실 것입니다.
"기업이 무너지지 않고 위기를 통과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는가?"라고 물으실지 모르지만, 이번 경제 위기는 절대 고통이 없이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고통을 뒤로 미룰 뿐, 위기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과 은행을 정부가 무리해서 생명을 연장한다고 한국 경제가 살아날 리는 없다는 말이죠.
지금 처럼 시장이 왜곡된 상태에서는 "모랄 해저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은행들에게 "돈은 걱정 마라, 우리가 필요한 만큼 공급할께"하고 약속을 하는데, 어떤 은행이 "정부가 준 귀한돈, 한 푼이라도 낭비하지 말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쓰자"고 도덕군자처럼 행동하겠습니까? "뭐? 필요한 만큼 돈을 준다고? 그러면 위험한 가계대출 같은 것은 다 멈추고 이자 많이 주고 안전한 채권에만 투자해야겠다"고 나설 수 밖에 없죠.
인간, 특히 큰 이익을 눈앞에 둔 인간은 늘 욕을 먹고 돈을 버는 편을 택하기 때문에, 모럴 해저드를 막으려면 모럴 해저드가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시장이 완전히 왜곡되었기에, 곳곳에서 모럴 해저드가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정부의 심정을 대변하는 언론은 "은행의 부도덕성" "기업의 부도덕성" "외국인 투자자의 부도덕성"을 비난하겠죠. 하지만 이들은 늘 부도덕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으려면 정부가 이들에게 도덕적 호소를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정책을 잘 써야 합니다. 시장은 있는대로 왜곡해 놓고 모럴 해저드를 탓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맞겨놓고, "고양이의 부도덕성"을 지탄하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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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 중 일부를 국내 금융기관이 매입하였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모럴 해저드" "돈놀이" 등 자극적인 문구로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즉, 은행들이 달러가 부족해서 한국은행이 저리로 달러를 공급해줬는데, 이렇게 얻은 달러를 다시 고금리 상품에 투자해 차액을 남겼으니 문제가 크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서 "도덕성"을 근거로 비난한 몇가지 예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도 도덕성이 아닌 정부 정책이 문제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지금 한국은행과 정부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리저리 뛰느라 보는 사람이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니 부동산 관련 규제를 다 풀고, 은행이 돈이 없다니 CD를 매입해주고, 달러가 없다니 저리로 달러를 공급해주고, 이자가 높다니 기준금리를 낮추고...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일을 벌인 결과 부동산 가격은 내림세가 주춤하고, 시중금리는 낮아졌고, 은행은 달러가 넘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정작 원하는 경제가 살아났나요? 그건 아니죠. 오히려 경제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엉망이 된 가장 큰 원인은 경제를 살리려는 정부의 간섭 때문입니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니 은행들이 대출을 할 의욕이 전혀 안 생겨 (이자도 몇푼 안되는데, 빌려줬다 떼이느니 그냥 가지고 있는 편이 속편하겠죠)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질 않고, 달러가 남아도니 외국에서 달러를 구해와야 할 외화표시 채권이 국내 달러를 모아오고, 꺼져야할 부동산 거품이 꺼지질 않는 중이죠. 이를 종합하면, 경제 사정은 나빠졌는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할 구조조정과 경제의 체질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특별히 꼬집어 문제를 잡아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는 일본이 이런 모습 아니었을까요?
시장경제가 효율적인 원인은 창조적 파괴 때문입니다. 즉, 비효율적인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하고, 효율적인 기업으로 자원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효율성이 올라가는 것이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바로 "창조적 파괴"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 해결 방식은 금융 기관이 문제가 있으면 한은에서 자금을 공급해서 막고, 기업이 문제가 있으면 은행에서 자금을 공급해서 막는 식이죠. 정 문제가 있는 기업은 시장의 논리를 따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부에는 한 명도 없는 듯 싶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위기가 커도 무너진 기업이 거의 없는 것이죠. 1997년에서 1998년 사이어 얼마나 많은 기업이 무너졌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인지를 이해하실 것입니다.
"기업이 무너지지 않고 위기를 통과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는가?"라고 물으실지 모르지만, 이번 경제 위기는 절대 고통이 없이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고통을 뒤로 미룰 뿐, 위기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과 은행을 정부가 무리해서 생명을 연장한다고 한국 경제가 살아날 리는 없다는 말이죠.
지금 처럼 시장이 왜곡된 상태에서는 "모랄 해저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은행들에게 "돈은 걱정 마라, 우리가 필요한 만큼 공급할께"하고 약속을 하는데, 어떤 은행이 "정부가 준 귀한돈, 한 푼이라도 낭비하지 말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쓰자"고 도덕군자처럼 행동하겠습니까? "뭐? 필요한 만큼 돈을 준다고? 그러면 위험한 가계대출 같은 것은 다 멈추고 이자 많이 주고 안전한 채권에만 투자해야겠다"고 나설 수 밖에 없죠.
인간, 특히 큰 이익을 눈앞에 둔 인간은 늘 욕을 먹고 돈을 버는 편을 택하기 때문에, 모럴 해저드를 막으려면 모럴 해저드가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시장이 완전히 왜곡되었기에, 곳곳에서 모럴 해저드가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정부의 심정을 대변하는 언론은 "은행의 부도덕성" "기업의 부도덕성" "외국인 투자자의 부도덕성"을 비난하겠죠. 하지만 이들은 늘 부도덕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으려면 정부가 이들에게 도덕적 호소를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정책을 잘 써야 합니다. 시장은 있는대로 왜곡해 놓고 모럴 해저드를 탓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맞겨놓고, "고양이의 부도덕성"을 지탄하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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