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하자 마자 환율이 폭등하며 1600선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2일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6원이 오르면서 157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로써 "외환위기는 없다" "3월 위기는 과장된 것이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고, 외환시장엔 어두운 구름이 낮게 드리운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하는 점인데, 환율의 정확한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극히 힘듭니다. 작년 초에 "1년 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을 것이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두달 전만 해도, "3월이면 환율이 1600원선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는 말을 믿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많았다면 이미 두 달 전에 환율이 올랐겠죠.
한국의 외환 현물 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참가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극히 큽니다. 따라서 섣불리 "몇월이면 환율이 어디까지 움직일 것이다"는 예측은 의미가 없죠. 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몇가지 원인을 분석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추세를 예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환율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외환 보유고가 줄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염려 때문입니다. 정부는 늘 "외환 보유고가 풍부할 뿐 아니라, 미, 중, 일과 통화 스와프를 통해 많은 자금을 확보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김광수 연구소에서 나온 글을 보면, 가용 외화 보유고는 이미 바닥난 상태라고 합니다. 20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 1000억 달러의 스와프 자금 중 당장 쓸 수 있는 금액이 없다니 믿기 힘들지만, 나름대로 공신력 있는 연구소에서 공개한 글에 이런 내용이 실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정부의 외환 상황을 보는 시장의 시선이 차가움을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정부의 외환 보유고가 바닥났기 때문이었고, 그러한 사태를 막고자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열심히 외환 보유고를 늘려놨는데, 10년의 노력이 1년 만에 물거품이 되었다니 참으로 안타깝군요. 물론 정부는 다시 해명자료를 내놓고, "그건 오해다"고 강변하겠지만, 정부의 말이 워낙 신뢰를 잃은 상태라 이러한 해명이 얼마나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찌는 미지수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또 다른 원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때문입니다. 이는 아직 진행중이기에 어느쪽으로 발전할 찌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 발사한다면 이는 "한국은 역시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을 강화함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도록 부축일 것입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환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뜻인데, 지금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찌 주목됩니다.
또 다른 변수는 유럽의 경제위기입니다. 동유럽의 경제위기가 심한 상태에서 동유럽에 돈을 많이 빌려준 서유럽 은행들이 위기에 빠졌고, 자금이 부족해진 서유럽 은행들이 대출회수에 나선다면 이들로부터 돈을 빌린 한국도 외환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피하기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유럽에서 위기 증상이 심해질수록 한국의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겠죠.
원달러 환율은 한국의 외환 유동성을 반영하는데, 한국의 외환 유동성 은행과 기업의 외환 대출, 그리고 무역수지가 결정합니다 (작년부터 통화 스와프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죠).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2월 무역수지는 3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1월달의 33억달러 적자보다 좋은 결과이지만, 수입품목 중 수출을 위한 원자재가 크게 줄어서 난 흑자라는 점에서 앞으로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시작되는 단계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분간 수출이 크게 증가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은행과 기업의 외환 사정을 보자면, 우선 기업은 우량한 기업은 돈을 많이 쌓아둔 상태라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고, 우량하지 않은 기업은 세계적 신용경색 때문에 어디서도 돈을 빌리기 힘들기에 기업이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는 일은 적습니다. 은행의 상황을 보자면, 얼마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8%대의 이자로 각각 20억달러의 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를 볼 때, 일단 높은 금리를 준다면 돈을 빌릴 수는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높게 줘도 돈을 빌릴 수 없던 작년 상황 보다는 나아졌지만, 유럽 은행들의 본격적인 대출금 회수가 시작된다면 이나마도 막힐 가능성이 크기에 안심하기엔 일러 보입니다.
스왑 시장을 보자면, CRS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라 외환 수급 상태가 대단히 나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는 이미 오래된 일이기에 최근에 나빠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환율이 갑자기 안정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작년 가을엔 치솟던 환율이 한미 통화 스와프 소식에 뚝 떨어진 적이 있죠. 하지만 통화 스와프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과 맺었고, EU와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왔기에, 새로운 환율 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물론 미국과 통화 스와프량을 무한대로 늘린다면 (즉, 한국이 원하는 만큼 달러를 쓸 수 있도록 미국이 공급해준다면) 환율은 곧바로 안정되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0%에 가깝습니다. 지금 미국은 제코가 석자인지라 남의 나라에 무한대로 자금을 공급해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죠.
종합하자면, 환율은 아직도 오를 만한 이유는 많고, 떨어질 이유는 적습니다. 그러니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해 버린 것이죠. 하지만, 지금 환율이 정말 합리적으로 한국의 외환 사정을 반영하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듭니다. 1600원대의 환율이라면 1997년 국가부도 상황에 몰렸을 때의 환율인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 보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환율이 더 오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반대로 갑자기 환율이 100-200원 정도 내린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죠. 물론 작년 초와 같은 환율은 외환위기가 완전히 끝나야 가능하기에 당분간은 보기 힘들리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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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하는 점인데, 환율의 정확한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극히 힘듭니다. 작년 초에 "1년 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을 것이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두달 전만 해도, "3월이면 환율이 1600원선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는 말을 믿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많았다면 이미 두 달 전에 환율이 올랐겠죠.
한국의 외환 현물 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참가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극히 큽니다. 따라서 섣불리 "몇월이면 환율이 어디까지 움직일 것이다"는 예측은 의미가 없죠. 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몇가지 원인을 분석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추세를 예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환율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외환 보유고가 줄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염려 때문입니다. 정부는 늘 "외환 보유고가 풍부할 뿐 아니라, 미, 중, 일과 통화 스와프를 통해 많은 자금을 확보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김광수 연구소에서 나온 글을 보면, 가용 외화 보유고는 이미 바닥난 상태라고 합니다. 20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 1000억 달러의 스와프 자금 중 당장 쓸 수 있는 금액이 없다니 믿기 힘들지만, 나름대로 공신력 있는 연구소에서 공개한 글에 이런 내용이 실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정부의 외환 상황을 보는 시장의 시선이 차가움을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정부의 외환 보유고가 바닥났기 때문이었고, 그러한 사태를 막고자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열심히 외환 보유고를 늘려놨는데, 10년의 노력이 1년 만에 물거품이 되었다니 참으로 안타깝군요. 물론 정부는 다시 해명자료를 내놓고, "그건 오해다"고 강변하겠지만, 정부의 말이 워낙 신뢰를 잃은 상태라 이러한 해명이 얼마나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찌는 미지수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또 다른 원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때문입니다. 이는 아직 진행중이기에 어느쪽으로 발전할 찌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 발사한다면 이는 "한국은 역시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을 강화함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도록 부축일 것입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환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뜻인데, 지금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찌 주목됩니다.
또 다른 변수는 유럽의 경제위기입니다. 동유럽의 경제위기가 심한 상태에서 동유럽에 돈을 많이 빌려준 서유럽 은행들이 위기에 빠졌고, 자금이 부족해진 서유럽 은행들이 대출회수에 나선다면 이들로부터 돈을 빌린 한국도 외환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피하기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유럽에서 위기 증상이 심해질수록 한국의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겠죠.
원달러 환율은 한국의 외환 유동성을 반영하는데, 한국의 외환 유동성 은행과 기업의 외환 대출, 그리고 무역수지가 결정합니다 (작년부터 통화 스와프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죠).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2월 무역수지는 3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1월달의 33억달러 적자보다 좋은 결과이지만, 수입품목 중 수출을 위한 원자재가 크게 줄어서 난 흑자라는 점에서 앞으로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시작되는 단계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분간 수출이 크게 증가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은행과 기업의 외환 사정을 보자면, 우선 기업은 우량한 기업은 돈을 많이 쌓아둔 상태라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고, 우량하지 않은 기업은 세계적 신용경색 때문에 어디서도 돈을 빌리기 힘들기에 기업이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는 일은 적습니다. 은행의 상황을 보자면, 얼마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8%대의 이자로 각각 20억달러의 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를 볼 때, 일단 높은 금리를 준다면 돈을 빌릴 수는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높게 줘도 돈을 빌릴 수 없던 작년 상황 보다는 나아졌지만, 유럽 은행들의 본격적인 대출금 회수가 시작된다면 이나마도 막힐 가능성이 크기에 안심하기엔 일러 보입니다.
그렇다면 환율이 갑자기 안정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작년 가을엔 치솟던 환율이 한미 통화 스와프 소식에 뚝 떨어진 적이 있죠. 하지만 통화 스와프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과 맺었고, EU와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왔기에, 새로운 환율 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물론 미국과 통화 스와프량을 무한대로 늘린다면 (즉, 한국이 원하는 만큼 달러를 쓸 수 있도록 미국이 공급해준다면) 환율은 곧바로 안정되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0%에 가깝습니다. 지금 미국은 제코가 석자인지라 남의 나라에 무한대로 자금을 공급해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죠.
종합하자면, 환율은 아직도 오를 만한 이유는 많고, 떨어질 이유는 적습니다. 그러니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해 버린 것이죠. 하지만, 지금 환율이 정말 합리적으로 한국의 외환 사정을 반영하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듭니다. 1600원대의 환율이라면 1997년 국가부도 상황에 몰렸을 때의 환율인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 보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환율이 더 오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반대로 갑자기 환율이 100-200원 정도 내린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죠. 물론 작년 초와 같은 환율은 외환위기가 완전히 끝나야 가능하기에 당분간은 보기 힘들리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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