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인플레이션인가 디플레이션인가?에서 환율 급등과 통화 팽창 정책 때문에 물가가 오르지 않을까 하고 예상하는 글을 올렸는데, 곧바로 언론에서 2월 소비자 물가가 4.1%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더군요. 이로써 "물가가 오르는 것 같다"는 많은 사람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 움직임은 한국만의 현상으로 다른 중요 국가와 다른 모습입니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의 예를 보자면, 물가 상승률이 1.2% 밖에 안되고, 미국과 일본은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 상태인데,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유난히 높은 셈이죠.
한국은 자원과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물가 압력 인상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초 9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금은 1500원 중반까지 올랐으니,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60% 인상된 셈이죠. 더 큰 문제는 2월달 물가는 그보다 몇 달 전 환율이 그나마 1200-1300원이던 시절에 수입된 물품의 가격인상이 반영된 결과이기에,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간 지금 물가가 반영되는 몇 달 후에는 다시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 환율이 이보다 더 오른다면, 그 여파는 상상하기도 힘들죠.
원래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지금 한국은 시중에 돈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지금 상황을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보면 안되고, 환율 급등에 따른 특수 상황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이 맞습니다. 작년 가을 이후로 세계적인 금융공황이 일어나면서, 돈이 돌지 않아 돈의 가치가 귀해졌죠. 따라서 사람들이 과거 같으면 돈을 쉽게 쓰며 살텐데, 지금은 돈의 가치가 귀해졌으니 한푼을 쓸 때도 더 싼 물건으로 사려는 태도를 보이고, 판매자는 줄어드는 판매를 늘이려고 제품가격을 내리기 마련이죠. 2일 OECD 발표에 따르면 30개 회원국의 1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3% 오르는데 그쳐, 1971년 자료를 발표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디플레이션이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죠. 현재 상태가 디플레이션이라는 사실은 자산 가치의 추세로도 알 수 있는데, 지금 세계적으로 자산 가치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증시의 침체나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보면 알 수 있죠. 한국도 물가만 오를 뿐, 자산 가치는 떨어지는 추세가 크게 바뀌지 않는 중입니다.
자산 가치와 소비자 물가는 움직이는 원리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환율이 오르면 수입 가격도 높아지고, 높은 가격에 수입해 온 바나나는 더 비싼 가격에 판매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유통기간이 짧은 제품은 원가의 변동이 즉각 제품에 반영되죠. 그에 비해 아파트는 원가 (즉, 분양가)와 상관 없이 시중의 자금 사정에 따라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몇 달의 시차를 두고 즉시 반영되는데 비해, 자산 가치는 시중에 돈이 부족하면 오르지 않는 것이죠.
이명박 정부는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 자산 가치, 즉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정부의 의중과는 다르게 시중에 돈이 많이 돌지는 않고 있습니다. 워낙 위험요소가 많은 세상이라 돈을 풀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특히 지금까지 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해줬기에 위기에 취약해진 은행들이 기업, 가계 대출을 줄이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돈이 돌지 않으니 돈을 구하기 힘들고, 돈을 구하기 힘드니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돈의 가치가 올라가니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여러분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니, 그 가치를 보여주는 월급도 줄어들겠죠. 그런데 환율은 오르니 생활비는 오히려 올라가는 중입니다. 즉, 자산의 가치는 떨어지고, 월급은 줄어들면서, 생활비는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찌 모른다는 점이죠.
디플레이션은 한 번 발생하면 없애기가 무척 힘듭니다. 지금 각국 정부가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쓴 지 6개월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경기가 살아난 국가가 단 하나도 없는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죠. 특히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미국이나 영국 등이야 말로 위기가 심해지는 모습을 보면, 이번 위기는 결코 쉽게 끝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국은 게다가 물가 상승이라는 짐까지 지게 되었으니, 내수를 살리기가 쉽지 않겠네요.
봄은 왔으되, 봄으로 느껴지지 않는 3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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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물가 상승 움직임은 한국만의 현상으로 다른 중요 국가와 다른 모습입니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의 예를 보자면, 물가 상승률이 1.2% 밖에 안되고, 미국과 일본은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 상태인데,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유난히 높은 셈이죠.
한국은 자원과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물가 압력 인상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초 9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금은 1500원 중반까지 올랐으니,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60% 인상된 셈이죠. 더 큰 문제는 2월달 물가는 그보다 몇 달 전 환율이 그나마 1200-1300원이던 시절에 수입된 물품의 가격인상이 반영된 결과이기에,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간 지금 물가가 반영되는 몇 달 후에는 다시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 환율이 이보다 더 오른다면, 그 여파는 상상하기도 힘들죠.
원래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지금 한국은 시중에 돈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지금 상황을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보면 안되고, 환율 급등에 따른 특수 상황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이 맞습니다. 작년 가을 이후로 세계적인 금융공황이 일어나면서, 돈이 돌지 않아 돈의 가치가 귀해졌죠. 따라서 사람들이 과거 같으면 돈을 쉽게 쓰며 살텐데, 지금은 돈의 가치가 귀해졌으니 한푼을 쓸 때도 더 싼 물건으로 사려는 태도를 보이고, 판매자는 줄어드는 판매를 늘이려고 제품가격을 내리기 마련이죠. 2일 OECD 발표에 따르면 30개 회원국의 1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3% 오르는데 그쳐, 1971년 자료를 발표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디플레이션이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죠. 현재 상태가 디플레이션이라는 사실은 자산 가치의 추세로도 알 수 있는데, 지금 세계적으로 자산 가치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증시의 침체나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보면 알 수 있죠. 한국도 물가만 오를 뿐, 자산 가치는 떨어지는 추세가 크게 바뀌지 않는 중입니다.
자산 가치와 소비자 물가는 움직이는 원리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환율이 오르면 수입 가격도 높아지고, 높은 가격에 수입해 온 바나나는 더 비싼 가격에 판매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유통기간이 짧은 제품은 원가의 변동이 즉각 제품에 반영되죠. 그에 비해 아파트는 원가 (즉, 분양가)와 상관 없이 시중의 자금 사정에 따라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몇 달의 시차를 두고 즉시 반영되는데 비해, 자산 가치는 시중에 돈이 부족하면 오르지 않는 것이죠.
이명박 정부는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 자산 가치, 즉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정부의 의중과는 다르게 시중에 돈이 많이 돌지는 않고 있습니다. 워낙 위험요소가 많은 세상이라 돈을 풀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특히 지금까지 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해줬기에 위기에 취약해진 은행들이 기업, 가계 대출을 줄이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돈이 돌지 않으니 돈을 구하기 힘들고, 돈을 구하기 힘드니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돈의 가치가 올라가니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여러분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니, 그 가치를 보여주는 월급도 줄어들겠죠. 그런데 환율은 오르니 생활비는 오히려 올라가는 중입니다. 즉, 자산의 가치는 떨어지고, 월급은 줄어들면서, 생활비는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찌 모른다는 점이죠.
디플레이션은 한 번 발생하면 없애기가 무척 힘듭니다. 지금 각국 정부가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쓴 지 6개월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경기가 살아난 국가가 단 하나도 없는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죠. 특히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미국이나 영국 등이야 말로 위기가 심해지는 모습을 보면, 이번 위기는 결코 쉽게 끝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국은 게다가 물가 상승이라는 짐까지 지게 되었으니, 내수를 살리기가 쉽지 않겠네요.
봄은 왔으되, 봄으로 느껴지지 않는 3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