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로 달러화의 입지는 더욱 굳어진 느낌입니다. 미국이 경제위기인데 미국 돈이 강세라는 사실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미국이 그나마 위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국가이 때문에 달러화로 수요가 몰렸고, 또한 위기전에 외국으로 투자되었던 미국 돈이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달러화를 사들이는 사람이 많아진 결과였죠. 하지만 미국이 경제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러한 달러화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채무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달러화가 약해져야 빚 부담이 줄어드는 셈인데 (높다면 같은 액수의 빚이라도 돈의 가치가 높다면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돈이 가치가 별로 없다면 부담이 덜하겠죠), 그렇다면 결국은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 정책을 펼치게 되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그 대안으로는 유로화가 유력합니다. 유로존은 이미 미국과 GDP 규모가 대등할 정도로 커다란 경제인데, 여러 나라가 합의를 해야 통화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통화량 증가로 인한 가치 하락이 어렵다는 점에서 달러화보다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기가 동유럽을 흔들어 놓으면서, 동유럽에 엄청난 투자를 한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유로화의 가치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앞으로도 동유럽의 경제가 위기를 통과했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지만, "잃어버린 10년"이 끝나고 겨우 좋은 시절이 오는가 싶다가 다시 세계 경제 위기의 유탄을 맡고 바닥으로 고꾸러진 상황입니다. 외국에 풀렸던 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요즘은 다시 엔화의 가치가 내려가는 중입니다. 어쨌든 일본은 고질적인 경제의 활력부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엔화가 안전한 투자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전엔 미국의 FRB에서 미국 국채를 직접 매입함으로 통화량을 늘렸는데, 이러한 발표가 나온 직후 유로화의 가치가 올라갔지만, 그 후로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는 처음엔 통화량 증가가 곧 달러화 하락으로 이어지리라는 공감대가 퍼졌지만, 그 후에 FRB가 본원 통화량을 늘리려고 노력해도, 디플레이션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전체 통화량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퍼졌기 때문이죠.
지금 세계 경제의 Big Three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유럽, 일본은 모두 각자 사정으로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중이죠. 그렇다면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가치를 유지할 통화는 없는 것일까요? 미국의 타임지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크로네화가 그러한 통화라고 합니다.
노르웨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과 정반대 경제를 추구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은 치열한 경쟁이 경제의 기초인데, 노르웨이는 서로 돌보는 삶을 경제의 기초로 삼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쟁에서 낙오하면 인간 대접 못받고 사는데 비해, 노르웨이는 낙오자가 없도록 국가가 보살펴줄 뿐만 아니라, 경쟁 자체를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소수의 좋은 직업을 얻어야 많은 돈을 받지만, 노르웨이는 웬만한 직업을 갖는다면 생활에 전혀 어려움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법니다 (예전에 만난 노르웨이 젊은이는 자신의 직업이 목수인데, 수입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자랑하더군요.) 한국은 수출을 중요시하는데, 수출은 가난한 나라가 가난을 탈피할 때는 좋지만, 세계 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큽니다. 그에 비해 노르웨이는 내수 중심의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이 줄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은 최근에 발효된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에서 볼 수 있듯, 국가 차원에서 금융업을 발전시키려고 추진중입니다. 그에 비해 노르웨이는 금융업이 극히 약할 뿐 아니라, 채권시장은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는군요. 그러니 파생상품으로 피해를 입고 싶어도 입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자원이 부족한 한국과 다르게, 노르웨이는 목재에서 원유까지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특히 석유를 팔아서 번 돈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 돈을 자국으로 가지고 들어오지 않고 펀드를 만들어 따로 관리합니다. 네델란드는 천연가스를 발견하고 나서 이 천연가스 판 돈을 가지고 들어왔다가 환율이 폭락해 수출이 어려워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네델란드병" (Dutch disease)라고 부르죠. 노르웨이는 이러한 문제를 피하려고 석유 판매 대금을 따로 관리하는데, 이 돈이 3500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노르웨이가 급할 때 쓸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웬만한 문제가 생겨도 해결을 할 수 있는 비상 자금을 쌓아둔 셈이죠.
물론 한국인이 노르웨이 화폐에 투자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큽니다만, 어쨌든 한국과 정반대의 경제구조를 가진 노르웨이가 이번 경제 위기의 피혜를 가장 적게 받는 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한국은 늘 미국을 롤 모델로 보고 경제를 미국처럼 꾸려가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만큼 미국이 겪는 어려움은 똑같이 겪을 수 밖에 없죠. 그렇다면 좀 더 느리고, 좀 더 촌스럽지만, 좀 더 인간적인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게서도 배울 점이 없는지 연구를 해본다면 앞으로 이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막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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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그 대안으로는 유로화가 유력합니다. 유로존은 이미 미국과 GDP 규모가 대등할 정도로 커다란 경제인데, 여러 나라가 합의를 해야 통화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통화량 증가로 인한 가치 하락이 어렵다는 점에서 달러화보다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기가 동유럽을 흔들어 놓으면서, 동유럽에 엄청난 투자를 한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유로화의 가치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앞으로도 동유럽의 경제가 위기를 통과했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지만, "잃어버린 10년"이 끝나고 겨우 좋은 시절이 오는가 싶다가 다시 세계 경제 위기의 유탄을 맡고 바닥으로 고꾸러진 상황입니다. 외국에 풀렸던 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요즘은 다시 엔화의 가치가 내려가는 중입니다. 어쨌든 일본은 고질적인 경제의 활력부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엔화가 안전한 투자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전엔 미국의 FRB에서 미국 국채를 직접 매입함으로 통화량을 늘렸는데, 이러한 발표가 나온 직후 유로화의 가치가 올라갔지만, 그 후로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는 처음엔 통화량 증가가 곧 달러화 하락으로 이어지리라는 공감대가 퍼졌지만, 그 후에 FRB가 본원 통화량을 늘리려고 노력해도, 디플레이션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전체 통화량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퍼졌기 때문이죠.
지금 세계 경제의 Big Three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유럽, 일본은 모두 각자 사정으로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중이죠. 그렇다면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가치를 유지할 통화는 없는 것일까요? 미국의 타임지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크로네화가 그러한 통화라고 합니다.
노르웨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과 정반대 경제를 추구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은 치열한 경쟁이 경제의 기초인데, 노르웨이는 서로 돌보는 삶을 경제의 기초로 삼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쟁에서 낙오하면 인간 대접 못받고 사는데 비해, 노르웨이는 낙오자가 없도록 국가가 보살펴줄 뿐만 아니라, 경쟁 자체를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소수의 좋은 직업을 얻어야 많은 돈을 받지만, 노르웨이는 웬만한 직업을 갖는다면 생활에 전혀 어려움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법니다 (예전에 만난 노르웨이 젊은이는 자신의 직업이 목수인데, 수입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자랑하더군요.) 한국은 수출을 중요시하는데, 수출은 가난한 나라가 가난을 탈피할 때는 좋지만, 세계 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큽니다. 그에 비해 노르웨이는 내수 중심의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이 줄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은 최근에 발효된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에서 볼 수 있듯, 국가 차원에서 금융업을 발전시키려고 추진중입니다. 그에 비해 노르웨이는 금융업이 극히 약할 뿐 아니라, 채권시장은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는군요. 그러니 파생상품으로 피해를 입고 싶어도 입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자원이 부족한 한국과 다르게, 노르웨이는 목재에서 원유까지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특히 석유를 팔아서 번 돈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 돈을 자국으로 가지고 들어오지 않고 펀드를 만들어 따로 관리합니다. 네델란드는 천연가스를 발견하고 나서 이 천연가스 판 돈을 가지고 들어왔다가 환율이 폭락해 수출이 어려워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네델란드병" (Dutch disease)라고 부르죠. 노르웨이는 이러한 문제를 피하려고 석유 판매 대금을 따로 관리하는데, 이 돈이 3500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노르웨이가 급할 때 쓸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웬만한 문제가 생겨도 해결을 할 수 있는 비상 자금을 쌓아둔 셈이죠.
물론 한국인이 노르웨이 화폐에 투자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큽니다만, 어쨌든 한국과 정반대의 경제구조를 가진 노르웨이가 이번 경제 위기의 피혜를 가장 적게 받는 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한국은 늘 미국을 롤 모델로 보고 경제를 미국처럼 꾸려가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만큼 미국이 겪는 어려움은 똑같이 겪을 수 밖에 없죠. 그렇다면 좀 더 느리고, 좀 더 촌스럽지만, 좀 더 인간적인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게서도 배울 점이 없는지 연구를 해본다면 앞으로 이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막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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