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지식은 힘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한다면, 세상을 움직일 능력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러한 지식은 인간에게 자연을 마음대로 바꿀 능력을 선사했습니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오늘날 인류는 인공강우로부터 태양광 발전까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로 자연을 마음대로 이용하게 되었죠.
이처럼 인간이 어떤 분야를 이해한다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분야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경제를 이해한다면 경제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겠죠. 이는 실업률을 낮추기 원한다면 낮출 수 있고,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원한다면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실현할 수만 있다면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최근까지도 경제를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인간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죠. 애덤 스미스 이래로 경제학자들의 이론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개념이었지, 실제로 경제가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즉, 원자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이해했던 자연과학과 다르게 경제학은 경제의 작동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러니 경제학이 암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고 알려진 것도 당연했죠(원래 dismal science라는 표현은 영국의 역사학자 토마스 카를라일이 gay science의 반대 개념으로 썼지만, 이러한 표현이 유행한 원인은 그만큼 경제학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과거엔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한 원리를 모르니 경제를 인간의 힘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믿음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미국에 20세기 초까지 중앙은행이 없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경제위기가 닥쳐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는 생각이 팽배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고 나서 경제학은 새로운 전기를 맞습니다. 우선, 경제위기가 워낙 심해서 국민이 큰 고통을 당하자, "경제 위기를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게다가, 존 메이나드 케인스가 1936년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을 내놓으면서 "이것이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이고, 이렇게 하면 대공황을 끝낼 수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경제학에 새로운 활기가 돌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수께끼 같던 경제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는 믿음이 퍼진 것이죠.
케인스가 보기에 대공황은 수요가 부족한 상태이니, 그냥 두면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사람이 없어 기업의 수익이 줄고, 기업의 수익이 주니 기업가와 노동자의 소비력이 주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케인스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빚을 내서 소비를 늘려야 합니다. 즉, 그는 대공황의 타개책으로 재정 적자를 통한 정부 지출 확대를 내놓은 것이었죠.
밀턴 프리드먼은 경제를 이해하는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는 통화량이야말로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통화주의(Monetarism) 경제학을 개척했습니다. 통화주의는 통화량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통화량이 적으면 디플레이션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생긴 원인은 미국의 FRB가 통화량을 지나치게 줄였기 때문이었죠. 따라서 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을 막으려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넉넉하게 풀어 이자율을 낮춰야죠. 이자율이 낮아야 경기가 활성화하고, 공황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케인스와 프리드먼의 주장이 널리 퍼지면서 경제를 이해하는 두 가지 학파, 즉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가 탄생하고, 오늘날 주류 경제학의 기초가 완성됩니다.
케인스와 프리드먼은 이론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긴 했지만, 실제로 이들의 이론을 경제에 적용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케인스는 정부가 가격통제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했는데, 막상 미국 정부가 1970년대에 가격통제, 임금 통제 등의 정책을 쓰자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침체가 찾아와 경제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이는 이론이 잘못되었든지, 아니면 이론을 제대로 적용할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죠.
무엇보다도 경기순환(business cycle)의 존재는 경제학자를 당혹하게 하였습니다. 경기순환은 곧 호황(boom)과 불황(bust)이 반복되는 현상인데, 만약 인간이 경제학이라는 지식을 통해 경제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불황은 제거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호황 상태가 지속하도록 경제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1970년대까지 경기순환은 규칙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인간이 아직 경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 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말에 한 사람이 등장해 호황만 남기고 불황을 없애버리는 대단한 기적을 일으킵니다. 많은 사람은 이를 경제가 인간에게 정복당한 증거라고 해석했죠. 이 기적의 사나이는 바로 앨런 그린스펀이었고, 다음편엔 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내일은 출장을 가서 모레 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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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간이 어떤 분야를 이해한다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분야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경제를 이해한다면 경제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겠죠. 이는 실업률을 낮추기 원한다면 낮출 수 있고,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원한다면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실현할 수만 있다면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최근까지도 경제를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인간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죠. 애덤 스미스 이래로 경제학자들의 이론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개념이었지, 실제로 경제가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즉, 원자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이해했던 자연과학과 다르게 경제학은 경제의 작동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러니 경제학이 암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고 알려진 것도 당연했죠(원래 dismal science라는 표현은 영국의 역사학자 토마스 카를라일이 gay science의 반대 개념으로 썼지만, 이러한 표현이 유행한 원인은 그만큼 경제학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과거엔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한 원리를 모르니 경제를 인간의 힘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믿음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미국에 20세기 초까지 중앙은행이 없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경제위기가 닥쳐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는 생각이 팽배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고 나서 경제학은 새로운 전기를 맞습니다. 우선, 경제위기가 워낙 심해서 국민이 큰 고통을 당하자, "경제 위기를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게다가, 존 메이나드 케인스가 1936년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을 내놓으면서 "이것이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이고, 이렇게 하면 대공황을 끝낼 수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경제학에 새로운 활기가 돌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수께끼 같던 경제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는 믿음이 퍼진 것이죠.
케인스가 보기에 대공황은 수요가 부족한 상태이니, 그냥 두면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사람이 없어 기업의 수익이 줄고, 기업의 수익이 주니 기업가와 노동자의 소비력이 주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케인스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빚을 내서 소비를 늘려야 합니다. 즉, 그는 대공황의 타개책으로 재정 적자를 통한 정부 지출 확대를 내놓은 것이었죠.
밀턴 프리드먼은 경제를 이해하는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는 통화량이야말로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통화주의(Monetarism) 경제학을 개척했습니다. 통화주의는 통화량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통화량이 적으면 디플레이션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생긴 원인은 미국의 FRB가 통화량을 지나치게 줄였기 때문이었죠. 따라서 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을 막으려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넉넉하게 풀어 이자율을 낮춰야죠. 이자율이 낮아야 경기가 활성화하고, 공황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케인스와 프리드먼의 주장이 널리 퍼지면서 경제를 이해하는 두 가지 학파, 즉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가 탄생하고, 오늘날 주류 경제학의 기초가 완성됩니다.
케인스와 프리드먼은 이론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긴 했지만, 실제로 이들의 이론을 경제에 적용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케인스는 정부가 가격통제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했는데, 막상 미국 정부가 1970년대에 가격통제, 임금 통제 등의 정책을 쓰자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침체가 찾아와 경제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이는 이론이 잘못되었든지, 아니면 이론을 제대로 적용할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죠.
무엇보다도 경기순환(business cycle)의 존재는 경제학자를 당혹하게 하였습니다. 경기순환은 곧 호황(boom)과 불황(bust)이 반복되는 현상인데, 만약 인간이 경제학이라는 지식을 통해 경제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불황은 제거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호황 상태가 지속하도록 경제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1970년대까지 경기순환은 규칙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인간이 아직 경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 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말에 한 사람이 등장해 호황만 남기고 불황을 없애버리는 대단한 기적을 일으킵니다. 많은 사람은 이를 경제가 인간에게 정복당한 증거라고 해석했죠. 이 기적의 사나이는 바로 앨런 그린스펀이었고, 다음편엔 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내일은 출장을 가서 모레 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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