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동전을 백번 던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럴 때 앞면이 50번, 뒷면이 50번 나올 확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앞면이 49번 나오거나, 뒷면이 49번 나올 확률도 상당히 높죠. 하지만, 앞면이 30번 나오거나, 뒷면이 30번 나올 확률은 낮습니다. 앞면이 100번 나오거나, 뒷면이 100번 나올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횟수가 비슷한 경우는 자주 발생하기에 높이 솟기 마련이고, 앞면만 나오거나 뒷면만 나오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기에 푹 꺼지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중간이 튀어나오고 양쪽으로 내려간 그래프를 수학에서는 종단곡선(the bell curve)이라고 부릅니다.
종단곡선은 현실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국 고등학생의 신장을 그래프로 그려 본다면, 120cm 이하나, 230cm 이상은 매우 적을테고, 150cm에서 200cm 부분은 솟아 오르겠죠. 대학생들의 아이큐를 조사해봐도, 아이큐가 지나치게 낮은 학생이나 지나치게 높은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중간 부분에 분포할 것입니다. 이처럼 양 극단에 적게 분포하고, 중간 부분에 많이 분포한 것을 통계학에서는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라고 부릅니다.

수학으로 경제현상을 예측하려면 경제현상이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수학은 정규분포 처럼 무작위로 발생하는 현상의 확률에 대해선 계산할 수 있지만, 의도적인 선택에 의해 결과가 바뀌는 현상의 확률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수학자는 A와 B가 정상적으로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A가 이길 확률은 쉽게 계산할 수 있지만, A와 B가 대화를 통해 누가 이길지 협상을 한다면 수학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죠. 이처럼, 수학으로 예측을 하려면 순수한 우연에 의해 결과가 지배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우연에 의해 결과가 지배된다면 이는 곧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뜻입니다.
"경제현상이 우연에 의해 좌우된다."는 가정은 Random walk hypothesis를 통해 시장에 적용되었습니다. Random walk hypothesis에 따르면 시장은 우연히 움직이고, 따라서 아무리 시장을 연구해도, 시장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알 수가 없습니다(이는 전에 보았던 효율적인 시장 가설과 매우 유사하죠). 마치 동전 던지기가 독립된 이벤트고, 따라서 지금까지 동전의 앞면이 많이 나왔더라도 앞으로도 동전의 앞면이 많이 나오리라는 예측을 할 수가 없듯, 경제 현상도 늘 우연에 의해 발생하고, 따라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가설에 도전하는 새로운 주장이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주장으로는 저도 몇 번 소개한 블랙 스완 이론을 들 수 있죠. 나심 니콜라스 탈렙이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주장한 이 이론은,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충격적인 현상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고, 따라서 실험을 반복할수록 고운 종단곡선이 나타나는 정규분포의 규칙성을 경제현상에서 기대하면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수학에서 fractal의 개념을 개발하였고, 위에 보이는 만델브로 집합으로도 유명한 브느와 만델브로는 The Misbehavior of Markets에서 시장이 우연에 의해 무작위로 움직인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보며 거래를 하기 때문에(예를 들어, 어제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면 더 떨어질 것이 두려워 주식을 매도함) 시장엔 흐름이 존재하고, 따라서 어제의 움직임은 오늘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즉, 어제 벌어진 일이 오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Random Walk Hypothesis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Quantum fund를 설립한 조지 소로스는 시장은 물리 현상과 다르게, 시장 참여자가 시장의 상황에 반응하면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따라서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reflexivity 이론을 주장합니다. 이 또한 정규분포에 근거한 수학의 시장 예측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론이죠.
이렇게 전통적인 경제학의 개념에 대항하는 다양한 주장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작년에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이 예측 못 한 경제 위기가 터졌고, 이로 말미암아 경제 현상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수학은 경제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겠지만, 수학 모델만 갖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자만은 포기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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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곡선은 현실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국 고등학생의 신장을 그래프로 그려 본다면, 120cm 이하나, 230cm 이상은 매우 적을테고, 150cm에서 200cm 부분은 솟아 오르겠죠. 대학생들의 아이큐를 조사해봐도, 아이큐가 지나치게 낮은 학생이나 지나치게 높은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중간 부분에 분포할 것입니다. 이처럼 양 극단에 적게 분포하고, 중간 부분에 많이 분포한 것을 통계학에서는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라고 부릅니다.

수학으로 경제현상을 예측하려면 경제현상이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수학은 정규분포 처럼 무작위로 발생하는 현상의 확률에 대해선 계산할 수 있지만, 의도적인 선택에 의해 결과가 바뀌는 현상의 확률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수학자는 A와 B가 정상적으로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A가 이길 확률은 쉽게 계산할 수 있지만, A와 B가 대화를 통해 누가 이길지 협상을 한다면 수학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죠. 이처럼, 수학으로 예측을 하려면 순수한 우연에 의해 결과가 지배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우연에 의해 결과가 지배된다면 이는 곧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뜻입니다.
"경제현상이 우연에 의해 좌우된다."는 가정은 Random walk hypothesis를 통해 시장에 적용되었습니다. Random walk hypothesis에 따르면 시장은 우연히 움직이고, 따라서 아무리 시장을 연구해도, 시장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알 수가 없습니다(이는 전에 보았던 효율적인 시장 가설과 매우 유사하죠). 마치 동전 던지기가 독립된 이벤트고, 따라서 지금까지 동전의 앞면이 많이 나왔더라도 앞으로도 동전의 앞면이 많이 나오리라는 예측을 할 수가 없듯, 경제 현상도 늘 우연에 의해 발생하고, 따라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가설에 도전하는 새로운 주장이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주장으로는 저도 몇 번 소개한 블랙 스완 이론을 들 수 있죠. 나심 니콜라스 탈렙이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주장한 이 이론은,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충격적인 현상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고, 따라서 실험을 반복할수록 고운 종단곡선이 나타나는 정규분포의 규칙성을 경제현상에서 기대하면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수학에서 fractal의 개념을 개발하였고, 위에 보이는 만델브로 집합으로도 유명한 브느와 만델브로는 The Misbehavior of Markets에서 시장이 우연에 의해 무작위로 움직인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보며 거래를 하기 때문에(예를 들어, 어제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면 더 떨어질 것이 두려워 주식을 매도함) 시장엔 흐름이 존재하고, 따라서 어제의 움직임은 오늘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즉, 어제 벌어진 일이 오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Random Walk Hypothesis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Quantum fund를 설립한 조지 소로스는 시장은 물리 현상과 다르게, 시장 참여자가 시장의 상황에 반응하면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따라서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reflexivity 이론을 주장합니다. 이 또한 정규분포에 근거한 수학의 시장 예측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론이죠.
이렇게 전통적인 경제학의 개념에 대항하는 다양한 주장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작년에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이 예측 못 한 경제 위기가 터졌고, 이로 말미암아 경제 현상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수학은 경제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겠지만, 수학 모델만 갖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자만은 포기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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