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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4 루즈벨트 대 이명박 (5)
  2. 2008/12/13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의 큰 그림 (5)
이명박 대통령이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라디오 연설이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 (또는 노변담화)를 모델로 하였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마찬가지로, 그가 경제위기 극복 방법으로 내세우는 녹색 뉴딜 정책도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모델로 하였지요. 그러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을 연상 시키는 언행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엔 루즈벨트 대통령을 닮고 싶다는 욕구를 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리더십의 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전혀 파악을 못한 듯 싶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진정한 업적은 뉴딜 정책을 통해 대공황을 끝낸 것이 아닙니다. 사실 오늘날 경제학자 중 뉴딜 정책이 대공황을 끝낸 원인이었다고 보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케인스 학파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돈을 충분히 풀지 않았기에 대공황을 끝내는데 실패했다고 보고, 다른 학파는 그의 정책으로 시장이 왜곡되어 대공황이 지나치게 오래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루즈벨트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존경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그가 미국을 사회적 분열에서 구했기 때문입니다.

18세기 남북전쟁 이후 미국은 갑자기 경제가 성장하는 대호황기를 맞습니다. 사람들은 돈이 넘처나던 이 시기를 금박시대 (The Gilded Age)라고 부르죠. 하지만 금박시대는 부자에게만 황금기였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시기였습니다. 당시 유럽은 정부가 경제에 간섭하지 않는 Laissez-faire 시대였고, 미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간섭하지 않자 부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였고, 앤드류 카네기, 존 록펠러 (로커펠러), J.P. 모건 등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이처럼 부자들이 돈과 권력을 더 끌어 모을수록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졌고,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이 소수의 부자에게 시달리는 현실에 대한 국민의 반발은 갈수록 심해졌죠.

20세기가 되자 디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친적)은 부자들의 권력을 제한하고자 신탁회사에 대한 공격을 시작합니다. 당시 부자들은 신탁회사 (Trust)를 통해 경제를 지배하였는데, 디어도어 루즈벨트는 이들의 독점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자 독점기업 해체에 나서 Trust buster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부자의 권력을 해체한 것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동부 명문가의 자손이었지만, 가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펼치기 원했고, 대공황을 정부의 영향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는 부자를 견제하기 위해 노조를 지원했고, 부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고 이 돈으로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였습니다. 결국 그가 재임하던 기간 동안 부자와 서민의 격차는 매우 줄어 들었고,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이를 "대압축" (Great compression)이라고 부르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회통합 업적에 관해선 폴 크루그먼이 쓴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프랭클린 대통령이 부자편을 들지 않고 서민편을 들자, 국민은 열악한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그는 현직 대통령으로 치른 세 번의 대통령선거를 모두 이길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처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쳤기에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의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지금도 크게 존경받는 것입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도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 당선된 후, 짧은 시간 안에 IMF 지원금을 값기 위해 여러가지 무리한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은행의 대부분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등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민주투사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경력이나, 국민을 위하는 마음 등은 의심하기가 어려웠고, 그 결과 한국은 외환위기의 충격을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즉,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는 문제가 많았지만, 그의 진심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지요.

지금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경제적으로 보자면 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만약 그가 진정으로 미국을 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인은 여기서 희망을 얻을 수 있고, 그렇다면 위기를 극복할 전기를 마련할지도 모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실업율이 10%가 넘는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오바마도 경제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죠.

그런 점에서 볼 떄,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물론 그의 경제 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한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사실 지금 경제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한 정부가 없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는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부터 부자와 권력층을 위한 정책을 펼쳤고, 서민은 그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만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올해 용산 참사까지 발생하고 나니, 많은 국민은 "이 대통령은 우리편이 아니구나"하는 사실을 확인하고야 말았습니다. 이렇게 국민이 마음을 돌린다면, 심리적으로 불황은 더욱 오래가기 마련이고, 같은 불황을 겪어도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민심을 수습하기 원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는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내 진심은 국민을 위하는데 국민은 몰라준다"고 변명하지 말고, 정말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반성해야 하죠.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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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질문자님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지금 정부의 정책을 보면 부동산 거품 유지와 경제성장률 높이기가 최우선이고, 은행 건전성 강화나 환율 안정은 큰 문제만 일어나지 않도록 단기적인 땜빵만 하겠다는 태도가 보이는데, 이는 완전히 경제를 망치는 정책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를 1%나 인하하면서 중국, 일본과 외환 스와프를 거의 동시에 발표한 것은, 부동산 가격과 경제성장에 올인하면서, 이에 따라 일어나는 환율상승 문제를 외환을 빌려 해결하겠다는 뜻이죠. 이런 식으로 환율과 은행 문제를 대충 해결하려고 하니까 무슨 정책을 내놓아도 해결이 안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정적 수준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정상적인 시장의 반응이고, 따라서 시장에 거스려 싸우고 하면 안됩니다. 또한 전세계가 위기에 빠져 살까 죽을까를 고민하는 판에, 경제성장률에 집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태도죠. 정말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금리를 올려 외국 투자자의 이탈을 막아야 하고, 은행에 예금이 늘어나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은행의 건전성 (예금으로 돈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과 국가 신용도 (원화를 달러로 바꿔가려는 사람이 적으니 외환부족 사태의 위험이 사라지겠죠)가 향상되기에 은행이 외국에서 달러를 빌려올 수 있게 됩니다. 이러면 외환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고 봐야죠 (게다가 국제수지 흑자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외환위기는 거의 지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고금리 정책으로 경기침체가 따라올 수 있지만, 어차피 지금도 이자율과 상관 없이 은행들이 돈이 없어 대출을 거부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금리를 낮춰도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는 문제죠. 또한 지금 대기업들은 97년 외환위기때 하도 고생을 해서 돈을 상당히 많이 쌓아놓은 상태이고, 그리 쉽게 무너져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실업자가 대폭 증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 제도를 확립해야겠죠. 이를 위해서는 재정을 마련해야 하고, 따라서 부자에 대한 감세 정책은 즉각 중단하고 서민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소비로 이어져 내수를 살리기 때문에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또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북한과 관계 정상화가 중요합니다. 북한이 자꾸 도발하는 발언을 하면 외국인은 더더욱 한국에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이들이 남은 돈 다 달러로 바꾸어 나가면 경제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겠죠. 사실 나쁜 관계를 좋게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조차 못할 정도로 이명박 정부는 무능했습니다. 앞으로라도 북한과 좋은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위협은 외환수급 상황에 계속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환율을 안정시키고, 은행의 건전성을 개선한다면 그 다음 순서는 기업의 구조조정입니다. 한계기업은 퇴출시키고, 미래에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은 살려야겠죠. 특히 이번 기회에 일본에 의존하는 부품 산업을 국내 중소기업이 대체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중소기업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할 때 일본에 의존하기에 수출이 늘면 수입도 느는 허약한 경제구조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로 간다면 몇년 안에 구조조정이 끝나고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이런 정책을 쓸 리가 없기 때문에, 지금 경제위기는 사실 돌파구가 안보입니다.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은 경제위기도 끝나지 않을 듯 하네요.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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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