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파리의 가장 큰 전자매장이랄 수 있는 Les Halles 의 FNAC에 가보면 iRiver제품이 많았습니다. 당시엔 플래시 메모리 MP3 플레이어가 대세였고, 작은 제품을 잘 만드는 한국 회사들 (iRiver나 Cowon)이 세계의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상태였죠.
하지만 지금 같은 FNAC 매장에 가보면 아이리버가 있던 자리에 iPod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파리 뿐 아니라 뉴욕이나 암스테르담 등 다른 도시도 비슷한 현상입니다. 즉, 3-4년 만에 아이리버는 시장 주도자의 자리를 아이팟에 완전히 내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리버의 몰락을 애플이 돈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리버는 애플에 비하면 중소기업이고, 따라서 애플과 돈으로 경쟁하면 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애플보다 훨씬 돈이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Zune은 왜 MP3 시장에서 자리를 못잡고 고전할까요? 또한 애플과 비슷한 규모의 삼성은 왜 Yepp을 많이 팔지 못할까요? 그리고 아이리버는 규모는 작지만 시장을 이끌던 회사인데, 왜 1등의 자리를 그렇게 쉽게 내주었을까요?
저는 그 이유가 제품철학의 부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90년대 말에 돌아온 이후에 계속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담은 제품을 내놓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디자인, 사용의 편리성으로 요약할 수 있죠.
MP3 플레이어를 놓고 생각합시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기계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복잡한 기능을 넣으면 매우 어려워 합니다. 애플이 주목한 점은, MP3 플레이어에 너무 많은 옵션이 있으면 사용자가 혼돈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애플은 MP3 플레이어에서는 플레이리스트를 고치거나 곡을 삭제하지 못하고, iTunes라는 전용 프로그램에서만 곡을 다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미국 사람들의 사용 방식에는 딱 들어 맞아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지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입니다. 애플의 아이팟은 두 개의 네모와 하나의 원을 기초로 합니다 (셔플은 하나의 네모와 하나의 원이군요). 1세대 아이팟에서 최근의 아이팟 클래식까지 모두 동일한 디자인 원칙을 따릅니다 (iPhone은 iPod Touch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 형식을 따랐지요). 따라서 한 방향으로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점차 디자인이 세련되어집니다.
(현재 판매중인 아이팟과 아이폰. 디자인의 일관성이 돋보인다)
아이팟이 처음 나올 때 부터 지금 처럼 인기를 끈 것은 아닙니다. 1세대 아이팟은 너무 크고, 너무 비싸서 인기가 없었죠. 하지만 애플은 단순한 디자인과 사용의 편리성이라는 원칙을 따르면서 계속 제품을 개선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의 어느 회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인기가 많은 제품이 되었죠.

(아이팟과 아이맥의 옆모습. 이러한 디자인의 통일성은 제작자의 일관된 철학에서만 나올 수 있다)
그에 비해 아이리버는 제품 철학을 찾기가 힘듭니다. 한국 회사는 철학을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제품을 만들지요. 따라서 소비자가 이런 제품을 원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제품을 만들지만,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을 내놓습니다. 그러니 아이리버는 인터넷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개발하다 중단하기도 하고, 최근엔 eBook이나 네비게이션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도 하지요. 다 좋은데, 이렇게 수많은 제품이 모두 표현하는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공통된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아마 아이리버는 쉽게 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리버의 다양한 제품들. 하나씩 놓고 보면 모두 좋은 제품인데, 통일성은 없다)
이는 아이리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도 규모는 크지만 철학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현대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지만, "왜 이런 차를 만들었느냐?"고 물을 때, 차의 철학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현대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많아도 현대 자동차의 팬은 없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크고 오래 된 기업은 대부분 철학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은 "싸고 품질 좋은 제품" 이상의 철학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규모에 비해 세계적으로 인정을 못받는 것입니다.
한국이 개도국일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만 만들어도 괜찮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진국이 되려면 철학이 담긴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철학이 담긴 제품은 남을 따라 만들어서는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확신을 믿으며 한 길을 가야 탄생하지요.
지금 한국 사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너무 익숙합니다. 쉽게 말해 "무조건 열심히 일해 생산단가를 낮추면 된다"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한국이 개도국 경제에서 선진국 경제로 바뀌려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사회가 아닌,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삼성이 노키아를, 아이리버가 애플을 뛰어 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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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같은 FNAC 매장에 가보면 아이리버가 있던 자리에 iPod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파리 뿐 아니라 뉴욕이나 암스테르담 등 다른 도시도 비슷한 현상입니다. 즉, 3-4년 만에 아이리버는 시장 주도자의 자리를 아이팟에 완전히 내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리버의 몰락을 애플이 돈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리버는 애플에 비하면 중소기업이고, 따라서 애플과 돈으로 경쟁하면 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애플보다 훨씬 돈이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Zune은 왜 MP3 시장에서 자리를 못잡고 고전할까요? 또한 애플과 비슷한 규모의 삼성은 왜 Yepp을 많이 팔지 못할까요? 그리고 아이리버는 규모는 작지만 시장을 이끌던 회사인데, 왜 1등의 자리를 그렇게 쉽게 내주었을까요?
저는 그 이유가 제품철학의 부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90년대 말에 돌아온 이후에 계속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담은 제품을 내놓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디자인, 사용의 편리성으로 요약할 수 있죠.
MP3 플레이어를 놓고 생각합시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기계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복잡한 기능을 넣으면 매우 어려워 합니다. 애플이 주목한 점은, MP3 플레이어에 너무 많은 옵션이 있으면 사용자가 혼돈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애플은 MP3 플레이어에서는 플레이리스트를 고치거나 곡을 삭제하지 못하고, iTunes라는 전용 프로그램에서만 곡을 다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미국 사람들의 사용 방식에는 딱 들어 맞아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지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입니다. 애플의 아이팟은 두 개의 네모와 하나의 원을 기초로 합니다 (셔플은 하나의 네모와 하나의 원이군요). 1세대 아이팟에서 최근의 아이팟 클래식까지 모두 동일한 디자인 원칙을 따릅니다 (iPhone은 iPod Touch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 형식을 따랐지요). 따라서 한 방향으로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점차 디자인이 세련되어집니다.
(아이팟과 아이맥의 옆모습. 이러한 디자인의 통일성은 제작자의 일관된 철학에서만 나올 수 있다)
그에 비해 아이리버는 제품 철학을 찾기가 힘듭니다. 한국 회사는 철학을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제품을 만들지요. 따라서 소비자가 이런 제품을 원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제품을 만들지만,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을 내놓습니다. 그러니 아이리버는 인터넷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개발하다 중단하기도 하고, 최근엔 eBook이나 네비게이션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도 하지요. 다 좋은데, 이렇게 수많은 제품이 모두 표현하는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공통된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아마 아이리버는 쉽게 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아이리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도 규모는 크지만 철학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현대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지만, "왜 이런 차를 만들었느냐?"고 물을 때, 차의 철학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현대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많아도 현대 자동차의 팬은 없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크고 오래 된 기업은 대부분 철학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은 "싸고 품질 좋은 제품" 이상의 철학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규모에 비해 세계적으로 인정을 못받는 것입니다.
한국이 개도국일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만 만들어도 괜찮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진국이 되려면 철학이 담긴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철학이 담긴 제품은 남을 따라 만들어서는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확신을 믿으며 한 길을 가야 탄생하지요.
지금 한국 사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너무 익숙합니다. 쉽게 말해 "무조건 열심히 일해 생산단가를 낮추면 된다"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한국이 개도국 경제에서 선진국 경제로 바뀌려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사회가 아닌,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삼성이 노키아를, 아이리버가 애플을 뛰어 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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