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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유로화의 미래는? (4)
  2. 2008/10/06 유럽으로 번지는 금융위기 (2)

유로화의 미래는?

경제 2008/11/19 02:49
유로 (Euro)는 15개 유럽국가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유로화를 쓰는 국가를 묶은 유로존은 2007년 실질 구매력 GDP기준으로 미국을 앞설만큼 중요한 경제지역입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이란 각국의 발행하는 양, 인플레이션의 정도, 정부의 재정적자와 채무, 그리고 경제상태와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다르기 마련이지요. 15개국이 하나의 통화를 쓴다는 말은 참여국 모두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경제를 조심스럽게 운영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체제를 운영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대단한 믿음이 필요하죠.

2002년 1월 1일 부터 통용되기 시작한 유로화는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원만하던 지난 6년간 유로화가 잘 유지되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유로화의 미래가 밝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로 유로화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벌어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폭락과 이에 따른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 (유럽환율조정장치, 이하 ERM)로부터의 퇴출은 통화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라가 유로화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보이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ERM은 단일 통화를 도입하기 위해 유럽 각국간 환율의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장치입니다. ERM 참여국들은 서로 환율을 연동하되, 변동폭을 어느 정도 허용합니다 (물론 유로화 출범이 다가오면서 변동폭이 전혀 없는 고정환율로 바뀌죠). 원래 이 제도는 1977년에 시작되었는데, 영국은 뒤늦게 1990년에 참가합니다.

ERM에 참가할 당시 파운드화는 독일 마르크화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ERM에 참가한 이상 영국 정부는 높은 환율은 유지할 수 밖에 없었죠. 이러한 상황을 관찰하던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가 결국 약세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파운드화 공격을 준비합니다. 파운드화를 빌려 외환시장에 판 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파운드화를 되사서 빌린 돈을 갚고 차익을 얻는 수법을 쓰려는 것이였죠.

이런 상태에서 독일이 통일비용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생기자 분데스방크 (독일 중앙 은행)는 금리를 인상합니다. 독일의 금리가 높아지자 마르크화 대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ERM에 가입한 상태라 파운드화가 마르크화 대비 6% (허용 변동폭) 이상 가치가 떨어지면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불명예를 무릅쓰고 ERM에서 탈퇴하거나 아니면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할찌를 결정해야 했는데, 결국 후자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때를 기다리고 있던 투기세력은 준비했던 파운드화를 일시에 시장에 내다 쏟고, 이로 인해 파운드화의 가치는 겉잡을 수 없이 떨어집니다. 다급해진 영국 정부는 금리를 10%에서 12%로 올리고,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를 대거 사들입니다. 모든 노력에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자 그날 저녁 영국 정부는 ERM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즉, "우리는 더 이상 환율을 지켜낼 수 없다"고 항복선언을 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1992년 9월 16일 영국의 검은 수요일 (Black Wednesday)입니다. 이렇게 해서 영국은 ERM에서 빠졌고, 결국 유로화 출범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로화 체제에 가입한 나라 중에서 경제규모가 크면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나라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죠. 이탈리아는 생산성이 워낙 낮은데다가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공적 부채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뒤에는 풀리지 않는 이탈리아 사회 특유의 부패와 구조적 모순이 숨어있죠 (이에 대해선 집단 우울증에 빠진 이탈리아 사회 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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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년전 IMF는 이탈리아가 경제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로화 체제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탈리아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 증거가 이탈리아의 높은 국채 이자율입니다. 유로존 각국의 국채금리는 독일의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17일 현재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3.65%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4.65%로 이른바 Spread vs Bund가 +1.00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이탈리아 국채가 독일 국채에 비해 27%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리차는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깝다"고 합니다. 만약 이탈리아 경제가 계속 문제를 일으킬 때 독일은 이탈리아로 인해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사태를 용인할까요? 아니면 영국이 ERM에서 퇴출되었듯, 이탈리아도 유로화에서 퇴출될까요? 그리고 이탈리아가 퇴출된다면 경제 규모는 작지만 국채금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그리스, 포르투갈 등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입니다.

물론 유로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은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며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특히 동유럽국가들이 대거 유로화에 참여하면 유로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통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일인가 하는 의문은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1992년 검은 수요일을 겪고 유럽 단일 통화에서 탈퇴한 영국이 그 후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파운드화가 강세를 기록해 "검은 수요일"을 "하얀 수요일"로 부르는 사람이 늘었는데 비해, 유로화의 핵심인 독일은 유로화 출범 이후로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과연 유로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가 들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달러가 위험하니 유로화는 안전할 것이다"는 단순한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유로화라는 실험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찌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글
European Governments of the Eurozone are Separately Responsible for Their Euro-de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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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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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금융구제법안이 통과된 후 한숨 돌리는 듯 했던 세계 경제는 곧바로 유럽에서 들려오는 금융위기 소식에 다시 한숨짓게 생겼습니다.

우선, 독일 2위의 부동산 담보 대출 은행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 (Hypo Real Estate)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독일 정부와 은행들이 350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발표했는데, 은행들이 태도를 바꿔 구제금융안이 무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뱅크런 (예금자들이 은행에 맡겨둔 돈을 대규모로 찾아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 독일 정부는 5000억유로를 들여 모든 은행의 예금을 보장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정상들은 파리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금융위기 대처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편, AFP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하였고, 영국은 내년 초까지 경기침체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듯 하다고 합니다.

역시 이번 위기는 미국 정부가 미국내 금융기관 구제한다고 끝나는 정도의 규모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함께 겪어야할 전세계적 위기인 듯 싶습니다. 또한 금융위기가 끝난다 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가 어느정도로 진행할찌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지금은 시계 제로의 상태이고,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비관적 전망이나 낙관전 전망 모두 크게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우선은 위기의 중심에 서게 된 독일이 어떻게 사태를 대처하는지가 관심을 끕니다. 흥미롭게도 제가 독일에 와 있는 상태에서 이러한 일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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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