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에 걸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현수막을 보면, 1월에 걸린 현수막엔 예비후보와 이명박 당선자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이명박의 선택" 등의 문구가 보이는데 비해, 2월 중순 이후에 걸린 현수막엔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이 나오지 않고 예비후보만 나오더군요. 지나친 해석인지 모르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더 이상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한나라당에 퍼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말 이명박 후보가 정동영 후보에게 거의 두배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두었을 때, 이명박 당선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노력으로 가난을 이기고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과 같은 현대 그룹에서 CEO를 지낸 경제인 출신의 대통령에 대해 기대를 거는 사람이 많았고, 이러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인기를 바탕으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얻는 대승을 거두리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는 인수위의 출범과 함께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인수위가 새정부의 출범을 준비하는 임시 조직이 아니라 마치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영구 조직인양 영어 몰입 교육에서 출퇴근시간 직행 지하철 운행까지 다양하고도 설익은 정책을 내놓아 국민을 혼란에 빠트렸고, 국민은 출범도 하지 않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점차 줄여 나갔기에, 70%대에서 출범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다르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당시 지지율이 겨우 50% 선에 머물렀습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는 각종 비리 의혹에 연류된 사람을 장관으로 뽑음으로 결정적으로 정이 떨어지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게다가 세계 경제 상황이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주지 않았고, 몇 달째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최근의 환율 불안은 한국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제 상황은 엄밀히 말해 이명박 대통령의 영향력 밖에 있기는 하지만, "경제 살리겠다"는 구호로 대통령이 되었기에, 어떠한 이유에서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좌파나 우파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실용주의를 강조하는데,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은 좌파나 우파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그는 정치를 국민이 잘살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듯 하고, 이를 위해선 어떠한 방법을 써도 괜찮다고 믿는 듯 보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정치 이데올로기를 배제한 실용 정치"가 많은 모순을 내포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강조하며 대기업 사장들에게 직접 전화하도록 허용했다는데, 국민들을 향해서는 "생활 필수품 50개 품목에 대해 집중 관리"를 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즉,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열심히 도와주면서, 동시에 국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기업을 억누르겠다는 말입니다. 이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이른바 포퓰리즘인데, 이런식의 포퓰리즘은 장기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정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어차피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통합민주당이 석권할 것이고, 승부처는 수도권일 것인데, 수도권 민심이 빠르게 한나라당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곳도 많아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측근인 이재오 의원이 문국현 후보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는 충격적입니다. 이재오 의원은 이미 대선 전 부터 박근혜 의원을 공격하여 한나라당내 우파에게 미운털이 박힌 상태입니다. 좌파는 당연히 실어하고, 우파도 등을 돌린다면 아무리 3선의원이라 해도 선거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겠죠. 이는 이명박 정부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문국현 후보는 작년 대선에서 인터넷 상의 돌풍을 오프라인의 돌풍으로 이어가지 못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두었고, 특히 대선이 끝난 다음 그를 돕던 정치인들이 모두 떠나가 정치적 장래가 불투명하던 차에 당시로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보이던 3선의 이재오 의원과 무모해 보이는 맞대결을 택했는데, 지금까지로는 문국현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만약 문국현 후보가 승리한다면, 이는 문국현 후보를 무시할 수 없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겠지요. 물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은 지금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이재오 의원과 문국현 후보의 대결이 이번 총선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한 달 남은 기간 동안 민심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변할찌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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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는 예상대로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고, 이제 각 당은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대비체세를 갖춰가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당이 원하는 만큼 득표를 못하였기에 앞으로의 진로가 순탄치 않을텐데요, 이번 선거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정당의 미래를 예상해 보겠습니다.

1. 대통합민주신당의 붕괴-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개혁세력을 당선시킨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부족한 모습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열린우리당 실정 책임론"이 나오자 아무도 책임지려는 사람 없이 멀쩡한 당을 흩었다 다시 만든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한 일이었죠. 전에도 글을 썼지만, 21세기 유권자는 자신의 마음에 쏙 맞는 후보를 찍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도 대통합민주신당은 색깔을 가리지 않고 다 모아보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당입니다. 이러한 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리가 없지요.

대통합 민주신당은 이번 선거의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당을 해체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제 더 이사람 저사람 많이 모아놓고 세력을 자랑하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내에 친노계열은 친노계열대로 모이고, 중도파는 중도파 대로 모여 자신의 정치색을 분명하게 하고, 지지자들을 결집해 총선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워낙 다양한 정파를 한 곳에 모아놓고 보니, 대선을 치를때도 뚜렷한 정책 없이 "가정 행복"을 모토로 내놓을 만큼 정치색이 모호했습니다. "반이명박, 반 한나라당"이라는 구호가 이러한 정책의 부족을 덮지 못한다는 사실은 선거 결과가 보여준다고 봅니다.

2. 민주당의 소멸- 민주당은 전라도라는 지역을 기반으로하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노선을 따르는 당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전라도라는 지역기반은 열린우리당에 뺏기었고, 이번 대선을 계기로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정치적 결별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도, 일꾼도, 정체성도 없이 간판만 남은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슬픈 현실은 이 당 저 당 떠돌다 뒤늦게 입당한 이인제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내줄 때 이미다 드러났습니다. 이제 조순형, 이상열 의원이 탈당하는 등 주요인사도 거의 빠져나갔으니 이제 조용히 간판을 내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3. 민주노동당의 변신- 민주노동당은 진보계열 정당이 전무하던 한국에서 진정한 진보계열 정당을 건설하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진보계열 정당이 하나이다 보니 그만큼 진보계열 유권자의 지지를 독점했고, 그런지가 7년에 이르다 보니 "우리만이 진정한 진보"라는 식의 교만 및 매너리즘이 서서히 몸에 베어드는 듯한 모습입니다. 지금까지는 진보정당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땅집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해왔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그러한 태도로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유권자가 우경화되었다지만, 우파의 득세와 중도파의 무능을 보며 좌파에 흥미를 느끼는 국민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흘러간 옛노래 같은 소리만 반복한다면, 민주노동당은 발전할 수가 없겠지요. 특히 민주노동당과 일부분 비슷한 주장을 펼치면서도 "우리는 좌파, 우파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났다"고 주장한 문국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보다 득표율이 더 높았다는 사실을 민주노동당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같은 주장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마음을 울리는 강도가 다른 법입니다.

4. 한나라당의 내분-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만족할만한 성적을 올린 당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이미 한나라당은 심각한 내분에 빠져든 모습입니다. 우선, 한나라당의 당헌에 따르면 당권 대권 분리가 원칙이었고, 따라서 대통령은 정부를 이끌고 당은 당의 지도부가 이끄는 구조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야당이었기에 이러한 구조는 이론으로만 존재했죠).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당선이 되자 마자 "당청일체"를 주장하고 나왔습니다. 즉, 이명박 당선자가 당도 통치하겠다는 선포였죠. 박근혜측에선 당장 들고 일어날 분위기입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이명박 당선자가 당을 통치하겠다는 말은 국회의원 공천권을 가지겠다는 말이고, 이는 박근혜씨 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죠. 지금 경상남북도 대부분의 지역에선 한나라당이 후보로 내기만 하면 당선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 공천권은 국회의원 지명권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이명박 당선자가 한나라당을 직할통치한다면, 당내의 요직은 모두 친이명박 인사가 차지할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상당수도 이명박후보가 차지하게 되겠죠.

이명박씨가 5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되기는 했지만, 한나라당 내에서 입지는 그리 튼튼하지가 않습니다. 정치적으로도 한나라당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한다면 아주 조금은 중도에 가깝죠. 그리고 이명박씨는 전국적으로 지지도가 넓다고 하지만, 다르게 본다면 경상도의 지지율이 떨어집니다. 만약 이명박당선자가 박근혜씨를 지나치게 몰아칠 경우, 박근혜씨는 경상도 출신 의원들과 함께 탈당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일이긴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당선된 후 자신의 지지자들을 모아 당을 만들었듯, 여당이 분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5. 이회창 신당의 성장- 신한국당,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이회창씨가 이번엔 심대평씨와 손을 잡았습니다. 심대평씨는 국민중심당 대표고, 국민중심당은 자민련의 대를 잇는 충청지역당입니다. 이회창씨는 신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다는데, 결국 이회창 신당은 국민중심당과 연합, 또는 합당을 추진할 듯 보입니다.

이회창 신당이 만족할만한 세력으로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박근혜씨가 합류하는 것인데, 대선기간 중 이회창씨가 박근혜씨에게 세 번이나 찾아간 것은 대선만이 아닌, 총선까지 염두에 둔 러브콜이었을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박근혜씨가 한나라당을 나오기는 힘들기에, 이회창 신당 쪽에선 한나라당의 내분이 깊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6. 창조한국당의 힘겨운 홀로서기- 문국현 후보는 인터넷의 인기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6%에도 못미치는 득표율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물론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다면 모두가 패한 선거였기에 그의 선전이 나름 돋보이는 면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그의 정치인생이 험난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네요.

지금 창조한국당의 국회의원은 김영춘씨 한 명이고, 그는 이미 총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였기에 창조한국당은 백지에서 총선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났듯, 현실정치의 벽은 매우 두껍고, 자본도 근거지역도 없는 정당이 홀로 총선을 치르는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국현 후보의 바램대로 한국을 재창조하려면 대선만큼이나 총선이 중요하고, 그렇다면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유능한 인재를 얼마나 후보로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할텐데, 만약 유능하고 정치색이 잘 맞는 사람을 많이 영입 한다면 총선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면 또 다시 실현되지 못한 가능성만으로 끝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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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엔 사상 가장 많은 12명의 후보가 출마를 하였습니다. 선거가 며칠 안남은 지금, 심대평, 이수성 후보를 제외한다면 사퇴한 사람도 없으니, 가장 많은 사람이 출마했을 뿐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끝까지 남는 기록도 세우겠군요.

후보가 많이 나오는 선거이다 보니, 과거처럼  후보단일화도 많이 이루어질 듯 한데, 이번 선거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는 어느 정도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과거 같으면 몇 명은 후보 사퇴를 할텐데, 그러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군요.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대선후보의 다양화는 정치세력 세분화가 그 원인입니다. 과거에는 정치판에 좌파와 우파가 있었을 뿐인데, 지금은 좌파도 정통 좌파, 유연한 좌파 등으로 나뉘고, 우파도 강경우파, 실용 우파 등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정파가 세분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스펙트럼에 딱 맞는 후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회창 후보가 그러한 예지요.

이회창 후보는 BBK로 인해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 경우를 대비한다며 출마했지만, 검찰이 BBK에 대해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다음에도 후보 사퇴는 커녕 내년 총선용 정당까지 만들었습니다. 즉, 이명박 후보의 낙마 대비는 핑계였고, 그가 정치에 돌아오기 원했기에 출마했다는 것이 분명하죠. 그가 정치판에 돌아온 가장 큰 원인은 그의 출마를 원한 수많은 보수 유권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가 충분히 보수적이지 못하다고 봤고, 좌파 정권 종식 정도로는 성이 안차기에 정통 보수 후보를 내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회창 후보가 나오게 된 것이죠.

문국현 후보도 그렇습니다. 만약 정치를 보수와 진보로만 나온다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모든 진보를 통합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들은 그냥 막연한 "진보 정파 통합"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마음이 없습니다. 그들은 분명하게 양심적이면서도 현실성 있는 진보의 목소리를 낼 후보를 원했고, 그 후보가 문국현 후보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정동영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지요. 이들은 처음부터 "개혁세력 집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문국현 후보의 삶와 메시지가 마음에 들어" 문국현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문국현 후보가 정치의 큰 틀 때문에 후보 사퇴를 한다면, 이는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일 수 밖에 없지요.

정동영 후보는 정치적 스펙트럼은 매우 넓고, 개혁대 보수라는 정치의 틀을 바탕으로 지지자를 모았다는 점에서 보수진영의 이명박 후보와 동일하게 20세기형 후보라고 부를만 합니다. 그에 비하면 이회창 후보나 문국현 후보는 정치의 세분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뜻을 바탕으로 출마했다는데서 21세기형 후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물론 두 사람의 정치색은 너무도 다릅니다만).

문제는 정동영 후보가 20세기 정치 구도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문국현 후보나 그의 지지자들도 자신의 논리 (개혁대 보수 구도에서 개혁 세력의 승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논리는 20세기 처럼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시대에는 통했을찌 몰라도, 21세기처럼 정치세력이 세분화된 시대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급진적 사회개혁을 바라는 소수의 유권자 조차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왜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위해 투표할 권리를 잃어야 하겠습니까?

사회가 다원화하면서 사람들의 욕구도 다원화하고, 이는 각 사람의 정치적 스팩트럼이 좁아진다는 뜻입니다. 즉, 이제 개혁 세력이라고 다 같은 편은 아니고, 내 입맞에 맞는 개혁 세력이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대에 "대통합"을 하겠다고 나온 당이 "섞어찌개당"이라는 놀림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사는 길은 자신의 색깔을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는 되지도 않고, 되도 효과가 없을테니 빨리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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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본주의 체제속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조상들 처럼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고,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은인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영혼을 돈 욕심으로 물들여 파괴하는 괴물이기도 하지요.

자본주의가 이처럼 전혀 다른 두 가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대하는 태도도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본주의의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사는 태도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본주의를 비판할 시간에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목표인 돈 버는 일에 더 시간을 쓰기 원합니다. 또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제시하는 성공의 방법인 경쟁을 통한 승리를 철두철미하게 따릅니다. 즉, 옆사람을 밟고 넘어가야 내가 잘 살게 된다고 믿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지요. 이들에게 가난한 사람은 자본주의사회의 패배자이기 때문에 별로 동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에 비해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비록 돈을 버는 과정에서 조금 실수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자본주의의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하였기에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세상은 다 그런거야. 너만 깨끗한 척 하지마. 너도 돈 벌기 원하는 마음은 똑같잖아. 어차피 부자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면, 딴 생각 하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돈벌려고 열심히 노력해봐."

다음으로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수정하려고 노력하는 태도입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기 쉬운 인간성 파괴나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이 보기에 지나친 경쟁은 사회를 황폐한 곳으로 만들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배려를 더함으로 경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은 돈을 버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정의와 사랑의 실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성장이 조금 늦어진다 하더라도 이는 가치있는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사람이 돈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잖아. 돈에 미쳐 사는 삶이 정말 우리가 추구하고 싶은 삶일까? 자본주의가 잘 되려면 가난한 자에 대한 돌봄을 강화해야돼. 경쟁에서 승리할 생각만 하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고."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정신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이들은 자본주의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할 뿐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고, 아예 자본주의의 가치관을 제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습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을 "악한 체제에 순응해 남의 돈을 빼앗은 나쁜 사람"으로 보고, 그에 비해 가난한 사람은 "악한 체제의 피해자"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들은 부자가 빼앗아 간 돈을 부자로 부터 되찾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된다고 믿습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자본주의는 몇몇 부자만을 위한 체제이고, 우리 모두는 이 체제의 피해자일 뿐이야. 왜 부자들에게 복종하고 살아가려고 해? 우리가 힘을 합하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니까."

결국 이러한 세 가지 태도가 이번 대선의 핵심이지요. 이명박, 이회창 후보는 첫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는 두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는 세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50%가 훨씬 넘습니다. 즉, 우리 국민은 지금 자본주의 체제를 개선하거나 거부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려는 마음이 큰 것이지요. 물론 요즘 먹고 살기 힘들다니까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심정은 이해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태도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부자가 되는 것이지 가난한 사람을 돌보거나,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경쟁심을 줄이려는 노력 등은 다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듯 합니다.

만약 국민들이 이러한 마음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지금보다 더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고,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은 이전 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황금만능주의"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덕목이 되겠지요. 이렇게 생각하니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일이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과반수 국민의 선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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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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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되었다고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TV 토론이 선관위의 결정으로 무산된 때문이라지만, 실제로는 단일화해봤자 총 득표율이 20%를 넘기 힘들다는 인식이 더 중요한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국현 후보가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벌일때,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 중 많은 사람은 단일화를 반대했습니다. 문국현 후보를 지지한 것은 문국현 후보가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이기 때문인데, 거대정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한다는 것은 그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거에 문국현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때, "이는 내가 과거 세력과 관계가 없다는 증거다"라고 했고,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의원들이 오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는데, 지금와서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면 이는 그가 기존의 정치세력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지요.

문국현 후보의 가치는 단지 이번 선거에서만 써 먹고 끝날 것이 아닙니다. 그의 분명한 메시지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 약자에 대한 배려, 지식 중심의 경제)는 미래에 한국을 다시 세우는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문국현 후보는 자신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가 몇 퍼센트의 지지율이 있으니, 이를 담보로 정치적 장사를 해보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그가 당장은 기성정치권에서 사랑을 받을찌 몰라도, 그의 정치 생명은 얼마 가지 않아 끝나고 말 것입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한 후 얼마 후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된다"고 말했을 때, 저는 이것을 그가 저지른 최대의 실수라고 보았습니다. 이제 그가 어렵게 나마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그가 내린 가장 훌륭한 결정으로 보이네요. 지금 와서 후보 단일화는 효과도 없을 뿐 더러, 그의 정치생명을 조기에 끝내 버리는 독약일 수 있습니다. 부디 문국현 후보는 남은 선거운둥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알리고,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판결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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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고 나오지만, 정동영 후보는 "선거법에 당한 블로거분들. 여러분을 지키겠습니다" 라고 발표하였고, "네티즌이 쓴 글 한 줄을 일일이 검열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려놓는 것" 이라고 까지 말한 마당에 제 글을 고발하는 식의 비겁한 행위는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에서 글을 써 봅니다. 이 글을 모니터링 할지도 모르는 선관위 담당자분도 정동영 후보의 의견부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동영 후보는 마음이 급합니다. 잡힐듯 잡히지 않는 대선의 꿈에 목이 마릅니다. 김경준 돌아오고, 이회창 출마하고, 민주당과 합당하고, 문국현과 후보단일화까지 하면 대선을 손에 잡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자기가 할 수 없는  김경준 귀국과 이회창 출마 문제는 하늘이 돕는듯했고,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민주당 합당과 문국현 후보 단일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돕는지 몰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한 일은 안되었습니다. 민주당 합당은 당내 반발이 너무 심했고, 민주당도 협상 결렬을 포기했습니다. 며칠 전 까지 다 된 밥이라고 생각하고 뚜껑을 열었더니 뜸도 안든 선 밥인 셈이죠. 문국현 후보는 끝까지 혼자 가겠다고 나서는 모양이, 정말 끝까지 갈 듯 합니다.

게다가 문제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동영 후보 주변에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도 뛰지 않는다"고 정 후보 자신이 의원들에게 호소도 했답니다.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되는 일이 없는 셈이지요.

개혁세력의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자신이 그러한 기대를 이루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게 보이질 않네요.

정동영 후보는 의원 수 140명짜리 제1 여당의 대선후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에 걸맞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호남표가 자신에게 몰리지 않는 것은 민주당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습니까? 이회창 후보가 출마해서 이명박 후보표를 갉아먹어도 자신의 지지율은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시겠습니까? 김경준의 주장이 다 사실로 드러나 누가 낙마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이회창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이유를 모르시겠습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비전의 문제입니다. 지금 국민은 그리 뚜렷한 리더십을 본 적이 없고, 거대 여당을 휘하에 두고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일이 안 된다고 징징 대는 소리만 들입니다.

차라리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를 하시되, 문 후보쪽을 미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무래도 이번 대선은 혼자 힘으로는 어렵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새로운 인물로 바람을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편이 더 나아 보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 후보님의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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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프랑스는 지금 운송노조 등의 파업으로 전국이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올해 대통령이 된 니콜라스 사르코지는 평소 이미지 답게 강격책으로 노조와 맞서는 중이고, 따라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동아일보는 이런 강경한 지도력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설을 통해 사르코지를 "‘늙은 유럽’의 再起 이끄는 리더십"으로 찬양하였습니다. 아마 조중동의 사설 패턴에 익숙한 분은 그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미리 짐작이 가실 겁니다.

한국은 지금 어떤가. 이들 3개국보다 훨씬 빨리 ‘조로증()’ 에 빠졌다. 공공부문은 여전히 ‘철밥통’이고,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정치적 파업을 포함한 불법 파업이 기업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 국민의 차기 정부 선택이 임박한 이 시점에도 대선 후보들의 리더십 경쟁은 찾아볼 수 없고, 정치권의 관심은 ‘범법자 김경준의 입’에 쏠려 있다.

역시나, 유럽은 이렇게 잘 되는데, 한국은 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없어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그런데 김경준 때문에 사르코지 뺨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불도저 같은 지도자를 포기할 것이냐고 묻습니다.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한국 위기론"과 "위기의 한국을 구해낼 것은 보수파 후보"라는 공식이지요.

그런데 사르코지가 한국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아십니가? 지난 봄, 그가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다가 했던 말입니다.

아시아의 용, 남한의 경제적 다이나믹을 좀 봐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원문

네, 동아일보는 사르코지 같은 대통령이 한국을 프랑스 처럼 만들길 원하지만, 원조 사르코지는 프랑스가 한국 같이 되길 바라는군요. 대단한 역설입니다.

사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의 발전은 눈부셨습니다. 빈부차가 벌어지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국민 대다수가 실질적으로 더 가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10년전 한나라당 (신한국당)의 국정운영 실수로 일어난 외환위기를 극복하였고, 경제를 다시 살려낸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수언론이 늘 떠드는 것은 "한국은 이제 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세계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선 관심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기를 과대포장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나라가 많은 위기 가운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대통령이 강성노조에 휘둘리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재벌에 휘둘리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기 해결을 위해선 재벌에 휘둘리지 않을, 청렴한 대통령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비리 문제 같은 건 덮어 버리고 무조건 강한 지도자만 뽑으면 된다는 생각은 박정희 향수병에 젖은 커다란 착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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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Fly to the Moon에 가보니, 12월 1, 2일에 열리는 MBC, KBS 대선후보 합동토론에 문국현 후보를 초청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원래는 지지율 5% 이상이어야 초청인데 5%가 넘자 10% 이상으로 기준을 바꾸었다 그러는군요. 또 원래는 정당이 없어서 참석할 수 없다고 그랬다는데, 정당이 없는 이회창 후보는 초청했다네요.

TV 토론 참석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이렇게 원칙도 없이 결정해도 되는지 궁금하군요. 제가 알기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준으로는 지지율 5% 이상이면 TV 토론 참석할 수 있거든요 . 게다가 얼마전  시사메거진 2580이 휴대전화로  설문을 한 결과 정동영 12.3%, 문국현 11.2%로 오차범위까지 가까워진 상황인데도 출연시킬 수 없다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민이 보고 싶어하면 법을 바꿔서라도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꽤 많은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후보인데 없는 기준을 만들어 내면서 출연을 막는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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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제가 잘 아는 선배 중 한 명이 공중보건의로 일할 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은 별로 돈에 욕심이 없어서 제약회사에서 주는 리베이트 같은 것도 받지 않고 정직하게 처신했는데, 문제는 이분이 혼자서 정직하니까 다른 공보의들이 대단히 불편해 하더랍니다. 왜냐하면 보건소에서 약을 사는 패턴이 이 보건소만 틀리니까 위에서 말이 나왔기 때문이죠. 나중엔 돈에 환장한 이웃 공보의 한 명이 칼 들고 죽이겠다고 찾아오더랍니다. 그분은 거기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부패라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부패가 사람들 눈앞에 낮낮히 드러나는 모습을 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구조적 부패를 본 국민의 많은 사람이 구조적 부패를 덮고 가길 원한다는 것이지요.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명박 후보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이고, 5년전 한나라당 차떼기 사태의 주역 이회창 후보가 2위를 달린다는 점을 보면 우리 국민이 부패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명박 후보의 비리 의혹은 너무 많아서 여기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보도된 "자녀 유령고용 의혹" 이나 김경준씨 귀국을 앞두고 더욱 커져가는 BBK관련 의혹등은 대충 변명했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명박 후보는 비리 의혹의 괴로움을 잘 알았는지, 시사인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과 관련 입장을 밝혀달라고 문의했더니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정,문,권,이 후보와는 다르게 바빠서 답을 못해주겠다고 했답니다. 이분은 후보인데도 이만큼 바쁜데, 대통령 되면 더 바빠서 삼성 비자금 문제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각할 여유가 없겠지요.

문국현 후보는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면죄 판결을 받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부패에 대해 관대하니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들은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합니다. 게다가 몇 천억 이상을 투자할 대상이 되려면 재정 사용이 투명해야 하고, 재정 사용이 투명하려면 남의 돈에 함부로 손대는 사람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엄중한 심판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재정에 대해 부정을 저지른 대기업 총수는 가볍게 콩밥 먹이는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그 유명한 마샤 스튜어트도 주식 부당거래 때문에 감옥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비자금 조성쯤은 길가다 담배꽁초 버린 죄 만큼이나 가볍게 여기죠. 그러니 얼마전 김석원 쌍용그룹 전회장집에서 60억원의 괴자금이 발견되었는데 지금까지 수사에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한국이 진정으로 선진국이 되려면 선진국의 도덕성을 배워야 합니다.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우니 재벌 좀 봐주자"라고 말하지만, 경제를 살리려면 재벌에게 도덕성을 심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재벌의 경제적 불법에 대해 국민과 법원이 엄격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최소한의 진실 규명만 하자"는 국민이 39.8%나 되는 상황에서는 한국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또한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사람은 부패할 찌라도 경제는 잘 살릴 수 있겠지" 라는 환상을 버리고, 한국을 부패 없는 나라로 만들 후보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줄줄이 터지는 부패의혹은 과거와 단절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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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