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경제위기가 본격화한 이후로, 많은 사람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인가, 아니면 디플레이션이 올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당시엔 석유, 원자재, 곡물 가격이 많이 상승한 상태였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 위기가 심해지면서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미국 소비자 물가도 하락하자 이번에는 "1930년대식 디플레이션이 도래했다"는 주장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주가가 폭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등 디플레이션의 징조가 보였지요. 저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중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보았고, 그런 내용의 글도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인플레이션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듯 보이는군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환율의 급등 때문입니다. 작년초에 900원대이던 환율은 지금 1500원대를 훌쩍 넘은 상태이고, 얼마나 더 올라갈찌 모릅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의 가격도 따라 오르고, 이는 곧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즉, 원자재 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작년 초에 비해 50% 이상 올랐는데, 제품 가격이 그대로이긴 힘들지요. 물론 요즘 경기가 워낙 안 좋아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올리길 꺼리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결국 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바로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이었습니다. 원래 경기침체기에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없고, 따라서 소비가 줄면서 물가가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70년대에는 불경기였기에 물가가 내려야 정상이지만, 석유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이른바 오일쇼크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낮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미국은 달러가 강세이니 수입 원자재의 가격 인상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은 원화가 약세니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요인이 대단히 큽니다.
또한,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타게팅" 정책도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겠습니다. 인플레이션 타게팅이란 인플레이션 목표를 정해 놓고 그만큼 물가가 오를 때 까지 돈을 마구 찍어내는 정책입니다. 지금 미국은 경제사정이 워낙 안 좋아서 소비가 줄면서 물가가 내리는 중인데, FRB는 물가가 1.7-2%까지 오르도록 돈을 풀 계획이라고 합니다. 버냉키는 FRB 의장이 되기 이전 부터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인데 (그래서 별명이 "헬리콥터 벤"이죠), 때마침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시기에 FRB 의장이 되었으니 그의 소원대로 원없이 돈을 풀 듯 보입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은행을 살리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Quantitative ease" 정책을 쓴 바 있는데, 이제 inflation targeting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장기를 자랑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일반인은 "일부러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낸다"는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의 순기능을 인정합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건 값이 점차 떨어지고, 따라서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내려갈텐데" 하는 생각에 소비를 더욱 줄이기 마련이죠. 따라서 디플레이션은 소비 감소를 일으키고, 소비 감소는 디플레이션을 부축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기에, 한 번 생겨난 디플레이션은 없애기가 매우 힘들죠. 그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물건 값이 더 비싸지기 전에 빨리 사두자"는 심리에서 지출을 늘리고, 이는 곧 경제 성장을 낳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플레이션 창조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저축을 많이 해 놓은 사람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고, 지금처럼 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른다면 많은 사람이 생활비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되겠죠.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명약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경제 스트레스를 늘여 경기를 더욱 악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버냉키의 소신이 "디플레이션 잡는 묘약은 인플레이션이다"이기에, 일단 물가를 올리기 위해 돈을 푸는 정책은 계속될 듯 싶습니다.
문제는 한국인데, 한국은 앞서 보았듯 미국과 다르게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물가 인상 요인이 큰데, 만약 미국을 따라 물가 인상을 부축이거나, 최소한 용인하는 정책을 쓴다면 물가가 겉잡을 수 없이 올라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정부는 금리 인하, 은행에 유동성 공급 등 미국의 정책을 그대로 베껴오는 중이기에, 인플레이션 정책도 옮겨오지 말란 법이 없죠. 한국은 고도성장과 더불어 물가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찾아오면 이른바 "사재기" 등 과거에 보이던 비정상적인 소비행태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찌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자면 사태를 악화할 뿐이죠.
물론 아직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저도 완전히 의견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디플레이션의 흐름이 이길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의 흐름이 이길찌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결국 경제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것이 가장 빠른 문제 해결이라고 믿기에, 버냉키의 inflation targeting은 언젠가 큰 문제를 일으킬 위험한 정책으로 보이네요. 부디 한국 정부가 이런 정책을 본받는 우를 범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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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인플레이션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듯 보이는군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환율의 급등 때문입니다. 작년초에 900원대이던 환율은 지금 1500원대를 훌쩍 넘은 상태이고, 얼마나 더 올라갈찌 모릅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의 가격도 따라 오르고, 이는 곧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즉, 원자재 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작년 초에 비해 50% 이상 올랐는데, 제품 가격이 그대로이긴 힘들지요. 물론 요즘 경기가 워낙 안 좋아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올리길 꺼리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결국 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바로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이었습니다. 원래 경기침체기에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없고, 따라서 소비가 줄면서 물가가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70년대에는 불경기였기에 물가가 내려야 정상이지만, 석유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이른바 오일쇼크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낮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미국은 달러가 강세이니 수입 원자재의 가격 인상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은 원화가 약세니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요인이 대단히 큽니다.
또한,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타게팅" 정책도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겠습니다. 인플레이션 타게팅이란 인플레이션 목표를 정해 놓고 그만큼 물가가 오를 때 까지 돈을 마구 찍어내는 정책입니다. 지금 미국은 경제사정이 워낙 안 좋아서 소비가 줄면서 물가가 내리는 중인데, FRB는 물가가 1.7-2%까지 오르도록 돈을 풀 계획이라고 합니다. 버냉키는 FRB 의장이 되기 이전 부터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인데 (그래서 별명이 "헬리콥터 벤"이죠), 때마침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시기에 FRB 의장이 되었으니 그의 소원대로 원없이 돈을 풀 듯 보입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은행을 살리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Quantitative ease" 정책을 쓴 바 있는데, 이제 inflation targeting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장기를 자랑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일반인은 "일부러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낸다"는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의 순기능을 인정합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건 값이 점차 떨어지고, 따라서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내려갈텐데" 하는 생각에 소비를 더욱 줄이기 마련이죠. 따라서 디플레이션은 소비 감소를 일으키고, 소비 감소는 디플레이션을 부축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기에, 한 번 생겨난 디플레이션은 없애기가 매우 힘들죠. 그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물건 값이 더 비싸지기 전에 빨리 사두자"는 심리에서 지출을 늘리고, 이는 곧 경제 성장을 낳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플레이션 창조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저축을 많이 해 놓은 사람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고, 지금처럼 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른다면 많은 사람이 생활비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되겠죠.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명약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경제 스트레스를 늘여 경기를 더욱 악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버냉키의 소신이 "디플레이션 잡는 묘약은 인플레이션이다"이기에, 일단 물가를 올리기 위해 돈을 푸는 정책은 계속될 듯 싶습니다.
문제는 한국인데, 한국은 앞서 보았듯 미국과 다르게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물가 인상 요인이 큰데, 만약 미국을 따라 물가 인상을 부축이거나, 최소한 용인하는 정책을 쓴다면 물가가 겉잡을 수 없이 올라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정부는 금리 인하, 은행에 유동성 공급 등 미국의 정책을 그대로 베껴오는 중이기에, 인플레이션 정책도 옮겨오지 말란 법이 없죠. 한국은 고도성장과 더불어 물가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찾아오면 이른바 "사재기" 등 과거에 보이던 비정상적인 소비행태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찌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자면 사태를 악화할 뿐이죠.
물론 아직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저도 완전히 의견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디플레이션의 흐름이 이길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의 흐름이 이길찌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결국 경제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것이 가장 빠른 문제 해결이라고 믿기에, 버냉키의 inflation targeting은 언젠가 큰 문제를 일으킬 위험한 정책으로 보이네요. 부디 한국 정부가 이런 정책을 본받는 우를 범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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