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09 스티브 잡스는 왜 같은 옷만 입을까? (7)
  2. 2009/04/07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따라하기 (14)
금요일입니다. 즐거운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지만, 저는 주말을 맞으려면 한 가지 일을 마쳐야 합니다. 바로 금요일자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지요.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신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글을 올리려고 노력합니다. 글을 올리는 패턴이 그렇다 보니, 방문자도 주중에 많고 주말에는 별로 없는데, 그래서 방문횟수 그래프가 매우 규칙적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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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엔 부담 없이 업무를 마친 후 저녁에 글을 쓰면 되니까 좋은데, 금요일엔 글을 마칠 때까진 주말이 시작되지 않는 셈이기에 저녁에 글을 쓰는 패턴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잦습니다. 꼭 금요일이 아니더라도 피곤해서 잠을 일찍 자고 싶은 때라도 글을 마치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 수 없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죠. 하지만, 웬만한 경우라면 평일에 매일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독자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실 저 자신을 훈련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일에는 자연스러운 단위란 것이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자연스러운 단위를 따라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1주일에 한 편"은 자연스러운 단위입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한 편"도 자연스러운 단위입니다. 그런데 "월수금 각 한 편씩"은 자연스러운 단위가 아니라 인위적인 단위입니다. 월수금이 화목토와 달라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물론 이러한 단위를 모두 무시하고 글 쓸 소재가 생기면 쓰고, 소재가 생기지 않으면 안 쓰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 블로거가 이렇게 블로그를 운영하죠. 그런데 이렇게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글을 쓰면 자유를 누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글 쓸 소재가 있는가? 이 정도면 글 쓸 소재가 되는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동안 글을 쉬고 나면, 독자들을 의식해 꼭 글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독자의 눈치를 보게 되는 기간"이 일주일이라면, 그는 결국 "1주일에 한편 이상"을 쓴다는 규칙을 따르는 블로거입니다. 즉, 글을 쓰는 간격을 정해놓지 않고 블로그를 운영하면 글을 쓰는 간격을 정해놓고 운영하기 만큼이나 신경쓸 일이 많이 생기죠. 그래서 저는 '오늘은 글 쓸 소재가 있는가?'를 놓고 고민하기 보다는 '오늘은 무엇을 쓸까?'를 놓고 고민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고, 따라서 이러한 능력을 유용한데 써야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쓸데 없는데 고민을 한다면, 정작 중요한 일에 신경을 쓸 여력이 부족하겠죠. 스티브 잡스가 같은 옷만 입는 이유도 이처럼 정신 에너지를 불필요한 일에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대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을 개발해(그가 늘 입는 mock turtleneck은 그의 친구인 디자이너가 그를 위해 디자인해 준 옷이죠) 그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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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모아 놓고 보니 옷만 똑같이 입을 뿐 아니라, 헤어스타일과 수염의 모양, 그리고 안경도 다 똑같군요. 그리고 만화엔 스티브 잡스가 허리띠를 띤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허리띠를 띠지 않습니다(위 왼쪽 사진 참조).

그러고 보면 앙드레김을 비롯한 많은 디자이너들이 같은 옷을 즐겨 입는 것도 동일한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 같은 일반인은 같은 옷만 입는다면 주변으로부터 엄청난 간섭을 받겠지만, 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난다면, 더 이상 남의 시선이 두려워 여러가지 옷을 바꿔 입기 보다는 옷은 한가지 스타일만 정해서 입고, 옷 고르는데 소비할 에너지 조차 좀 더 창조적인 영역에 쓰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특히 남자들은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별 의미 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고, 그런 사람에겐 이러한 행동이 자연스러울 수 있겠죠.

물론 일반인이 매일 같은 옷만 입고 살기는 매우 힘들겠지만, 삶을 단순화 함으로 더 창조적으로 산다는 원칙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하고 잠든달지, 특정한 날에는 꼭 어떤 일을 하는 식으로 삶의 리듬을 만든다면 "오늘은 무엇을 하지? 그 일은 언제 하지?"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여기서 절약한 에너지를 더 가치 있는데 쓸 수 있겠죠.

오늘도 그럭저럭 글을 하나 썼네요. 이제 주말이 시작이군요. 여러분도 즐거운 주말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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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저는 강의를 할 때 늘 키노트(애플에서 나온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를 이용합니다. 키노트의 슬라이드에 강의할 때 꼭 언급해야 하는 내용, 그리고 학생들이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적어 놓죠. 그런데 강의를 할수록 이런 식의 슬라이드 사용이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우선, 슬라이드에 강의의 핵심이 들어 있다면, 학생들은 슬라이드를 보면 되지,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텍스트로 정보 전달을 하려면 슬라이드보다는 인쇄물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즉, 슬라이드를 쓰느니 강의 노트를 인쇄해 나눠준다면 더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요즘 프리젠테이션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다룬 Presentation Zen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키노트(또는 파워포인트)를 쓸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더욱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과연 슬라이드의 내용을 어떻게 꾸며야 지루한 프리젠테이션(외국에서는 "Death by Powerpoint"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슬라이드를 잘못 쓰면 프리젠테이션이 지루해지죠)을 피할 수 있을까요?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은 우선 슬라이드에 택스트를 많이 담으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강의 노트는 따로 인쇄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슬라이드엔 시각 효과를 줄 수 있는 이미지만 담아야 프리젠테이션이 지루하지 않겠죠.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이자 저자인 세스 고딘은 강렬한 이미지를 담았지만, 그 자체로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시각적으로 충격을 받고, 그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강사의 말에 주의를 집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작년에 했던 철학사 강의 슬라이드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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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슬라이드를 만들다 보니, 과거에 bullet points를 써서 마치 교과서 쓰듯 만들던 슬라이드가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이제 철저하게 이미지 중심으로 슬라이드를 만들고, 텍스트로 전달하던 내용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설명함으로 전달해야겠죠. 앞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강의를 할 생각을 하니 미리 흥분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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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프리젠테이션의 대가라고 부를 수 있는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에는 택스트가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는 제품 사진, 그래프, 숫자 등을 활용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그의 슬라이드쇼는 여백의 미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이 그를 집중해서 바라볼 수 밖에 없죠. 스티브 잡스의 스타일을 연구해 보면 프리젠테이션 기술에 대해 배울 내용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제가 발견한 몇 가지 특징입니다.

1. 슬라이드와 연사의 역할을 분담하라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하는 실수가, 슬라이드를 그대로 읽는 것입니다. 하지만 슬라이드를 읽어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회중에게 읽도록 슬라이드만 띄워 놓고 연사는 사라져버리는 것이 좋겠죠. 이는 슬라이드와 연사가 혼연일체 (?)가 되었기 때문에 슬라이드, 또는 연사가 불필요한 존재가 되는 현상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과 슬라이드의 역할을 구분합니다. 그는 슬라이드를 통해서는 시각적인 효과만 주고, 중요한 내용은 자신이 전달합니다. 즉, 자신이 솔로 가수 역할을 하고, 슬라이드에겐 반주자 역할을 맡기는 것이지요.

강의를 하다 보면 어느새 슬라이드를 읽고 있다면, 슬라이드와 연사의 역할분담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피하려면 내 역할은 무엇이고, 슬라이드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겠죠.

2. 슬라이드를 고려해서 프리젠테이션을 작성하라
전에 어느 강사는 사람들이 슬라이드를 쓴다고 하니까 자신도 슬라이드를 쓰려고 강의 노트를 복사해 슬라이드를 만들더군요. 이렇게 만든 슬라이드는 시각적 충격을 줄 수가 없겠죠. 슬라이드가 살려면 프리젠테이션을 슬라이드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슬라이드를 중심으로한 프리젠테이션을 잘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iTunes에서 영화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는 자리에서 영화를 공급할 영화사들의 로고를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이런 회사들이 영화를 공급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슬라이드에 나온 영화사들이 대부분 영세 영화사들이라 별 감흥이 없고, '저런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영화라면 인기 없는 영화 뿐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었죠. 하지만, 곧이어 그는 헐리웃 주류 영화사들의 로고가 가득 담긴 슬라이드를 보여주면서, "그리고 이런 회사들도 공급한다는군요."하고 별일 아닌 듯 덧붙입니다. 장내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죠. 이는 그가 처음 부터 슬라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프리젠테이션을 구성했기 때문에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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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양한 시각효과를 이용하라
스티브 잡스는 슬라이드를 잘 활용하고, 말도 잘 하지만, 슬라이드쇼나 말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시각 도구를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맥용 노트북에 무선 인터넷이 담긴 제품을 선보이며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 마술사가 여자를 공중에 띄워놓고 줄에 매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하듯 링을 노트북 주위로 흔듭니다. 나중엔 다른 사람에게 그 노트북을 들고 무대 위의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로 떨어지도록 시키죠 (물론 아래는 쿠션이 깔린 상태). 그러면서 노트북의 움직임을 무선 인터넷으로 전송 받아 청중에게 보여줍니다. 물론 지금은 무선 인터넷이 워낙 일반화되었기에 그런 일에 대해 읽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겠지만, 당시로서는 이러한 행동들이 대단히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죠. 단지 슬라이드만 의존한다면 이처럼 깊은 인상을 남기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가 슬라이드 이외의 시각효과를 이용한 또 다른 경우로는 OS9 장례식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OS를 다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는 "새로운 버전이 잘 팔리고 있다"고 발표하고 끝나는데, 스티브 잡스는 장례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관에다가 OS9를 넣는 모습을 보였으니 사람들은 애플이 얼마나 OS9을 잊고 OSX으로 옮겨가기 원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죠.

4. 드라마를 연출해라
스티브 잡스 프리젠테이션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프리젠테이션 마지막에 "One more thing"을 덧붙이는 것입니다. 보통 마지막에 발표하는 제품이 가장 충격적인 제품이기에 사람들은 긴장하고 끝까지 발표에 귀를 기울이게 되죠. 때로는 마지막에 "여러분이 앉은 의자 아래에는 마이티 마우스 교환권이 있습니다" 같은 솔깃한 발표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프리젠테이션을 구성을 하기 때문에 일반인과 언론이 그의 프리젠테이션을 좋아하기 마련이죠. 많은 드라마나 영화는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나중엔 맥이 풀리고 시시하게 끝납니다. 프리젠테이션이 성공하려면 청중의 마음을 끝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구성을 해야겠죠.

5. 우뇌를 개발하라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따라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성공적으로 그만큼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의 프리젠테이션은 그의 감수성과 창조성의 표현이지, 단지 몇가지 공식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이죠.

인간의 좌뇌는 논리적이지만, 우뇌는 창의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술가 중엔 우뇌가 발달한 사람이 많다고 하죠. 한국은 왼손잡이를 박해할 정도로 우뇌와 거리가 먼 사회입니다 (우뇌는 신체의 왼쪽을, 좌뇌는 오른쪽을 담당하죠). 하지만 논리적인 좌뇌 뿐 아니라 창의적인 우뇌를 잘 쓰는 사람이  주도하는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bullet point별로 요점을 정리해놓고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우뇌에 따른 사고를 하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인 프리젠테이션이 나오려면 평소에도 우뇌를 계발해야 합니다. 저도 우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A Whole New Mind를 읽고 나서 저의 프리젠테이션 방식에 대해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프리젠테이션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에 잘 맞는 삶을 살려면 우뇌를 계발하는 노력을 해야겠죠. 그러다 보면 프리젠테이션 실력 향상은 부록처럼 따라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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