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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3 은행 예대율의 진실 (6)
  2. 2008/11/11 은행의 위기 (8)
은행 예대율의 진실

얼마전 저는 은행의 위기에 대해 쓰면서, 국내은행의 예대율이 124%라고 언급을 했습니다. 이는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한국의 경제위기에 대해 보도한 Sinking Feeling에서 찾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를 "과장되었다"고 반박하면서, 예대율이 103%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면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예대율은 6월 기준 88%라고 합니다. 게다가 세일러님의 글을 읽어보면 예대율이 2008년 6월 현재 130%를 넘었다고 합니다. 몇달간의 차이를 고려해서 몇%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예대율이 88%에서 130%까지 나온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상합니다. 과연 국내은행의 예대율은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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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알기 위해 저는 우선 한국은행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한국은행은 Ecos에서 국내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플러그인을 깔아야 하는데, 맥용은 없고, 윈도우용 IE, 파이어폭스, 넷스케이프만 있네요). 예대율은 총예금과 총대출을 비교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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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보면 2008년 9월 현재 총예금이 약 645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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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현재 총대출금은 약 900조원입니다.

예대금이 총대출금을 총예금으로 나눈 비율이니,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서 계산을 해봤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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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계산에 따르면 현재 국내은행의 예대율은 14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Ecos에 나온 예대율 통계는 이와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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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으로 한은의 공식적인 예대율은 88.5%입니다.

이처럼 총대출금을 총예금으로 나눈 예대율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예대율이 다른 이유는, 한국은행은 예대율을 계산하기 위해 총대출금을 총예수금으로 나누기 때문입니다. 총예수금은 총예금에 CD및 은행채를 더한 것입니다.

다음은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08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이라는 보도자료의 한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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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수시입출식과 정기예금을 더한 금액이 약 570조원이고, 여기다 CD와 은행채를 더하면 908조원입니다. 이러한 총예수금을 총대출금으로 나누면 대략 90%정도가 나옵니다. 따라서 예대율이 90%정도냐 140%정도냐는 CD와 은행채를 고려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예대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알기 위한 수치입니다. 은행이 예금을 받은 이상으로 대출을 해주면 건전한 상태가 아니지요.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CD와 은행채는 예대율에서 빼는 것이 옳습니다. CD나 은행채는 은행이 예금으로는 부족해 급전을 빌린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은행 건전성의 일부분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지요. 특히 지금처럼 은행이 CD나 은행채를 발행하기 어렵거나 금리를 높게 줘야 발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CD나 은행채를 빼고 순수하게 고객의 예금대비 대출금이 얼마인지가 중요합니다.

SDE님은 CD를 포함한 예대율이 105%에 이르는 것도 문제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이 예대율 110%정도에서 금융위기가 생겼기에, "105% 정도는 괜찮다"고 말하는 정부의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CD를 포함하지 않은 순수 예금대 대출금 비율인 140%는 정말 위험한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신문 등에서 예대율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올텐데, 순수하게 총예금대 총대출금 비율은 140%정도, CD를 포함하면 105%정도, 은행채까지 포함하면 90%정도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예대율은 사실 90%정도 밖에 안된다"는 보도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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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은행의 위기

경제 2008/11/11 05:18
오늘 핸드폰을 보니 모은행에서 문자가 왔더군요 (해외로밍중이라 문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읽어보니 금리 7.7%에 후순위채를 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대출관련 스팸문자는 받아 봤어도 은행에서 은행채 사달라는 (즉, 은행에 돈을 꿔달라는) 문자는 처음이라 좀 당황되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은행에서 얼마나 급하면 나한테까지 돈을 꾸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은행이 7.7% 금리로 고객에게 채권을 사달라고 문자를 날리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이제 그러한 상상하기 힘든 일이 현실로 일어날 만큼 은행들은 절박한 상황입니다.

국내 은행의 위기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성격이 바뀐데서 출발합니다. 그 전까지 한국의 은행들은 거의 어려움을 모르는 가운데 성장했습니다. 경제 성장기엔 이자율이 워낙 높았기에 국민들은 번 돈을 은행에 차곡차곡 맡겼고, 은행은 이 돈을 기업에 빌려줘 이자 소득을 얻었습니다. 당시는 경제에 정부의 입김이 강했는데, 이로 인해 "큰 기업이 무너지면 경제에 파장이 크기에 정부가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줄 것이다"는 대마불사의 신화가 탄생했고, 따라서 은행은 대기업에 대해선 부도가 나리라고 걱정하지 않고 쉽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이처럼 은행 경영이 원만하던 시절엔 은행간 경쟁도 심하지 않았고, 선진 금융 기업을 배우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적었죠. 무엇보다도 은행은 주주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공익을 추구하는 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바뀌었습니다. 우선, 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은행도 빌려준 돈을 못받아 덩달아 넘어갔습니다. 100년을 이어온 조흥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부도가 나거나 운영이 불가능한 사태가 왔지요. 정부는 부랴부랴 은행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은행은 외국 자본에 넘어갔습니다.

국내 은행을 소유하게 된 외국 자본은 은행 운영의 목적을 수익 창출에 두었습니다. 하긴 외국 자본이 한국 국민 도우러 자선사업차 들어온 것이 아니기에, 투자한 만큼 많은 수익을 기대한 것은 당연했죠. 이들은 단기간에 은행을 공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기업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은행 운영의 방향이 바뀌고 나니 은행의 수익은 대폭 늘었지만,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대율의 상승입니다. 예대율은 은행에 들어온 예금과 은행이 빌려준 대출금의 비율인데, 예대율이 100%라면 은행에 들어온 돈을 다 대출로 빌려줬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국내 은행의 예대율이 124%에 이릅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9월말 예대율이 103%라고 하는데, 이는 CD를 예금으로 계산해서 그렇습니다. CD는 성격이 좀 애매하긴 하지만, 예금보다는 채권에 가깝고, 따라서 예금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즉, 은행에 들어온 예금 보다 은행이 빌려준 대출금이 많다는 뜻이지요. 세일러님의 글(카페 가입 필요. 저랑은 관계 없는 카페입니다 죄송 ㅜ.ㅜ) 보니 최근 몇년간 은행의 예금은 줄고, 펀드 수탁고는 느는 이른바 머니 무브 (money move)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은행 예금이 준다면 은행이 돈을 적게 빌려줬어야 합니다. 그런데 돈을 적게 빌려준다는 것은 즉 수익의 감소를 뜻하지요. 그런데 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은행들은 수익의 극대화를 제1의 목표로 놓고 운영하는 상태이기에 수익의 감소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따라서 은행들은 CD와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서 이 돈으로 다시 개인및 기업에 빌려줬습니다. 문제는 지금 처럼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고, 특히 외국인이 채권을 팔고 시장에서 빠지는 상황에서는 CD와 은행채를 발행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즉, CD와 은행채를 사려는 사람이 잘 없기 때문에 "그럼 금리를 올려줄께" 하고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CD 금리가 높게 형성이 되고, 이에 맞물려 CD 금리가 기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도 높게 올라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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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율은 그냥 참고만 하는 수치지만, 국제결제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존폐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 비율이 10%가 넘어야 되는데, 지금 많은 국내 은행이 10% 수준에서 간당간당하고 있습니다. 만약 10%가 되지 않는다면 은행에 대한 신용도가 떨어져 은행 운영이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은행은 아무리 정부가 돈을 풀라고 꾸짖어도 꿋꿋하게 돈을 움켜쥐고 대출을 조이는 중입니다. 대출 잘못했다가 4분기 BIS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은행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날 수 있기 때문이죠.

따지고 보면 문제의 근원은 국내 은행들이 상업은행이라는 본분을 잊고 투자은행처럼 행동했다는 점입니다. 상업은행 (commercial bank)과 투자은행 (investment bank)은 미국에서 나온 개념으로, 일반인에게 예금을 받아 운영하는 은행은 상업은행이고, 돈을 빌려 기업 등에 투자하는 은행은 투자은행입니다. 투자은행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책임지고 돈을 빌려 투자를 하기 때문에 성공하면 큰 돈을 법니다 (그래서 얼마전까지 미국에서 투자은행가 (investment banker)라는 말은 최고의 직업으로 인식이 되었죠). 그에 비해 상업은행은 고객의 돈을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손해보지 않는데 최고의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고객의 돈을 관리하면서도 수익만 염두에 두다 보니 예금이 적어지자 빚을 내 투자에 나섰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이제 국내 은행들의 문제는 많이 드러났고, 앞으로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워낙 상황이 안좋아 모든 일이 잘 풀린다 해도 은행이 위기를 벗어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듯 싶습니다. 만약 은행권에서 파열음이 난다면 그 파장은 경제 전체를 뒤흔들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은행의 상황 (특히 예대율, BIS 비율, CD, 은행채 금리 등)을 잘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P.S. 은행 문제의 해법에 대해선 위에 언급한 세일러님의 글과 SDE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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