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디플레이션 속에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 대해 썼는데, 쓰고 나니 너무 우울하게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경제 상황이 안 좋긴 하지만, 그리고 정부와 언론이 안 좋은 상황을 감추려 노력하기에 경제의 우울한 현실을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울한 상황만 바라보면 육체와 정신이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을 망칠 위험이 크죠. 그래서 오늘은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조금은 희망이 섞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환율이 오르면서 "환율이 더 오를 것이다"는 주장이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도 환율이 1500원선에서 진정되지 않고,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고, 크레디트스위스(CS)는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65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저도 얼마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몇 가지 이유 (정부 외환보유고 사정에 대한 시장의 불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유럽은행의 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이는 저만의 분석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죠. 이렇게 본다면 환율은 1600원 뿐 아니라 그 이상으로 올라갈 듯 보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모두가 "주가가 더 오른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주가의 꼭대기고, 모두가 "부동산 가격은 더 오른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지기 직전이지요. 그렇다면, 모두가 "환율이 더 오른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환율의 정점은 아닐까요?

과거의 환율과 비교해 본다면, 지금 환율은 1997년 한국 정부가 달러가 바닥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IMF로부터 특별 구제금융을 받던 시점의 환율입니다. 물론 당시 원달러 환율이 2000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그러한 상태가 지속되지는 않았고, 곧장 1600원대 밑으로 내려왔죠. 그렇게 볼 때 1600원대는 한국이 부도상황에 몰려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고, 지금의 환율은 경제상황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가 있죠.

물론 지금 경제 상황이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했기 때문에 잘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말과, 한국이 국가 부도위기라는 말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상황은 국가 부도위기는 아닙니다. 만약 지금 상황이 정말 국가 부도위기라면, 부도는 피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한국이 부도위기다"라는 소문이 퍼지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모두 막히고, 따라서 자금부족이 심화하면서 부도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그에 비해 지금 한국 상황은 자금이 잘 들어오지 않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금 공급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기에, 국가 부도에 몰릴 지경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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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달러가 들어오는 중요 시장인 FX 스왑시장을 보면, CRS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매우 안 좋다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긴 하지만, 지난 며칠 사이에 CRS 금리가 조금 올랐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만약 정말 당장 국가 부도가 날 상황이라면 CRS 거래가 안 되야 정상인데, 거래가 되고, 그것도 달러 구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물론 한국의 외환 사정은 대단히 안 좋지만, 그렇다고 국가 부도 상황에 처했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그런데 환율은 거의 국가 부도 상황의 환율로 올라갔으니,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유럽발 경제위기 등은 분명히 중요한 변수이긴 합니다. 예를 들어, 당장 내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찌 짐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서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기로 한다면 이는 환율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찌 모르는 일이죠. 유럽 은행의 자금 회수가 현실화한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긴 하지만, 이것도 가능성일 뿐이지 확정된 사실은 아니죠.

물론 저는 지금 세계 경제가 처한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한국 경제는 그중에서도 매우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에도 등급이 있는데, 지금 환율은 현실보다 더 나쁜 등급을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보이네요. 물론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환율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다.

P.S. 희망이 잘 안보여서 억지로 희망을 만들어 본 글입니다. 혹시 환율이 폭등하더라도 너무 나무라지는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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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한국과 미국이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주가는 뛰고 환율은 내려가면서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습니다. 이번 통화 스와프 협정으로 한국이 처한 외환 부족 사태가 일단락되고,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면서 움추렸던 시장 참가자들의 마음이 다시 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경제 위기로 궁지에 몰렸던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은 이번 스와프 협정으로 오랜만에 웃는 얼굴을 보였고, 조선일보는 덩달아 즐거웠는지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의 "한글 이름 궁합" 내용을 기사로 올리는 촌극까지 연출했습니다.

물론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한국의 부도가능성을 알리는 크레딧 디폴트 스왑이 내려가는 현상은 대단히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하루 사이에 시장의 근본적인 상황이 바뀐 듯 들뜬 모습을 보이는 모습은 무언가 불안해 보입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처한 위기는 외부의 원인 (세계적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내부의 원인 (부동산 거품의 붕괴 위험 및 기업과 은행의 부실화), 내외부 원인의 결합 (한국 경제에 대한 불신 및 세계적 신용경색 때문에 한국에 달러를 빌려주려는 투자자가 부족함), 그리고 리더십의 부재 (리만 브라더스) 등 다양한 원인에서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한미 통화 스왑은 수많은 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외환부족을 완화해줄 뿐입니다.

외환시장의 움직임만 봐도, 30일 FX 스왑시장에서 CRS 금리는 전날 대비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스왑 머니가 거의 없다는 뜻인데, 이는 크게 봐서 한국에 달러를 빌려주려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즉,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달러를 스와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아직 관망하며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는 뜻이지요.

사실 미국이 공급하는 300억 달러는 한국 전체 외환 보유고 (2000억 달러 이상)나 외환시장의 크기 (하루에 수십억 달러 규모), 그리고 한국이 갚아야 하는 단기 외채의 규모 (내년 6월까지 상환할 금액이 천억 달러 정도)에 비하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닙니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상징성인데, 시장이 악화한다면 이러한 상징성이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지요. 

따라서 일단은 미국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채결함으로 한국 경제의 숨통이 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환경이 완전히 바뀐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주의깊게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위기가 다 지나갔다"는 언론의 유혹에 넘어가면 안된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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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통화 스와프란 서로 다른 통화를 일정기간 서로 빌려주는 거래인데, 즉, 한국은 원화를 미국에 빌려주고, 미국은 한국에 원화를 빌려준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로 빌렸던 돈을 다시 갚게 됩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자체는 원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소재입니다. 최근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에서 나타났듯, 미국 정부에 대한 세계 금융계의 믿음은 아직 굳건하고, 그러한 미국이 한국의 원화를 바탕으로 달러화를 빌려준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의 신용도를 올려주기 때문이죠. 또한 지금까지 나온 정부의 대책이 대부분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기에 시장이 무시하거나 오히려 실망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미국과 통화 스와프는 거의 예상을 하지 못하던 일이 갑자기 이루어졌기에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요즘 시장은 워낙 불확실성이 많아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모든 위험이 끝났다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우선, 통화 스와프는 꾸준히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한 번 주고 받는 돈이기 때문에 한국의 외환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즉, 이미 2천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가 있는데도 시장이 불안하다면, 미국으로부터 300억달러가 들어와도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부족할 수 있는 것이죠.

또 한가지는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 자체가 외환 부족을 시인한 것으로 여겨진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요즘 시장이 워낙 예상을 빗나가는 반응을 보이다 보니 이러한 예측도 완전히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계약이 장기적으로 어떠한 긍정적,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찌는 지금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같은 상황에선 한 달 후도 예측이 극히 어렵습니다). 또한 미국이 이를 댓가로 무엇을 요구하리라는 설도 많지만, 이는 확인된 부분이 아니기에 확인이 된다면 그때 다시 다루겠습니다.

어쨌든 지금 역외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 환율이 1400원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내일 FX 스왑 시장과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보면 이번 계약이 어떠한 파장을 몰고올 찌 조금 더 정확히 알 수 있겠네요.

P.S. 정확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지만, 일반적인 통화 스와프 거래에 비추어 생각한다면, 한미간의 통화 스와프거래에서 다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1. 환율은 처음에 정해 놓은 환율로 바꾸었다 다시 바꿉니다. 예를 들어, 지금 환율을 1달러당 1400원으로 정한다면, 미국이 백만달러를 빌려주고 한국이 14억원을 빌려준 다음,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국이 14억원을 갚고 한국은 백만달러를 갚습니다. 즉, 나중에 환율이 변해도 서로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없는 것이 스왑 거래죠.

2. 스와프 거래에서 이자는 상호지불이 원칙입니다. 단, 요즘 한국의 FX 스왑시장에 달러가 부족해 달러를 빌리고 원화를 빌려주는 사람은 리보 금리를 내지만, 그 상대방, 즉 원화를 빌리고 달러를 빌려주는 사람은 이자를 거의 안냅니다 (즉, CRS 금리가 거의 제로)만, 이는 특수상황입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스왑거래를 할 경우 이자는 어떻게 될찌에 대해선 자세한 발표를 지켜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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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후, 20일 외환시장은 크게 출렁였고, 21일엔 조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최소한 정부의 안정 대책 발표후 크게 상승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대책이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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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외환 스왑 시장이 최악인 상황. CRS가 0%까지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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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외환 스왑 시장의 모습. 16일과 비교하면 훨씬 나아진 모습)


외환스왑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한때 0%까지 떨어졌던 CRS 금리가 1.3%까지 올라가면서 -600bp가까이 벌어졌던 스왑 베이시스가 -438bp로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스왑 베이시스가 한 두자리수 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직도 스왑 시장에 달러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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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2007년까지 1년 스왑 스프레드의 변화 모습. 2006년 중반 이전까지는 대부분 -50bp이내였음)

지금 외환 스왑시장은 달러 구하기 힘든 한국 금융기관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심각한데다가, 한국의 외환 사정과 한국 은행들의 유동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외국의 금융기관들이 한국 금융기관에 달러를 빌려주지 않자, 급하게 달러가 필요한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비싼 이자를 주면서 스왑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국의 돈줄이 끊겼는데도 그럭저럭 경제가 굴러가는 것은 외환 보유고 덕분입니다. 즉, 외국에서 달러를 빌려올 수 없어도 한국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던 외환을 풀어서 당장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환부족사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은행도 외환을 무한히 풀 수 있지는 않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외국의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외환위기는 불가피합니다.

영국의 파이넨셜타임스는 한국이 내년 6월까지 950억달러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 관료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처럼 외국의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 큰 금액을 갚을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정부의 외환보유고를 곶감 빼먹듯 써가며 빨리 외국 자본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는 형편입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 상황은 97년 외환위기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단, 그때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환이 없자 바로 IMF에 손을 빌려야 했는데, 지금은 외환 보유고를 써가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는 차이 뿐이지요.

만약 몇달 내로 달러가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외환위기는 현실이 되고 맙니다. 달러가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인데, 요즘은 어느 정도 문제해결의 단초가 보이는 듯도 싶습니다 (물론 확실히 알기 위해선 더 지켜봐야죠). 또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국가가 늘어나느냐가 문제인데, 만약 수십개 국가가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게 되면 심리가 위축되어 한국도 어려움에 휩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외환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진정한 외환위기가 끝나기까지는 몇달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달러 수급상황을 쉽게 알려면 이 링크로 가셔서 CRS 금리 (1년물)의 Offer와 Bid의 중간값과 IRS 금리 (1년물)의 Offer와 Bid의 중간값의 차이를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21일 기준으로 4.38%, 즉 438bp인데, 이 수치가 50bp미만으로 떨어지면 달러 유동성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럴 날이 올찌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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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 금리의 중요성

경제 2008/10/19 21:09
원화와 외화가 만나 주인을 바꾸는 외환시장과 달리, 외환스왑시장은 원화와 외환을 가진 사람이 만나 일정기간 서로 돈을 빌려줬다 다시 받기로 약속하는 시장입니다. 외환시장과 외환스왑시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환율의 동향을 예측하려면 양쪽의 상황을 모두 살펴야죠.

외환스왑시장에서 중요한 두가지 지표는 통화스왑(CRS) 금리와 이자율스왑(IRS) 금리가 있습니다. CRS 금리는 원화를 빌려주고 달러를 빌리는 사람이 받는 금리입니다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빌리는 사람이 받는 금리는 리보 (LIBOR) 금리이기 때문에 따로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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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라는 은행이 1000달러가 있고, B라는 은행이 120만원이 있다면, 환율을 1달러/1200원으로 정하고 1년간 1000달러와 120만원을 맞교환합니다. 그리고 서로 돈을 빌린데 대한 이자를 교환해야 하는데, A은행은 B은행측에 CRS 금리만큼을 내고, B은행은 A은행에 LIBOR 금리 만큼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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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스왑 (IRS)은 서로 다른 종류의 이자를 맞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C라는 은행은 CD금리로 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CD금리가 변하면 이자를 더 많이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C은행은 안전하게 고정금리로 내기 원합니다. 이럴 때 이자율스왑을 이용하면 이자율을 고정할 수 있죠. 이렇게 고정금리 이자를 주고 변동금리 이자를 받는 이자율스왑을 IRS 페이라고 합니다 (IRS 리시브는 반대겠죠).

CRS금리에서 IRS금리를 뺀 값을 스왑 베이시스 (swap basis)라고 부릅니다. 스왑 베이시스는 한국에서 달러를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죠. 예를 들어, CRS 금리가 높고 (즉, 달러를 구하기가 쉽고) 국내의 이자율이 낮다면 (즉, IRS 금리가 낮다면), swap basis는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CRS 금리가 낮고 (즉, 달러를 구하기가 어렵고) 국내의 이자율이 높다면 (즉, IRS 금리가 높다면), swap basis는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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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워 16일에는 CRS 금리가 0%까지 내려갔고, 금리는 계속 올라 1년물 IRS가 6%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따라서 스왑 베이시스는 1년물 기준으로 -598bp (베이시스 포인트), 즉 5.9%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는 사상 최저치로서, 그만큼 달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러한 스왑시장의 혼란을 막고자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중 은행에 직접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달러를 무한정 보유한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달러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한국은행의 달러도 바닥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처럼 외국에서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오래된다면 한국으로선 대단히 큰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앞으로 몇달 내에 해외의 신용경색이 완화되어 한국으로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한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반대로, 해외의 신용경색이 빠르게 풀리고 한국으로 다시 달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한국경제는 숨통이 트게 되겠죠. 특히 정부와 한나라당이 은행의 대외채무를 보증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외국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문제는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가 국가 부도에 직면한 지금, 외국의 금융기관이 한국을 믿고 돈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북한의 '중대발표 임박설'까지 나도는 마당에, 어떻게 될 찌 모르는 나라에 돈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겠죠. 어쨌든 아직 희망을 포기하기는 이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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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어제에 이어 오늘 (10일) 외환시장은 큰폭으로 출렁거리며 새로운 방향을 탐색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제는 113원이 오르내리더니 오늘은 235원이 오르내리면서 결국 이틀 사이에 환율이 86원 떨어졌습니다.

어제 환율 하락은 "정부 개입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오늘 환율 하락은 "정부가 환투기를 조사한다는 소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환율이 오르면 정부가 나서서 달러 풀고, "환투기 세력을 조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환율이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몇달간 정부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했습니다.

"세상은 평평하다"를 쓴 토마스 프리드만은 내전 중인 레바논에 거주하면서 레바논 날씨 정보를 본사에 보내야 했다고 합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던 그는 이웃 레바논 사람에게 "내일 비가 올까?" 하고 물어서, "응" 하면 "내일 베이루트 날씨- 비올 확률 높음"이라고 본사에 송고했다고 합니다. 그는 기자 생활을 하다보니 언론에 나오는 분석이 대부분 이런 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랄찌, "금리를 인하한다는 소식에 환율이 올랐다"는 기사를 읽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수긍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그날 금융시장의 반응이 반대일 경우에 대비해 이미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실망 때문에 주가가 내렸다" "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적다는 소식에 환율이 내렸다"는 기사를 준비해 놓았는지도 모르죠. 특히 "환투기 세력에 대한 조사"는 환투기 세력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들의 심리를 어떻게 알아 기사를 쓸 수 있을까요?

지난 이틀간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보며, 지금 상황에서 불안심리 (또는 환투기세력) 때문에 환율이 오를 수 있는 한계는 1500원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1500원대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0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높은 수준입니다. 지금 처럼 한국이 외환보유고가 (최소한 장부상으로는) 많은 상황에서는 1500원대 이상은 나오기 힘들죠.

이명박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늘 실패한 것은 바꿔 말해 외환시장이 외부의 왜곡을 거부할 만큼 시장의 원리가 잘 작동하는 중이라는 뜻도 됩니다. 따라서 시장 특유의 리듬을 따라 예상외로 빠르게 올라갔다면,그만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떨어져도 당연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어제 그러한 움직임이 보였고, 오늘 그러한 움직임이 확인된 셈이죠.

하지만 이는 지금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하는 말이고, 어제 썼듯 아이슬란드와 파키스탄이 모라토리움이나 디폴트를 선언하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전혀 다른 역학이 발생하면서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환율이 오르는 사태가 올찌도 모릅니다. 어제와 오늘의 외환시장이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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