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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31 끝나지 않은 세계 경제 불안 (1)
지난주 세계 증시는 오랜만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주가지수가 상승했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연일 상승하며 1700선을 회복하였습니다. 1000원대에 진입했던 원/달러, 원/100엔 환율도 900원대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시장의 불안요인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되었기에 이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옵니다.

시장 분위기가 이처럼 바뀐 계기는 역설적으로 베어 스턴스의 몰락이었습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포춘지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뽑혔던 베어 스턴스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하루 아침에 JP 모건 체이스에 헐값으로 인수되었습니다. 베어 스턴스의 몰락이 전반적인 주가 상승의 시작점이 된 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90년의 드럭셀 버남 렘버트 사태나 98년의 롱텀 캐피털 사태 등, 대형 금융기관의 몰락을 계기로 하락장이 상승장으로 바뀐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번에도 베어 스턴스 사태가 상승장의 시작이 되길 기대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는 여전히 많습니다. 하루에 30%가 오른 쌀값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쌀값의 갑작스러운 상승은 이집트의 쌀 수출 금지령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미 쌀 수출국 2위, 3위인 베트남과 인도가 쌀 수출 제한조취를 취한 가운데 쌀 수출국 1위인 이집트까지 쌀 수출을 중단하자 아시아인의 주식인 쌀을 국제시장에서 구하기가 극히 어려워졌고, 따라서 순식간에 쌀값이 폭등한 것입니다. 이미 세계의 쌀 보유고는 1976년 이후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기에 앞으로도 쌀값은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쌀값 폭등은 세계 경제가 처한 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이집트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쌀 수출을 중지한 이유는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하기 때문이고, 이들 나라가 인플레이션을 겪는 이유는 세계의 중앙은행이 돈을 너무 많이 풀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돈의 공급이 많은 것은 미국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금융기관이 돈부족 상태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즉, 미국에서 자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풀었고, 다른 나라도 이에 동조해 돈을 풀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왔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쌀 수출을 막는 결과를 낳아서 결국 아시아 여러 나라가 사회적 불안을 겪는 상황을 낳았습니다. 그야말로 나비효과라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로 한 곳의 상황이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곳에 큰 영향을 끼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러한 예상치 못한 위기가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찌 모른다는 점입니다. 즉, 세계 경제가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한 곳의 위기가 끝났다고 안심할 수는 없고, 세계 대부분의 지역이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이 되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이라크의 송유관 테러로 인한 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취약점을 보여줍니다. 27일 이라크 주베르 유전에서 바스라항을 연결하는 송유관에 폭탄테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석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라크나 사우디 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유전이나 송유관, 수출항 등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세계적인 유가 폭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은 나온지 오래됐습니다 (예를 들어 로버트 베어의 Sleeping with the Devil). 이번 이라크의 송유관 테러는 이러한 암울한 예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중동은 "화약고"라는 별칭에 어울릴 정도로 불안한 지역이고, 특히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더욱 불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중동지역의 안정"을 목표로 내세운 미국의 행동은 "중동지역의 불안"을 고조했고, 이는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불안 요인입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에는 불안요소는 너무 많아 보입니다. 시장에 훈풍이 불려면 아직 오랜 시간이 걸릴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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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