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2/24 위기에 빠진 유럽 (2)
  2. 2008/12/19 한국이 달러, 유로화 사용국이 될 수 있나? (5)
  3. 2008/11/19 유로화의 미래는? (4)

위기에 빠진 유럽

해외 2009/02/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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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이후로 다시 가치가 떨어지는 중인 유로화)

최근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유럽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동유럽 경제 위기에 대한 무디스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로, 동유럽에 돈을 많이 빌려준 서유럽의 은행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 경제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양상이 보입니다.

작년 9월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유럽이 미국보다 위기를 잘 극복하리라고 보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빚을 내서 과소비를 하는 소비주의가 덜하고, 기업이나 은행들도 미국보다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기에 위험한 투자를 적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유럽의 금융기관도 미국과 큰 차이가 없이 위험한 투자를 많이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는 유럽 경제에 대한 신뢰의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겪으면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법을 통과하였고, 이 법에 따라 위험한 투자는 투자은행만 할 수 있었지만, 유럽은 이러한 구분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 은행이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 뛰어들어도 법적인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실제로 1998년 미국에서 LTCM이 고위험 고수익 거래를 벌이다 파산의 위험에 처하는 사건이 벌어질 때, LTCM과 함께 가장 큰 손실을 본 기관 중 하나가 바로 스위스의 UBS였죠. 이처럼 유럽의 금융기관들은 월스트리트의 파생상품부터 동유럽까지 고수익을 쫓아 위험을 감수하며 많은 돈을 빌려줬고, 그 결과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치자 미국 은행들 만큼이나 많은 손해를 봤습니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에서 언급했듯, 미국과 프랑스는 문화가 다르고, 따라서 경제를 대하는 태도도 다릅니다. 쉽게 말해 미국인은 무조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이 많은데 비해, 프랑스는 포도주를 마시며 예술을 논하는 등 인생을 즐기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최근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도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동경이 많이 늘었고, 미국인들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여 돈을 벌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그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예로 비방디 유니버셜의 회장이었던 장-마리 메시에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들 수 있습니다.

메시에는 Compagnie Générale des Eaux 라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인수합병을 통해 유럽에서 미국, 상수도사업에서 영화산업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재벌을 세웁니다. 그런데 그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벌인 공격적 인수합병은 80년대 미국 기업들의 전략 그대로입니다. 즉, 그는 미국 기업들이 과거에 쓰던 방식대로 미국 기업을 먹어치움으로 미국 경제계의 허를 찌른 셈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인수 합병은 현금 흐름에 조금마한 문제만 생겨도 위기에 처하는 허약한 기업을 낳기 마련이고, 실제로 비방디 유니버셜이 적자를 기록하자 메시에는 회장직에서 쫓겨나고, 그가 건설한 제국은 여러 조각으로 나뉘고 맙니다.

사르코지는 이민자의 아들로 프랑스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특이한 존재입니다. 샤를 드골에서 자끄 시라크까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과 각을 세움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습니다. 그런데 사르코지는 처음부터 미국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표현하였고, 프랑스에 미국식 자본주의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물론 프랑스의 문화가 워낙 미국 문화와 다르고, 프랑스에는 전통적인 기득권을 누리는 수많은 세력 (노조, 농민, 심지어 도시 빈민까지)이 있기에 그의 개혁이 이루어질찌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프랑스에서 사르코지처럼 친자본주의, 친미 인사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프랑스 내에 "미국을 닯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유럽 경제는 위기에 처한 듯 하고, 이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찌가 문제인데, 이를 예측하기 위해 독일 국채와 다른 나라 국채의 이자율 차이인 spread vs bund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다음은 11월의 spread vs bund입니다.


다음은 오늘자 spread vs bun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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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비교해 보면 세 달 만에 유럽 국가들의 Spead vs bund가 많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유로화의 미래는?에 썼듯, spread vs bund가 벌어진다는 것은 유럽 각국 경제에 대한 평가의 차이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유럽 여러 나라가 유로화라는 하나의 통화를 쓰는데, 이렇게 나라마다 경제상황이 다르다면 결국 유로화는 유지되기가 힘듭니다. 물론 프랑스와 독일이 많은 희생을 해가면서 다른 나라를 도와준다면 유로화 체제가 유지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경제 위기가 심해지고, 프랑스와 독일에도 실업자가 늘어나는 판에 "유럽 통합"이라는 명분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이 다른 나라의 짐을 계속 지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로화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말 가능성이 크겠죠.

아직은 위기의 시작 단계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유럽, 특히 유로화의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과연 유럽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찌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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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얼마전 복거일씨는 조선일보에 올린 글에서 "달러를 써야 환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달러는 "표준 화폐" (무슨 뜻인지는 저도 모릅니다)이기 때문에, 번거롭고 부정확한 환전의 문제를 해결하고, 환율의 급등락을 막는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그는 달러를 쓴다면 "심리적 손실"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유럽 국가들도 유로화를 채택하였다는 사실을 볼 때, 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달러는 미국이라는 주권국가의 화폐이기에 한국이 달러를 공식으로 쓰게 된다는 말은 곧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뜻이고, 실질적으로 미국의 속국이 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복거일씨는 과거에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자"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한국은 아이들이 영어로 대화하고, 어른은 달러를 주고 받는 사회인 듯 싶습니다.

달러를 한국의 화폐로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현실성이 없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동감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유로화는 여러 나라가 쓰는 화폐니 한국도 유로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끔 보입니다. 실제로 지금 유로화를 쓰는 나라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최근엔 위기를 맞은 아이슬란드도 유로화 가입을 추진한다고 하니, 한국도 국제적인 통화인 유로화 사용국이 될 수 있을 듯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로화 사용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우선, 유로화는 유럽연합이라는 정치공동체를 위한 통화이고, 유럽연합은 말 그대로 유럽국가들의 연합입니다. 유럽은 작은 대륙 위에 다닥다닥 붙은 국가들이 수천년간 아옹다옹하고 살아온 지역입니다. 그러한 역사 속에 미운정 고운정 다 들며 살아온 유럽 국가들 가운데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자"는 공감대가 퍼졌고, 그 표현이 유럽연합입니다. 그런데 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는 한국이 뜬금 없이 "우리 외환 사정이 안 좋으니 우리도 유럽 연합에 껴달라" 한다면 가당치 않은 말이겠죠. 터키의 예를 들자면, 터키는 국토의 일부분이 유럽에 속하였지만, 유럽 연합에 가입하려고 해도 "터키는 유럽이 아니다"는 정서 때문에 아직까지도 가입하지 못하였습니다. 한국은 유럽 연합 가입 신청서도 작성을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유로화 사용은 불가능하겠죠.

정치적, 문화적 이유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경제적으로만 봐도, 한국이 유로화 사용국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쓰기 위해선 이 나라들의 경제 수준과 상황이 비슷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나라의 경제 사정이 좋은데, 다른 한 나라는 안 좋다면, 두 나라가 공통으로 쓰는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고, 따라서 경제 사정이 좋은 나라가 손해를 봅니다. 따라서 유로화 사용국들은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 물가 인상률 등에서 미리 정해 놓은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을 따르지 못하는 국가는 징계를 받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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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이탈리아의 경제사정이 안좋아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너무 높게 형성되었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4.32%로, 독일 대비 금리가 1.32%나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높은 국채 금리가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미 2년전 IMF로 부터 "경제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로화 체제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은 이탈리아는, 경제불안이 지속되며 허약한 경제 체력을 드러냈기에 앞으로 어떻게 될찌 불안한 상황입니다.

영국은 한때 유럽 단일 통화를 쓰려 하였으나 환율불안으로 꿈이 좌절된 예입니다. 1990년에 유로화체계의 전신인 유럽환율조정장치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 이하 ERM)에 가입한 영국은 규정에 따라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어야 하는데,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게 올린 상태에서 가입했기 때문에 환율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국제 투기 세력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파운드화를 공격하였고, 영국은 규정을 지키지 못해 ERM에서 퇴출당하는 사태를 막고자 외환보유고를 털어 넣어 환율 방어에 나섰죠. 하지만 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도 환율이 내릴 기미를 안보이자 자진해서 ERM에서 빠져나왔고, 결국 유로화 출범국이 되지 못하죠 (물론 영국 사람들은 "우리는 원래 유로화 안 좋아 한다"고 말하지만, 한때 영국이 유럽 통화 체계에 들어가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입니다).

영국과 이탈리아의 예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유로화에 가입하려면 경제가 튼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환율이 불안정하거나, 국체 금리가 너무 높은 (즉, 외국에서 보기에 불안한) 나라는 유로화에 가입할 수 없거나, 가입한 뒤에도 언제 쫒겨날찌 모른다는 뜻이지요 (체코는 최근에 유럽 연합에 가입하였지만 경제사정이 받쳐주질 않아 유로화 사용이 뒤로 밀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대표적으로 환율이 불안정하고, 국채 금리가 높은 나라입니다 (한국 10년물 국고채 수익률 4.57%). 따라서 유로존 국가들이 한국을 받아줄 리가 없죠.

이처럼, 다른 나라의 통화권에 편입되어 외환 위기를 피하겠다는 생각은 자존심을 버린 태도일 뿐 아니라 현실성도 없습니다. 어느 나라가 자국의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감수하고 한국을 자국 통화권에 편입시켜 주겠습니까?

외환 위기를 극복하려면 달러화, 유로화 사용국이 되겠다는 허황된 꿈을 버리고 건강한 경제를 만들어 원화의 가치를 올리는데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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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유로화의 미래는?

경제 2008/11/19 02:49
유로 (Euro)는 15개 유럽국가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유로화를 쓰는 국가를 묶은 유로존은 2007년 실질 구매력 GDP기준으로 미국을 앞설만큼 중요한 경제지역입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이란 각국의 발행하는 양, 인플레이션의 정도, 정부의 재정적자와 채무, 그리고 경제상태와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다르기 마련이지요. 15개국이 하나의 통화를 쓴다는 말은 참여국 모두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경제를 조심스럽게 운영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체제를 운영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대단한 믿음이 필요하죠.

2002년 1월 1일 부터 통용되기 시작한 유로화는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원만하던 지난 6년간 유로화가 잘 유지되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유로화의 미래가 밝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로 유로화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벌어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폭락과 이에 따른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 (유럽환율조정장치, 이하 ERM)로부터의 퇴출은 통화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라가 유로화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보이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ERM은 단일 통화를 도입하기 위해 유럽 각국간 환율의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장치입니다. ERM 참여국들은 서로 환율을 연동하되, 변동폭을 어느 정도 허용합니다 (물론 유로화 출범이 다가오면서 변동폭이 전혀 없는 고정환율로 바뀌죠). 원래 이 제도는 1977년에 시작되었는데, 영국은 뒤늦게 1990년에 참가합니다.

ERM에 참가할 당시 파운드화는 독일 마르크화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ERM에 참가한 이상 영국 정부는 높은 환율은 유지할 수 밖에 없었죠. 이러한 상황을 관찰하던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가 결국 약세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파운드화 공격을 준비합니다. 파운드화를 빌려 외환시장에 판 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파운드화를 되사서 빌린 돈을 갚고 차익을 얻는 수법을 쓰려는 것이였죠.

이런 상태에서 독일이 통일비용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생기자 분데스방크 (독일 중앙 은행)는 금리를 인상합니다. 독일의 금리가 높아지자 마르크화 대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ERM에 가입한 상태라 파운드화가 마르크화 대비 6% (허용 변동폭) 이상 가치가 떨어지면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불명예를 무릅쓰고 ERM에서 탈퇴하거나 아니면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할찌를 결정해야 했는데, 결국 후자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때를 기다리고 있던 투기세력은 준비했던 파운드화를 일시에 시장에 내다 쏟고, 이로 인해 파운드화의 가치는 겉잡을 수 없이 떨어집니다. 다급해진 영국 정부는 금리를 10%에서 12%로 올리고,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를 대거 사들입니다. 모든 노력에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자 그날 저녁 영국 정부는 ERM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즉, "우리는 더 이상 환율을 지켜낼 수 없다"고 항복선언을 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1992년 9월 16일 영국의 검은 수요일 (Black Wednesday)입니다. 이렇게 해서 영국은 ERM에서 빠졌고, 결국 유로화 출범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로화 체제에 가입한 나라 중에서 경제규모가 크면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나라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죠. 이탈리아는 생산성이 워낙 낮은데다가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공적 부채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뒤에는 풀리지 않는 이탈리아 사회 특유의 부패와 구조적 모순이 숨어있죠 (이에 대해선 집단 우울증에 빠진 이탈리아 사회 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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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년전 IMF는 이탈리아가 경제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로화 체제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탈리아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 증거가 이탈리아의 높은 국채 이자율입니다. 유로존 각국의 국채금리는 독일의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17일 현재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3.65%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4.65%로 이른바 Spread vs Bund가 +1.00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이탈리아 국채가 독일 국채에 비해 27%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리차는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깝다"고 합니다. 만약 이탈리아 경제가 계속 문제를 일으킬 때 독일은 이탈리아로 인해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사태를 용인할까요? 아니면 영국이 ERM에서 퇴출되었듯, 이탈리아도 유로화에서 퇴출될까요? 그리고 이탈리아가 퇴출된다면 경제 규모는 작지만 국채금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그리스, 포르투갈 등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입니다.

물론 유로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은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며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특히 동유럽국가들이 대거 유로화에 참여하면 유로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통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일인가 하는 의문은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1992년 검은 수요일을 겪고 유럽 단일 통화에서 탈퇴한 영국이 그 후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파운드화가 강세를 기록해 "검은 수요일"을 "하얀 수요일"로 부르는 사람이 늘었는데 비해, 유로화의 핵심인 독일은 유로화 출범 이후로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과연 유로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가 들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달러가 위험하니 유로화는 안전할 것이다"는 단순한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유로화라는 실험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찌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글
European Governments of the Eurozone are Separately Responsible for Their Euro-de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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