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는 예상대로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고, 이제 각 당은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대비체세를 갖춰가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당이 원하는 만큼 득표를 못하였기에 앞으로의 진로가 순탄치 않을텐데요, 이번 선거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정당의 미래를 예상해 보겠습니다.

1. 대통합민주신당의 붕괴-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개혁세력을 당선시킨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부족한 모습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열린우리당 실정 책임론"이 나오자 아무도 책임지려는 사람 없이 멀쩡한 당을 흩었다 다시 만든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한 일이었죠. 전에도 글을 썼지만, 21세기 유권자는 자신의 마음에 쏙 맞는 후보를 찍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도 대통합민주신당은 색깔을 가리지 않고 다 모아보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당입니다. 이러한 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리가 없지요.

대통합 민주신당은 이번 선거의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당을 해체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제 더 이사람 저사람 많이 모아놓고 세력을 자랑하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내에 친노계열은 친노계열대로 모이고, 중도파는 중도파 대로 모여 자신의 정치색을 분명하게 하고, 지지자들을 결집해 총선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워낙 다양한 정파를 한 곳에 모아놓고 보니, 대선을 치를때도 뚜렷한 정책 없이 "가정 행복"을 모토로 내놓을 만큼 정치색이 모호했습니다. "반이명박, 반 한나라당"이라는 구호가 이러한 정책의 부족을 덮지 못한다는 사실은 선거 결과가 보여준다고 봅니다.

2. 민주당의 소멸- 민주당은 전라도라는 지역을 기반으로하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노선을 따르는 당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전라도라는 지역기반은 열린우리당에 뺏기었고, 이번 대선을 계기로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정치적 결별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도, 일꾼도, 정체성도 없이 간판만 남은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슬픈 현실은 이 당 저 당 떠돌다 뒤늦게 입당한 이인제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내줄 때 이미다 드러났습니다. 이제 조순형, 이상열 의원이 탈당하는 등 주요인사도 거의 빠져나갔으니 이제 조용히 간판을 내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3. 민주노동당의 변신- 민주노동당은 진보계열 정당이 전무하던 한국에서 진정한 진보계열 정당을 건설하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진보계열 정당이 하나이다 보니 그만큼 진보계열 유권자의 지지를 독점했고, 그런지가 7년에 이르다 보니 "우리만이 진정한 진보"라는 식의 교만 및 매너리즘이 서서히 몸에 베어드는 듯한 모습입니다. 지금까지는 진보정당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땅집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해왔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그러한 태도로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유권자가 우경화되었다지만, 우파의 득세와 중도파의 무능을 보며 좌파에 흥미를 느끼는 국민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흘러간 옛노래 같은 소리만 반복한다면, 민주노동당은 발전할 수가 없겠지요. 특히 민주노동당과 일부분 비슷한 주장을 펼치면서도 "우리는 좌파, 우파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났다"고 주장한 문국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보다 득표율이 더 높았다는 사실을 민주노동당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같은 주장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마음을 울리는 강도가 다른 법입니다.

4. 한나라당의 내분-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만족할만한 성적을 올린 당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이미 한나라당은 심각한 내분에 빠져든 모습입니다. 우선, 한나라당의 당헌에 따르면 당권 대권 분리가 원칙이었고, 따라서 대통령은 정부를 이끌고 당은 당의 지도부가 이끄는 구조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야당이었기에 이러한 구조는 이론으로만 존재했죠).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당선이 되자 마자 "당청일체"를 주장하고 나왔습니다. 즉, 이명박 당선자가 당도 통치하겠다는 선포였죠. 박근혜측에선 당장 들고 일어날 분위기입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이명박 당선자가 당을 통치하겠다는 말은 국회의원 공천권을 가지겠다는 말이고, 이는 박근혜씨 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죠. 지금 경상남북도 대부분의 지역에선 한나라당이 후보로 내기만 하면 당선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 공천권은 국회의원 지명권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이명박 당선자가 한나라당을 직할통치한다면, 당내의 요직은 모두 친이명박 인사가 차지할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상당수도 이명박후보가 차지하게 되겠죠.

이명박씨가 5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되기는 했지만, 한나라당 내에서 입지는 그리 튼튼하지가 않습니다. 정치적으로도 한나라당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한다면 아주 조금은 중도에 가깝죠. 그리고 이명박씨는 전국적으로 지지도가 넓다고 하지만, 다르게 본다면 경상도의 지지율이 떨어집니다. 만약 이명박당선자가 박근혜씨를 지나치게 몰아칠 경우, 박근혜씨는 경상도 출신 의원들과 함께 탈당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일이긴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당선된 후 자신의 지지자들을 모아 당을 만들었듯, 여당이 분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5. 이회창 신당의 성장- 신한국당,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이회창씨가 이번엔 심대평씨와 손을 잡았습니다. 심대평씨는 국민중심당 대표고, 국민중심당은 자민련의 대를 잇는 충청지역당입니다. 이회창씨는 신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다는데, 결국 이회창 신당은 국민중심당과 연합, 또는 합당을 추진할 듯 보입니다.

이회창 신당이 만족할만한 세력으로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박근혜씨가 합류하는 것인데, 대선기간 중 이회창씨가 박근혜씨에게 세 번이나 찾아간 것은 대선만이 아닌, 총선까지 염두에 둔 러브콜이었을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박근혜씨가 한나라당을 나오기는 힘들기에, 이회창 신당 쪽에선 한나라당의 내분이 깊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6. 창조한국당의 힘겨운 홀로서기- 문국현 후보는 인터넷의 인기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6%에도 못미치는 득표율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물론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다면 모두가 패한 선거였기에 그의 선전이 나름 돋보이는 면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그의 정치인생이 험난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네요.

지금 창조한국당의 국회의원은 김영춘씨 한 명이고, 그는 이미 총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였기에 창조한국당은 백지에서 총선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났듯, 현실정치의 벽은 매우 두껍고, 자본도 근거지역도 없는 정당이 홀로 총선을 치르는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국현 후보의 바램대로 한국을 재창조하려면 대선만큼이나 총선이 중요하고, 그렇다면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유능한 인재를 얼마나 후보로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할텐데, 만약 유능하고 정치색이 잘 맞는 사람을 많이 영입 한다면 총선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면 또 다시 실현되지 못한 가능성만으로 끝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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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엔 사상 가장 많은 12명의 후보가 출마를 하였습니다. 선거가 며칠 안남은 지금, 심대평, 이수성 후보를 제외한다면 사퇴한 사람도 없으니, 가장 많은 사람이 출마했을 뿐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끝까지 남는 기록도 세우겠군요.

후보가 많이 나오는 선거이다 보니, 과거처럼  후보단일화도 많이 이루어질 듯 한데, 이번 선거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는 어느 정도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과거 같으면 몇 명은 후보 사퇴를 할텐데, 그러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군요.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대선후보의 다양화는 정치세력 세분화가 그 원인입니다. 과거에는 정치판에 좌파와 우파가 있었을 뿐인데, 지금은 좌파도 정통 좌파, 유연한 좌파 등으로 나뉘고, 우파도 강경우파, 실용 우파 등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정파가 세분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스펙트럼에 딱 맞는 후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회창 후보가 그러한 예지요.

이회창 후보는 BBK로 인해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 경우를 대비한다며 출마했지만, 검찰이 BBK에 대해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다음에도 후보 사퇴는 커녕 내년 총선용 정당까지 만들었습니다. 즉, 이명박 후보의 낙마 대비는 핑계였고, 그가 정치에 돌아오기 원했기에 출마했다는 것이 분명하죠. 그가 정치판에 돌아온 가장 큰 원인은 그의 출마를 원한 수많은 보수 유권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가 충분히 보수적이지 못하다고 봤고, 좌파 정권 종식 정도로는 성이 안차기에 정통 보수 후보를 내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회창 후보가 나오게 된 것이죠.

문국현 후보도 그렇습니다. 만약 정치를 보수와 진보로만 나온다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모든 진보를 통합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들은 그냥 막연한 "진보 정파 통합"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마음이 없습니다. 그들은 분명하게 양심적이면서도 현실성 있는 진보의 목소리를 낼 후보를 원했고, 그 후보가 문국현 후보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정동영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지요. 이들은 처음부터 "개혁세력 집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문국현 후보의 삶와 메시지가 마음에 들어" 문국현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문국현 후보가 정치의 큰 틀 때문에 후보 사퇴를 한다면, 이는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일 수 밖에 없지요.

정동영 후보는 정치적 스펙트럼은 매우 넓고, 개혁대 보수라는 정치의 틀을 바탕으로 지지자를 모았다는 점에서 보수진영의 이명박 후보와 동일하게 20세기형 후보라고 부를만 합니다. 그에 비하면 이회창 후보나 문국현 후보는 정치의 세분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뜻을 바탕으로 출마했다는데서 21세기형 후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물론 두 사람의 정치색은 너무도 다릅니다만).

문제는 정동영 후보가 20세기 정치 구도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문국현 후보나 그의 지지자들도 자신의 논리 (개혁대 보수 구도에서 개혁 세력의 승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논리는 20세기 처럼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시대에는 통했을찌 몰라도, 21세기처럼 정치세력이 세분화된 시대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급진적 사회개혁을 바라는 소수의 유권자 조차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왜 문국현 후보의 지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위해 투표할 권리를 잃어야 하겠습니까?

사회가 다원화하면서 사람들의 욕구도 다원화하고, 이는 각 사람의 정치적 스팩트럼이 좁아진다는 뜻입니다. 즉, 이제 개혁 세력이라고 다 같은 편은 아니고, 내 입맞에 맞는 개혁 세력이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대에 "대통합"을 하겠다고 나온 당이 "섞어찌개당"이라는 놀림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사는 길은 자신의 색깔을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는 되지도 않고, 되도 효과가 없을테니 빨리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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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본주의 체제속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조상들 처럼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고,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은인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영혼을 돈 욕심으로 물들여 파괴하는 괴물이기도 하지요.

자본주의가 이처럼 전혀 다른 두 가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대하는 태도도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본주의의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사는 태도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본주의를 비판할 시간에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목표인 돈 버는 일에 더 시간을 쓰기 원합니다. 또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제시하는 성공의 방법인 경쟁을 통한 승리를 철두철미하게 따릅니다. 즉, 옆사람을 밟고 넘어가야 내가 잘 살게 된다고 믿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지요. 이들에게 가난한 사람은 자본주의사회의 패배자이기 때문에 별로 동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에 비해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비록 돈을 버는 과정에서 조금 실수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자본주의의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하였기에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세상은 다 그런거야. 너만 깨끗한 척 하지마. 너도 돈 벌기 원하는 마음은 똑같잖아. 어차피 부자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면, 딴 생각 하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돈벌려고 열심히 노력해봐."

다음으로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수정하려고 노력하는 태도입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기 쉬운 인간성 파괴나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이 보기에 지나친 경쟁은 사회를 황폐한 곳으로 만들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배려를 더함으로 경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은 돈을 버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정의와 사랑의 실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성장이 조금 늦어진다 하더라도 이는 가치있는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사람이 돈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잖아. 돈에 미쳐 사는 삶이 정말 우리가 추구하고 싶은 삶일까? 자본주의가 잘 되려면 가난한 자에 대한 돌봄을 강화해야돼. 경쟁에서 승리할 생각만 하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고."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정신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이들은 자본주의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할 뿐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고, 아예 자본주의의 가치관을 제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습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을 "악한 체제에 순응해 남의 돈을 빼앗은 나쁜 사람"으로 보고, 그에 비해 가난한 사람은 "악한 체제의 피해자"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들은 부자가 빼앗아 간 돈을 부자로 부터 되찾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된다고 믿습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자본주의는 몇몇 부자만을 위한 체제이고, 우리 모두는 이 체제의 피해자일 뿐이야. 왜 부자들에게 복종하고 살아가려고 해? 우리가 힘을 합하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니까."

결국 이러한 세 가지 태도가 이번 대선의 핵심이지요. 이명박, 이회창 후보는 첫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는 두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는 세번째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50%가 훨씬 넘습니다. 즉, 우리 국민은 지금 자본주의 체제를 개선하거나 거부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려는 마음이 큰 것이지요. 물론 요즘 먹고 살기 힘들다니까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심정은 이해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태도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부자가 되는 것이지 가난한 사람을 돌보거나,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경쟁심을 줄이려는 노력 등은 다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듯 합니다.

만약 국민들이 이러한 마음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지금보다 더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고,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은 이전 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황금만능주의"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덕목이 되겠지요. 이렇게 생각하니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일이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과반수 국민의 선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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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회에 가는 길에 어느 고급 아파트 단지를 지나는데, 주차장에 몇 명의 중년 남녀가 불안한 듯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 중엔 "민주..."어쩌구 하는 어께띠를 두른 사람도 보였습니다. 척 보니까 정치 지도자를 만나러 왔는데, 어쩐 일인지 만나지를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는 상황이더군요. 그런데 과연 어떤 정치 지도자가 여기 살까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옛날 정치지도자들은 대부분 "...동 사저", 즉 아파트가 아닌 집에 살더군요. 예를 들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교동 래미안에 산다거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상도동 롯데캐슬에 사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죠.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그 아파트에 사는 정치 지도자는 다름이 아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고, 그를 만나러 온 사람 중엔 이재오 최고위원도 있더군요. 내가 호기심에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이 최고위원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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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았던 "민주..." 어께띠. 이거 비디오 아닙니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분위기 안 좋은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도 가장 상황이 안 좋은 사람이 바로 이재오 최고위원입니다.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 당선 후에 가장 적극적으로 한나라당의 조직 재정비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전 총재 측과 마찰이 컸고, 따라서 반이명박 전선을 구축한 사람들은 이 최고위원을 자신들의 가장 큰 적으로 봅니다. 얼마 전엔 이 최고위원이 당회의 중에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장면이 (소리만) 보도되 여러 명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죠. 게다가 이 최고위원이 당내 반대 세력에 대해 썼던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은 삼성이 김용철 변호사에게 쓸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긴 했지만, 그만큼 반발도 심해 결국 이 최고위원은 이 일로 이명박 후보에게 "눈물이 쏙 나도록 야단을 맞았다"고 합니다 (본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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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경비 아저씨와 구분이 가지 않는 잠바에서 많은 공을 드린 코스프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쉽게 갈 줄 알았던 대선의 길이 하루 아침에 가시밭 길로 바뀌고 보니 이 최고위원도 마음이 급하셨던 모양입니다. 평소엔 잘 찾아가지도 않던 이 전 총재 자택에 가서 본인이 집에 없는 줄 뻔히 알면서도 경비실에서 처량하게 기다리는 퍼포먼스도 펼치시고, (그런데 그 추운 날 경비 아저씨는 어디서 추위를 피하셨을까요?) 반대파는 "립서비스"라고 깎아 내리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오만했다.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도 했습니다.

아, 날씨는 점차 추워지는데, 이런 일 자주 있을 거면 경비 아저씨한테 24핀 충전기 겸용 손난로라도 하나 사드리고 자리 뺏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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