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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2 부패의 끝은 어디인가... (2)
제가 잘 아는 선배 중 한 명이 공중보건의로 일할 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은 별로 돈에 욕심이 없어서 제약회사에서 주는 리베이트 같은 것도 받지 않고 정직하게 처신했는데, 문제는 이분이 혼자서 정직하니까 다른 공보의들이 대단히 불편해 하더랍니다. 왜냐하면 보건소에서 약을 사는 패턴이 이 보건소만 틀리니까 위에서 말이 나왔기 때문이죠. 나중엔 돈에 환장한 이웃 공보의 한 명이 칼 들고 죽이겠다고 찾아오더랍니다. 그분은 거기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부패라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부패가 사람들 눈앞에 낮낮히 드러나는 모습을 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구조적 부패를 본 국민의 많은 사람이 구조적 부패를 덮고 가길 원한다는 것이지요.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명박 후보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이고, 5년전 한나라당 차떼기 사태의 주역 이회창 후보가 2위를 달린다는 점을 보면 우리 국민이 부패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명박 후보의 비리 의혹은 너무 많아서 여기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보도된 "자녀 유령고용 의혹" 이나 김경준씨 귀국을 앞두고 더욱 커져가는 BBK관련 의혹등은 대충 변명했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명박 후보는 비리 의혹의 괴로움을 잘 알았는지, 시사인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과 관련 입장을 밝혀달라고 문의했더니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정,문,권,이 후보와는 다르게 바빠서 답을 못해주겠다고 했답니다. 이분은 후보인데도 이만큼 바쁜데, 대통령 되면 더 바빠서 삼성 비자금 문제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각할 여유가 없겠지요.

문국현 후보는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면죄 판결을 받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부패에 대해 관대하니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들은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합니다. 게다가 몇 천억 이상을 투자할 대상이 되려면 재정 사용이 투명해야 하고, 재정 사용이 투명하려면 남의 돈에 함부로 손대는 사람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엄중한 심판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재정에 대해 부정을 저지른 대기업 총수는 가볍게 콩밥 먹이는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그 유명한 마샤 스튜어트도 주식 부당거래 때문에 감옥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비자금 조성쯤은 길가다 담배꽁초 버린 죄 만큼이나 가볍게 여기죠. 그러니 얼마전 김석원 쌍용그룹 전회장집에서 60억원의 괴자금이 발견되었는데 지금까지 수사에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한국이 진정으로 선진국이 되려면 선진국의 도덕성을 배워야 합니다.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우니 재벌 좀 봐주자"라고 말하지만, 경제를 살리려면 재벌에게 도덕성을 심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재벌의 경제적 불법에 대해 국민과 법원이 엄격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최소한의 진실 규명만 하자"는 국민이 39.8%나 되는 상황에서는 한국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또한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사람은 부패할 찌라도 경제는 잘 살릴 수 있겠지" 라는 환상을 버리고, 한국을 부패 없는 나라로 만들 후보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줄줄이 터지는 부패의혹은 과거와 단절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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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