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1/09 신호와 잡음 (9)
  2. 2008/09/19 배드뱅크, 경제위기를 끝낼 수 있을까?
  3. 2008/03/31 끝나지 않은 세계 경제 불안 (1)

신호와 잡음

경제 2009/01/09 21:22
얼마전 서점을 갔는데, "외환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눈에 띄더군요. 읽어보니 외환 (FX) 마진 거래를 통해 이익을 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책이었습니다. 외환 마진 거래는 단지 은행에서 외환을 샀다가 나중에 팔아 차익을 얻는 방식이 아니라, 외환 마진 거래 회사에 계좌를 만들고, 그 계좌를 통해 정해진 방식으로 외환을 거래해서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마진 거래는 2%의 증거금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200만원을 내면 1억원 어치의 외환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높은 거래이기에, 조금만 가격이 오르내려도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죠. 예를 들어, 200만원을 내고 1억원어치 달러를 매입한 후, 몇시간 후 환율이 1% 내리면 마진 콜이 들어오고 (쉽게 말해, "환율이 떨어져 이 정도 증거금으로는 부족하니 증거금을 더 내세요"하는 통보가 오는 것이죠), 2% 내리면 마진 컷을 당해 원금을 다 잃게 됩니다. (제가 거래를 해본 적이 없으니 세세한 부분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하루에 1-2% 정도 환율이 오르내리기는 쉽고 (달러환율로 치자면 13-26원 변동하는 셈이죠), 이러한 변동폭의 방향에 따라 돈을 두 배로 불리기도 하고, 돈을 모두 잃기도 합니다. 좋게 말해 박진감 넘치고 나쁘게 말해 매우 위험한 거래죠.

그런데 외환 마진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지, 뉴스를 보니 외환 마진 거래를 연습하는 학원까지 생겼다고 합니다.물론 짧은 시간 안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상황을 잘 살펴보면, 외환 마진 거래는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깝습니다. 지금 일반인이 참여하는 외환 마진 거래는 대부분 하루에 결과가 나는 방식인데, 문제는 하루 중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찌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환율이 오르는 상황이라 할찌라도 하루쯤 환율이 내릴 수 있고, 하루 중에도 환율은 늘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율의 커다란 흐름엔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 환율의 불규칙한 움직임은 무질서하게 (즉, random하게) 생겨나죠. 의미 있는 움직임이 신호 (signal)라면, 의미 없는 불규칙한 움직임은 잡음 (noise)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늘 이러한 신호와 잡음이 섞인 상태입니다. 따라서 주가 그래프나 환율 그래프는 예쁘게 쭉 뻗은 직선이 아니라, 톱니처럼 자잘한 변동이 가득한 모습이죠. 문제는 이러한 불규칙한 잡음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가든 환율이든 단기간의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 경제의 흐름을 연구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결과가 생기겠다는 예상을 할 수 있지만, 아무리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라도 "내일 주가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작년 가을 이후로 세계 경제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하향 추세가 경제 전반에 나타난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올해들어 환율이 안정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언론은 당장 외국인 6일째 '바이 코리아' 금융시장 안정기조 들어섰나 등으로 큰 흐름이 바뀐 듯한 기사를 내보냈고, 이를 읽는 사람들은 "어, 정말 경제 위기는 끝났나보다" 하고 착각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며칠간의 잡음을 추세선으로 받아들였기에 생겨난 착시 현상이죠. 하지만 이런 보도가 나온 다음날 주가가 하락하자 당장 불확실성 다시 고개 하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는군요. 거, 참 하루만에 추세가 바뀌는 것이 아닐찐데, 언론은 정말 며칠간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세계적 불황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희망을 찾고 싶은 마음에 자기암시성 기사를 쓴 것인지 궁금하네요.

큰 흐름을 보자면, 이번 경제 위기는 다 끝나는데 몇년이 걸릴 것입니다. 그 몇년 동안 주가 환율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겠죠. 하지만 이러한 잡음을 신호로 생각하면 여러 번 "큰 흐름이 바뀌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에도 썼지만, 언론이나 전문가 너무 믿지 마시고, 큰 흐름이 무엇인가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긴긴 불황기에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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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소식 등으로 공황상태에 빠졌던 세계경제에 희망의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9일 세계 증시는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 속에서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3.86%, 러시아  MICEX지수는 17.7%, 홍콩 항셍지수는 9.61%가 올랐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4%가 넘게 급등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보다 미국의 배드뱅크 설립 계획이 원인입니다. 배드뱅크는 부실채권 전문 은행인데, 이로서 금융기관이 부실자산을 처리할 방법이 생겼고, 따라서 금융위기도 진정세에 들어가리라는 낙관론이 퍼졌습니다. 하긴 지금까지 문제가 생긴 금융기관을 미국 정부가 도운 예는 있어도,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자산을 처리할 방법은 없었는데, 이제 부실자산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생겼으니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면 배드뱅크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펼친 신용, 자금 공급 확대 정책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한 방법입니다. 지금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진 가장 중요한 원인은 돈이 너무 많이 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무역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돈이 부족해야 마땅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GDP 성장률의 두배 속도로 현금 공급을 늘렸고, 따라서 미국은 지난 몇 년간 돈이 넘쳤고, 아무나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돈이 많이 풀렸으니 돈의 가치가 떨어져 물건값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도 당연했죠.

이처럼 돈이 많이 풀려 너도 나도 집을 구입하니 집값이 올라갔고, 집값이 올라가니 집을 살 계획이 없던 사람들도 늦기전에 집을 사려고 빚을 내기 시작했고, 빌려줄 돈이 넘치다 보니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도 집값을 빌려주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죠 (서브프라임은 신용등급이 프라임, 즉 최상등급에 못미친다는 뜻이고, 모기지는 주택 구입 대출입니다). 하지만 한없이 오를 것 같은 집값은 내려가기 시작했고,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이 집값을 값지 못하고 연체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서브프라임 사태인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최근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사태의 원인은 통화와 신용의 공급과잉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정부는 통화의 공급과잉으로 생겨난 문제를 통화의 공급과잉으로 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래디맥, 그리고 AIG처럼 위기에 빠진 금융 기관을 돕는 것은 곧 이들 기관이 돈이 부족하니 정부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러한 위기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미국 정부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해법이 진정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 상황의 핵심은 "거품"입니다. 거품은 유동성이 풍요해서 가치가 실제보다 높게 평가된 상태죠. 거품의 문제는 거품이 터질 때 해결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거품이 터질때 겪는 고통은 원치 않고, 따라서 거품을 더 크게 키움으로서 당장 거품이 터지지 않도록 처방할 뿐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경제는 크게 침체를 겪지 않고 순항해 왔습니다. 이제 다시 한 번 거품이 터질 때가 왔는데, 지금 거품은 너무나 커서 터질 때 어떤 결과가 나올 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배드뱅크를 통한 부실자산 처리는 몇몇 기관에는 도움이 될찌 몰라도 경제 전반에 걸친 문제 해결의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합니다. 결국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아무도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거품은 점차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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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지난주 세계 증시는 오랜만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주가지수가 상승했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연일 상승하며 1700선을 회복하였습니다. 1000원대에 진입했던 원/달러, 원/100엔 환율도 900원대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시장의 불안요인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되었기에 이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옵니다.

시장 분위기가 이처럼 바뀐 계기는 역설적으로 베어 스턴스의 몰락이었습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포춘지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뽑혔던 베어 스턴스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하루 아침에 JP 모건 체이스에 헐값으로 인수되었습니다. 베어 스턴스의 몰락이 전반적인 주가 상승의 시작점이 된 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90년의 드럭셀 버남 렘버트 사태나 98년의 롱텀 캐피털 사태 등, 대형 금융기관의 몰락을 계기로 하락장이 상승장으로 바뀐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번에도 베어 스턴스 사태가 상승장의 시작이 되길 기대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는 여전히 많습니다. 하루에 30%가 오른 쌀값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쌀값의 갑작스러운 상승은 이집트의 쌀 수출 금지령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미 쌀 수출국 2위, 3위인 베트남과 인도가 쌀 수출 제한조취를 취한 가운데 쌀 수출국 1위인 이집트까지 쌀 수출을 중단하자 아시아인의 주식인 쌀을 국제시장에서 구하기가 극히 어려워졌고, 따라서 순식간에 쌀값이 폭등한 것입니다. 이미 세계의 쌀 보유고는 1976년 이후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기에 앞으로도 쌀값은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쌀값 폭등은 세계 경제가 처한 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이집트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쌀 수출을 중지한 이유는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하기 때문이고, 이들 나라가 인플레이션을 겪는 이유는 세계의 중앙은행이 돈을 너무 많이 풀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돈의 공급이 많은 것은 미국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금융기관이 돈부족 상태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즉, 미국에서 자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풀었고, 다른 나라도 이에 동조해 돈을 풀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왔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쌀 수출을 막는 결과를 낳아서 결국 아시아 여러 나라가 사회적 불안을 겪는 상황을 낳았습니다. 그야말로 나비효과라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로 한 곳의 상황이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곳에 큰 영향을 끼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러한 예상치 못한 위기가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찌 모른다는 점입니다. 즉, 세계 경제가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한 곳의 위기가 끝났다고 안심할 수는 없고, 세계 대부분의 지역이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이 되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이라크의 송유관 테러로 인한 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취약점을 보여줍니다. 27일 이라크 주베르 유전에서 바스라항을 연결하는 송유관에 폭탄테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석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라크나 사우디 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유전이나 송유관, 수출항 등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세계적인 유가 폭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은 나온지 오래됐습니다 (예를 들어 로버트 베어의 Sleeping with the Devil). 이번 이라크의 송유관 테러는 이러한 암울한 예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중동은 "화약고"라는 별칭에 어울릴 정도로 불안한 지역이고, 특히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더욱 불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중동지역의 안정"을 목표로 내세운 미국의 행동은 "중동지역의 불안"을 고조했고, 이는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불안 요인입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에는 불안요소는 너무 많아 보입니다. 시장에 훈풍이 불려면 아직 오랜 시간이 걸릴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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