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간식은 쥐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연탄난로가 많았기에, 구멍가게에서 쥐포를 사면 난로에 쥐포를 구어주었죠. 갓 구어낸 따뜻한 쥐포의 달콤하고 비릿한 맛은 제 어린 시절 추억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찾아보니 쥐포는 쥐치가 아니라 말쥐치라는 물고기로 만든다는데, 말쥐치는 쥐치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연해 전역에서 잡히는데, 모양도 요상하고 맛도 그리 좋지 않으니 별로 인기가 없는 생선이었죠. 그런데 누군가가 말쥐치를 포 떠서 조미를 한 쥐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포를 떴으니 모양은 상관이 없고, 조미를 했으니 맛은 중요하지 않았죠. 인기 없던 말쥐치는 쥐포로 거듭나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변형을 통해 인기를 끈 예가 과일계에도 있죠. 유자는 얼마 전까지 마땅한 판로가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향은 좋지만 맛은 그냥 먹기엔 너무 강하고, 모양도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2002년부터 유자차 수출을 진행한 결과, 지금은 홍삼 다음으로 많이 수출하는 농산물이 되었습니다. 차로 만드니 유자의 향을 살리며 먹을 수 있었고, 덩달아 유자에 든 영양분의 가치가 두드러지게 되었죠. 게다가 좁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 판매에 노력한 결과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말쥐치나 유자 처럼, 우리의 인생도 처음부터 대단히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엇인가 잘하는 것이 있지만, 그러한 장점을 가로막는 어떠한 단점 때문에 장점은 두드러지지 않고, 단점만 드러낸 채 살아갑니다. 하지만 단점이 가려지고 장점이 드러나는 역할을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죠.
자신에게 맞는 역할로 성공한 사람은 연예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하늘이 좋은 예죠. 김하늘은 데뷔할 때 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남자들이 선호하는 신비한 분위기 때문이였죠. 하지만 데뷔 후 몇 년 간 김하늘은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그저 가능성 있는 배우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는 김하늘이 사람들이 기대하듯 로맨틱 소설 속의 여주인공 역할로 성공하기엔 중성적인 면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여성적인 역할을 맞자니 배우의 특성과 어긋나고, 중성적인 면을 강조하자니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고 해서 김하늘은 잡힐듯 잡힐듯 한 성공을 멀리서 바라만 봤죠. 그러던 김하늘에게 찾아온 기회는 동갑나기 과외하기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김경형 감독은 김하늘의 중성적인 면을 잘 살릴 수 있는 왈가닥 여대생 역할을 맡겼고, 김하늘은 "하늘하늘 감수성 예민한 여성스러운 여성"의 거추장 스러운 옷을 벗어 던지고 훨훨 날았습니다. 김하늘에게는 동갑나이 과외하기가 배우로서, 스타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활짝 열어준 행운작이었죠.
박명수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통해 새롭게 도약한 또 다른 예입니다. 그는 90년대 초반 데뷔했을 때 부터 뛰어난 유머감각을 보였지만, 무언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공격적인 분위기 때문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주류로 자리잡지 못한 가운데 방송계에서 10여년을 보냈는데, 그러는 가운데 사람들에게 "박명수는 성공하지 못한 개그맨"이라는 이미지가 굳었습니다. 그가 생계를 위해 닭집을 운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실 그 얘기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은 박명수 자신이었죠), 사람들은 "박명수는 방송에서 성공하지 못했으니 부업이 필요하겠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방송계에서 주류로 자리잡지 못하고, 중년을 바라보게 되니까 (올해 우리나이로 39세) 그의 "공격성"이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젊었을 때 방송에서 호통을 쳤다면, "보는 사람 마음 불편하게 방송에서 호통치는 버릇없는 젊은이"었겠지만, 지금은 그가 그리 성공하지 못한 채 중년의 나이가 된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기 때문에, 그의 호통을 보며 "야, 박명수는 이기지도 못할 거면서 호통만 치네, 너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박명수는 10여년의 실패 속에서 "만만한" 이미지를 얻었고, 그 이미지가 그의 공격성을 덮은 후에야 대중은 편한 마음으로 그의 코미디에 웃게 된 것입니다. 그가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유재석 딴지걸기"도 "주류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한 개그맨" 이미지의 연장이지요. 그는 무한도전에서 "아버님" 소리를 듣는 최연장자이지만, 메인 진행자인 "유반장" 유재석에게 늘 밀리고, 그러면서도 꼭 유재석의 딴지를 겁니다. 만약 젊고 인기 많은 개그맨이 유재석에게 덤빈다면, "유재석의 자리를 넘보는 야심 많은 인물"로 보이겠지만, 박명수가 유재석에게 시비를 걸 때는, 박명수가 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고 코미디를 즐길 수 있습니다.
결국 인생은 노력만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야 성공한다고 봅니다. 그 역할은 자기가 찾기도 하고, 남이 찾아주기도 하며, 때로는 시간이 걸리면 자연스럽게 찾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분이 올해도 열심히 살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노력중이실텐데, 노력만 하기 전에,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 나의 장점을 잘 살리는 역할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데 시간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변형을 통해 인기를 끈 예가 과일계에도 있죠. 유자는 얼마 전까지 마땅한 판로가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향은 좋지만 맛은 그냥 먹기엔 너무 강하고, 모양도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2002년부터 유자차 수출을 진행한 결과, 지금은 홍삼 다음으로 많이 수출하는 농산물이 되었습니다. 차로 만드니 유자의 향을 살리며 먹을 수 있었고, 덩달아 유자에 든 영양분의 가치가 두드러지게 되었죠. 게다가 좁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 판매에 노력한 결과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말쥐치나 유자 처럼, 우리의 인생도 처음부터 대단히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엇인가 잘하는 것이 있지만, 그러한 장점을 가로막는 어떠한 단점 때문에 장점은 두드러지지 않고, 단점만 드러낸 채 살아갑니다. 하지만 단점이 가려지고 장점이 드러나는 역할을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죠.
그런데, 그가 방송계에서 주류로 자리잡지 못하고, 중년을 바라보게 되니까 (올해 우리나이로 39세) 그의 "공격성"이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젊었을 때 방송에서 호통을 쳤다면, "보는 사람 마음 불편하게 방송에서 호통치는 버릇없는 젊은이"었겠지만, 지금은 그가 그리 성공하지 못한 채 중년의 나이가 된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기 때문에, 그의 호통을 보며 "야, 박명수는 이기지도 못할 거면서 호통만 치네, 너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박명수는 10여년의 실패 속에서 "만만한" 이미지를 얻었고, 그 이미지가 그의 공격성을 덮은 후에야 대중은 편한 마음으로 그의 코미디에 웃게 된 것입니다. 그가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유재석 딴지걸기"도 "주류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한 개그맨" 이미지의 연장이지요. 그는 무한도전에서 "아버님" 소리를 듣는 최연장자이지만, 메인 진행자인 "유반장" 유재석에게 늘 밀리고, 그러면서도 꼭 유재석의 딴지를 겁니다. 만약 젊고 인기 많은 개그맨이 유재석에게 덤빈다면, "유재석의 자리를 넘보는 야심 많은 인물"로 보이겠지만, 박명수가 유재석에게 시비를 걸 때는, 박명수가 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고 코미디를 즐길 수 있습니다.
결국 인생은 노력만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야 성공한다고 봅니다. 그 역할은 자기가 찾기도 하고, 남이 찾아주기도 하며, 때로는 시간이 걸리면 자연스럽게 찾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분이 올해도 열심히 살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노력중이실텐데, 노력만 하기 전에,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 나의 장점을 잘 살리는 역할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데 시간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어 교육 강화는 사회 계급화를 낳는다 (11) | 2008/01/30 |
|---|---|
| 학력고사, 수능시험, 그리고 본고사의 장단점 비교 (7) | 2008/01/23 |
| 쥐포에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 (5) | 2008/01/08 |
| 이명박 정부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은? (4) | 2008/01/01 |
| 한국, 미국, 영국 의료보험 체계 비교 (102) | 2007/12/29 |
| 집단 우울증에 빠진 이탈리아 사회 (11) | 2007/12/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