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나면서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강경한 표현을 쓰기 좋아하는 북한은 연일 공격적인 말투로 한국 정부를 비난 중이고, 우리 정부도 이번엔 밀리지 않겠다는 식으로 강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곧 전쟁이 난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북한 전쟁 선포설, 예비군 동원령 등 잘못된 정보를 담은 문자 메시지까지 돌아다니면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유한 지금, 남북 간의 전쟁은 한반도 전체의 파괴를 의미하기에 작은 가능성만 있다고 해도 온 국민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 실제로 전쟁이 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우선, 주가와 환율의 변동을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며칠간 주가와 원화가치가 대폭 떨어졌는데, 그 원인은 남북관계의 긴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고수익 고위험 시장에서 저수익 저위험 시장인 미국으로 돈이 옮겨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며칠간 원화뿐 아니라 유로화도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변동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한반도의 위기가 반영된 주가, 환율 변동 폭을 생각해 본다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는 경제계에선 이번 위기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는 뜻이죠.
아마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을 기억하는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당시 상황은 물리적인 변화가 원인이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가 원인이었습니다. 외환위기가 닥쳤다고 공장이 사라지거나 원자재가 증발하는 것은 아니죠. 단지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새기면서 상품이나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전쟁은 이와는 다릅니다. 전쟁이 나면 경제활동이 둔해질 뿐 아니라 물리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서울 시내에 있는 거대한 빌딩이 폭격으로 무너지면, 그 빌딩의 가치는 완전히 사라집니다(이론상으로 땅의 가치는 남긴 하겠지만). 어느 회사의 공장과 연구소, 본사가 모두 파괴된다면 그 회사의 주식은 휴짓조각이 됩니다. 따라서 전쟁으로 말미암은 주가와 환율의 변동은 경제위기로 말미암은 변동보다 훨씬 커야 마땅합니다. 1997년 당시 외화부족 사태를 맞아 환율이 두 배 반 정도 오르고,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생각할 때 지금이 전쟁의 위기를 앞둔 상황이라면 이보다 큰 수준의 변동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변동폭은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제가 전쟁의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또 하나의 근거는 남북 지도자들이 전쟁을 원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지고 나서, 전쟁이 일어날 뻔 한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전쟁이 나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은 남북 지도자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이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전쟁의 위험에 대해 떠들면서 내부적 결속을 다졌고, 반대파를 탄압하였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일으킬 마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회만 되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남북관계 개선이 남북의 대치 상태보다 정치적으로 이득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도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정치적 목적을 이룬 후 슬그머니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꼭 전쟁을 피하는 쪽으로 끝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치상태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쪽에서 실수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아니면 실무착오로 무력이 행사된다면 이는 곧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죽일 마음은 없지만(그러다가 자신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옆에서 갑자기 소음이 난다면 실수로 방아쇠를 당겨서 둘 다 죽을 수 있죠.
이러한 비극은 평상시에는 상대방에게 연락함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사고로 무력충돌이 발생했다고 인정한다면 우선 사태를 확인할 동안만이라도 대응을 자제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치상태에서 적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군도 즉시 반격에 나서고, 일단 쌍방 무력사용이 시작된다면 전쟁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냉전 시대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핫 라인을 열어 놓고, 혹시나 상대방의 실수로 말미암은 무력 사용이 전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남북한도 1971년 부터 남북 연락관 통화용 직통전화를 설치하여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실수로 말미암은 충돌을 피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결국 2008년 직통전화선이 끊겼습니다. 지금 북한군이 박격포라도 쏜다면, 우리 군은 이것이 실수인지, 상부의 의지와 다르게 말단 지휘관 하나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 길이 없기에 반격을 해야 하고, 우리가 반격하면 이는 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말이 안 통하니 주먹질이 시작되면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는 셈이죠.
어쨌든 저는 어렵게 마련된 한반도의 평화 기조가 한순간 날아갔다는 점에서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과연 이렇게 언제 전쟁이 시작될지 몰라 불안에 떠는 상황이 많은 국민이 원하는 상황일까요? 부디 이번 사태가 무사히 끝나고, 다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다음 세대에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면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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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를 소유한 지금, 남북 간의 전쟁은 한반도 전체의 파괴를 의미하기에 작은 가능성만 있다고 해도 온 국민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 실제로 전쟁이 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우선, 주가와 환율의 변동을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며칠간 주가와 원화가치가 대폭 떨어졌는데, 그 원인은 남북관계의 긴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고수익 고위험 시장에서 저수익 저위험 시장인 미국으로 돈이 옮겨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며칠간 원화뿐 아니라 유로화도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변동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한반도의 위기가 반영된 주가, 환율 변동 폭을 생각해 본다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는 경제계에선 이번 위기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는 뜻이죠.
아마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을 기억하는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당시 상황은 물리적인 변화가 원인이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가 원인이었습니다. 외환위기가 닥쳤다고 공장이 사라지거나 원자재가 증발하는 것은 아니죠. 단지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새기면서 상품이나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전쟁은 이와는 다릅니다. 전쟁이 나면 경제활동이 둔해질 뿐 아니라 물리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서울 시내에 있는 거대한 빌딩이 폭격으로 무너지면, 그 빌딩의 가치는 완전히 사라집니다(이론상으로 땅의 가치는 남긴 하겠지만). 어느 회사의 공장과 연구소, 본사가 모두 파괴된다면 그 회사의 주식은 휴짓조각이 됩니다. 따라서 전쟁으로 말미암은 주가와 환율의 변동은 경제위기로 말미암은 변동보다 훨씬 커야 마땅합니다. 1997년 당시 외화부족 사태를 맞아 환율이 두 배 반 정도 오르고,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생각할 때 지금이 전쟁의 위기를 앞둔 상황이라면 이보다 큰 수준의 변동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변동폭은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제가 전쟁의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또 하나의 근거는 남북 지도자들이 전쟁을 원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지고 나서, 전쟁이 일어날 뻔 한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전쟁이 나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은 남북 지도자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이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전쟁의 위험에 대해 떠들면서 내부적 결속을 다졌고, 반대파를 탄압하였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일으킬 마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회만 되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남북관계 개선이 남북의 대치 상태보다 정치적으로 이득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도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정치적 목적을 이룬 후 슬그머니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꼭 전쟁을 피하는 쪽으로 끝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치상태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쪽에서 실수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아니면 실무착오로 무력이 행사된다면 이는 곧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죽일 마음은 없지만(그러다가 자신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옆에서 갑자기 소음이 난다면 실수로 방아쇠를 당겨서 둘 다 죽을 수 있죠.
이러한 비극은 평상시에는 상대방에게 연락함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사고로 무력충돌이 발생했다고 인정한다면 우선 사태를 확인할 동안만이라도 대응을 자제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치상태에서 적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군도 즉시 반격에 나서고, 일단 쌍방 무력사용이 시작된다면 전쟁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냉전 시대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핫 라인을 열어 놓고, 혹시나 상대방의 실수로 말미암은 무력 사용이 전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남북한도 1971년 부터 남북 연락관 통화용 직통전화를 설치하여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실수로 말미암은 충돌을 피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결국 2008년 직통전화선이 끊겼습니다. 지금 북한군이 박격포라도 쏜다면, 우리 군은 이것이 실수인지, 상부의 의지와 다르게 말단 지휘관 하나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 길이 없기에 반격을 해야 하고, 우리가 반격하면 이는 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말이 안 통하니 주먹질이 시작되면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는 셈이죠.
어쨌든 저는 어렵게 마련된 한반도의 평화 기조가 한순간 날아갔다는 점에서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과연 이렇게 언제 전쟁이 시작될지 몰라 불안에 떠는 상황이 많은 국민이 원하는 상황일까요? 부디 이번 사태가 무사히 끝나고, 다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다음 세대에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면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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