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하게 진행되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국가기록 유출공방이 결국 노전대통령의 검찰출석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14일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록물 사건 관련 검찰의 방문조사 입장에 대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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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나왔듯 노무현 전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나오는 이유는 검찰에서 먼저 방문조사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즉, 검찰이 "찾아가서 조사하겠다"고 하니까 노전대통령은 "찾아올 것 까지 없고, 내가 가겠다"고 맞받아친 것이지요.

제가 7월에 쓴 노무현 전대통령이 청와대에 자료를 남기지 않은 이유는?에서 설명했듯, 노무현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자신의 재임기간 중 발생한 기록을 늘 열람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국가기록원에만 보관하면 자신이 열람할 수가 없기 때문에 봉하마을에서 복사본을 두고 보겠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청와대나 한나라당은 아무리 그래도 국가 기록을 사적으로 보관하는 것은 불법이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의 주장이 맞을찌,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이 맞을찌는 법정에 가서야 판결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지금까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지만,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유는 이 문제가 여권 지지자들에게 쉽게 먹혀들어갈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여권 지지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원인을 노무현 정부에서 찾기 원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 임기중 발생한 기록을 이명박 정부에 넘겨주지 않아서 우리는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자 여권 지지자들은 "역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고 한탄을 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지 않았죠. 물론 법률상 전직 대통령 재임 당시 발생한 기록은 현직 대통령이 볼 수 없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료를 파기하고 국가기록원에만 넘겨준 것은 당연하다는 사실은 무시되었습니다. 게다가 서버, 하드 드라이브 등 여권의 핵심 지지층인 노년 세대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 관련된 이야기기 때문에 적절히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만 한다면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에 넘겨준 기록은 복사본이고, 원본은 뒤로 빼돌렸다"고 한다면, 디지털의 세계에서는 복사본과 원본의 차이가 의미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원본을 빼돌리다니 이것은 대단한 범죄다"라고 생각하겠죠.)

결국 여권에서 지지층 결집용으로 몇달간 잘 울궈먹던 "노무현 국가기록 떡밥"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검찰출석을 자청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될 듯 싶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으로서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써가면서 싸움을 피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검찰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을 처벌하겠다"는 소리까지 흘러나오자 아예 전면전을 각오한 듯 보입니다 (참고로, 검찰은 누구를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닙니다. 처벌은 법원이 결정할 사항이기 때문이죠.)

노무현 전대통령이 검찰과 일전을 벌인다면 이는 정치판을 흔들 큰 사건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반이명박 정서를 지닌 국민은 많지만, 이들을 묶어줄 구심점은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여름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사실은,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폭력을 용인하는 과격한 주장 또한 거부한다는 점입니다. 촛불집회가 과격해지면서 열기가 한풀 꺾인 것은 많은 시민이 폭력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노무현 대통령은 중도적인 성향이기에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대다수 시민에게 구심정이 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물론 그의 중도적 성향 때문에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를 무척 싫어하죠).

그런데 노무현 전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하고,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 서고, 검찰의 말대로 "처벌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온건한 시민 다수가 다시 거리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이 이들을 지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노무현 전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 자발적인 촛불집회가 열렸듯, 그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시민을 움직이는 힘이 생기는 것이지요.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은 민주당과도 거리를 유지하는 상황이고 해서 그가 현실정치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찌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노무현 전대통령 만큼 존재감이 큰 정치인을 찾기는 힘듭니다. 어쩌면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여권은 만만한 노무현 전대통령을 이용해 지지층 결집이나 하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이는 반여권 지지층의 결집이라는 반대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더 커보입니다.

과연 노무현 전대통령의 전면 등장이 반이명박 정서를 공유하는 시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찌 주목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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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정부와 시민의 대치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많은 국민은 어제 정부가 발표한 추가협상 내용에 대해 매우 실망하였을 뿐 아니라, 정부가 정확하지 않은 발표를 통해 국민을 호도하였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촛불집회 참가자가 줄어든 이때 촛불을 완전히 꺼버리려는 정부의 노력은 대통령의 "뼈아픈 반성"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였습니다.

어제 (25일) 시내에는 주최측 추산 3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여들었고, 시위의 강도도 한층 격해진 모습입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일부 시위대가 경복궁역에서 시위를 한 점입니다. 경복궁역은 광화문보다 청와대에 훨씬 가깝고, 따라서 시민들은 분명하게 청와대에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지를 보인 셈입니다.

어제 시위에서 경찰은 12세 초등학생, 팔순 노인, 유모차를 몰고 나온 주부, 국회의원까지 연행하는 등 강하게 시위대를 압박하였습니다 (초등학생은 나중에 풀어줌). 또한 과거에 동원되었다 반대여론에 밀려 사라졌던 물대포도 다시 출현하였습니다. 게다가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전경에 물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시민들도 한 층 격하게 경찰과 대치하였고,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격한 대치상태가 발생한 원인은 이명박 정부와 시민들이 모두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이 사과를 두 번이나 했고, 추가협상까지 끝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또 사과를 한다면 모두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고, 미국에 추가협상을 다시 한 번 하자고 하기엔 명분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촛불집회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뒤로 물러선다면 남은 임기동안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놓치리라는 불안감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든 촛불을 억누르려고 하겠죠.

이에 맞서는 시민들은 더욱 절박합니다. 우선, 한 달 넘게 집회를 했고, 여론을 의식해 비폭력 기조를 유지했는데, 결국 미국 쇠고기는 곧 수입되게 생겼고, 정부는 자신들을 폭도요 시위꾼으로 규정하였기에 지금 촛불을 끈다면 지금까지 자신들의 노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금 촛불을 껏다간 나중에 정부가 대운하, 의료보험 민영화 등을 다시 추진한다 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지금 정부의 잘못을 저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5년 내내 이명박 정부가 국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도 방관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양쪽 다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시위는 점차 격해질 수 밖에 없고, 시위가 격해질 수록 시민은 더욱 흥분해 사태는 더욱 악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벌어진 체포 사태와 손가락 절단, 물대포 동원 등은 오늘 더 과격한 시위를 몰고올 것이고, 오늘 과격한 시위는 내일 과격한 시위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시민들은 그간 비폭력 원칙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어제 오늘 사이에 분위기가 급변하는 느낌입니다. 즉, 시민들이 점차 자제력을 상실하는 과정이고, 이는 시위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결국 사태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 느낌입니다. 지금 상황에선 어떠한 결과가 나올찌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거스리는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부디 정부가 빨리 정신을 차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최악의 사태를 모면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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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19일 대국민 담화 연설에서 "뼈저린 반성"의 뜻을 밝힌 이명박 대통령은 며칠만에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전방위로 촛불집회를 열심히 공격중입니다. 즉, 사과하고 뒤통수 때리는 격인데, 대통령의 태도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어떤 사과를 한다고 해도 국민이 믿기는 힘들겠죠.

지난 6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명 가까이 모이는 대형 집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정부나 한나라당은 몸을 사리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국민이 무서운줄 깨닫고, 국민이 원한다면 어느 정도 요구를 들어줄 듯한 분위기였죠. 심지어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은 이명박 정부와 거리두기를 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촛불 집회 참가자가 줄어들고, 정부가 "100점 만점에 90점"이라고 자찬한 쇠고기 수입 추가 협상이 끝나면서 보수세력은 이명박 정부를 중심으로 대결집을 하며 촛불집회를 통해 표현된 국민의 정서를 억누르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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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의 선봉에 선 것은 보수언론입니다. 보수언론은 이번 쇠고기 수입 협상에 따른 촛불집회와 반정부정서의 직격탄을 받고, 광고수입이 대폭 줄어들어 어려운 상황에 빠졌는데, 이러한 위기를 통해 반정부 정서는 곧 자신들에게도 큰 위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입니다. 따라서 최근엔 가끔이나마 보이던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가 쑥 들어가고, 촛불집회와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기사를 열심히 싣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촛불 900명', '보수 20명'에 "죽이겠다" 협박, "쇠고기 반대하는 한국에 군대 왜 보내" 미국 '부글' 무책임한 네티즌의 '키보드 두들기기').

또한 검찰은 인터넷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서 "인터넷 신뢰저해 사범을 본격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즉,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 올렸다간 검찰로부터 조사받을지 모르니, 함부로 인터넷에 글올리지 말라는 경고죠. 경찰도 검찰에 뒤질세라 인터넷 여론을 전문적으로 검색·분석하는 ‘인터넷 정보전담팀’(가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한나라당도 정부에 힘을 모아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한나라당은 당보 100만부를 배포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 안전을 홍보하는 대대적인 선전에 나서기로 했다고 합니다. 강재섭 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핑계로 쇠고기가 아니라 소 잔등에 올라타 불법 폭력집회를 해오는 세력이 있다면 그건 나라를 거덜내고 국민을 거덜내자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홍준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장관고시에 대해서는 "강행이 아니라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며 정부를 옹호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보수세력의 대반격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촛불시위와 관련해 “일부 정책에 비판하는 시위는 정부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만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 폭력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제는 촛불집회가 조금이라도 폭력성을 보인다면 강경하게 진압하겠다는 뜻이죠.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오마이뉴스가 자신에 대해 오보를 했다면서 정정보도 요청과 함께 5억원의 손해배상금 조정신청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냈습니다. 프레스 프랜들리"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가 오보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금 조정을 신청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의외이긴 하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이명박 정부가 프랜들리하려고 노력하는 대상은 보수언론일 뿐,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은 아닐찌도 모릅니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수세에 몰렸다가 공세로 전환하기도 하는 법이라 여권의 태도변화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촛불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다"며 감상에 젖은 모습을 보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는 진심이 아니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이 보기에 촛불 들고 모인 사람들은 결국 일부 좌파의 선동에 휘둘린 무지한 대중(한나라당의 주성영 의원에 따르자면 천민 민주주의에 심취한 천민들)이고, 따라서 검찰 동원해 인터넷 언론 손보고 나면 모두 일상으로 돌아갈 의미 없는 존재인 듯 합니다. 만약에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그렇다면 대국민 사과 같은 것은 생략하고, 바로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에 대해 엄정 대처" 방안 부터 밝히는 것이 정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며칠전에 사과하고, 오늘은 엄정 대처 방안을 밝히니, 사과를 진심으로 믿었던 국민은 속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여권의 태도 변화는 현재 국민의 마음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기초하였다고 보입니다. 즉, 여권은 이제 국민은 촛불집회에 대해 지쳤고, 따라서 지금 정부가 나서 반대 여론을 꾹 누르면 촛불을 끌 수 있다고 여기는데, 사실 국민은 잠시 쉬는 기간을 가졌을 뿐, 촛불은 아직 살아 있는 상태입니다. 오히려 지금 정부가 보이는 오만한 태도야 말로 촛불을 타오르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사실 촛불집회가 이처럼 커진 것은 초반에 정부가 대처를 잘못해서인데, 최근 정부는 섣부르게 촛불을 끄려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함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되어야 정부가 진심으로 정신을 차릴찌 답답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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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6월10일 대규모 집회를 명박산성으로 막아내고, 다운된 청와대 홈페이지를 그림파일로 위장하는 놀라운 순발력을 보인 이명박 정부는, 계속되는 쇠고기 재협상 요구에 대해 다양한 꼼수로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꼼수는 꼼수인지라, 앞뒤가 안맞고, 이사람 저사람 말이 틀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모습은 감출수가 없군요.

결국 이명박 정부의 입장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안하면 되지 않느냐? 이를 위해 재협상을 하자면 국가 신뢰도가 떨어지니까 (사실은, 재협상 추진했다가 미국이 거부하면 국민반발이 더 커질 테니까) 수출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는 수출입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한미정부가 이를 보증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에 정부의 쇠고기 해법, 근본이 잘못되었다에서 지적하였듯, 이는 내장을 제외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을 안전하다고 보는 많은 국민의 기준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성사가 된다고 해도 국민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미 "재협상은 없다"고 선언한 이명박 정부가 보기에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착이 대단합니다.

 "한미정부의 공식보증"이라는 카드가 나온 것도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방법에 얼마나 집착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원래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수출입업자의 "자율규제" 방식이었는데, "돈벌려고 거래하는 사람이 미쳤다고 돈되는 거래를 자율적으로 포기하겠느냐"는 여론이 터져나오자, "이는 단지 업계의 자율규제가 아니라 한미 정부가 문서로 보증하는 일이다"는 말로 무마하려는 것이지요.

문제는, 아무리 정부라도 법이 정하지 않은 내용을 기업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국의 부시 행정부나 한국의 이명박 정부 모두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부이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규제도 없앨 판에, 법의 근거도 없이 기업에게 수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이러한 정부 주장의 허구성은 결국 12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김종훈 본부장은 기자들에게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효과적이고 실질적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내일부터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 (USTR) 대표와 추가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표현은 "효과적이고 실질적 방안"입니다. 즉, 조선일보가 김종훈, 미국측과 추가협상 이라고 보도한 이 내용은, 자세히 살펴보면 정식으로 재협상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30개월 이상된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을 꼼수를 찾아보겠다"는 말입니다 (이는 "합의안 문구 일부 수정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안호영 외교부 통상교섭조정관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계속 말이 바뀌어서 무언가 진전이 있는 듯 하지만, 결국 재협상은 없고, 꼼수만 만발하는 상황입니다.

흥미롭게도 김종훈 본부장은 "정부가 문서로 보증할 경우 국제통상규범에 어긋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는군요. 즉, 11일에 어떤 정부 관계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민간 규제' 한(韓)·미(美) 정부문서로 보증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막상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는 당사자인 김종훈 본부장이 보기엔 정부가 이런 일을 문서로 보증하는 일은 국제 관례상 말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간 규제에 대한 한미 정부의 문서 보증은 이명박 정부의 환상 속에만 존재하지, 실체가 전혀 없음이 분명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욕을 먹는 이유는, 이처럼 국민에게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자꾸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천만명이 집회를 해도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버티든지, 아니면 "국민이 그렇게 원한다면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해야지, "재협상에 버금가는 자율규제, 아니 정부보증 문서를 보이겠... 잠깐, 그건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무언가 또다른 꼼수를 찾아내겠다"는 식으로 자꾸 말을 바꿔서 빠져나가려고 한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17%의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 조차 등을 돌릴 날이 곧 오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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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악화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이명박 정부의 대변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중인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에게 가장 큰 골치거리인 촛불집회가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는 기사를 올려 화제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촛불집회 반대의 시작점은 대학생 이세진씨로, 그는 며칠전 부터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혼자 촛불집회 반대 시위를 벌이는 중입니다. 물론 1인시위가 기사거리는 아니지만, 촛불집회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은 동아일보나 이명박 정부로서는 대단히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일이겠죠. 이세진씨의 용감한 행동에 감명한 ‘밝은 인터넷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는 회원을 무려 3명이나 이세진씨의 시위현장으로 보냈고, 어디서 왔는지 기사에 나오진 않지만 여섯 명이 더 동참해 무려 열 명이 촛불시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이런 속도로 ‘촛불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진다면, 1년 안에 촛불 반대 시위자가 50명까지 늘어날찌도 모르겠네요.

한편, 이러한 움직임은 온라인 상으로도 번져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카페 회원도 5000여 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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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반대 여론 때문인지 열 명의 참가자가 반대하는 촛불집회는 위의 사진에 나오듯 '겨우' 수 만 명이 참여해 도심을 가득 메우는데 그쳤고, 온라인 상에서는 이명박 탄핵 서명자가 136만 여명 맊에 안된다고 합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계 대표들을 만나 “쇠고기 재협상 않겠다”고 선언했고,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선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주문처럼 읆조렸다고 합니다. 결국, 정부의 협상 잘못을 인정하거나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지요. 그런데도 노무현 전대통령은 "정권퇴진 운동은 헌정 질서에 맞지 않는다"고 이명박 정부를 보호하는 듯한 말을 했다니, 참 대인배와 소인배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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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올해 6월은 87년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난지 21주년이 되는 때입니다. 당시 전두환정부는 쿠데타로 잡은 정권을 간선제 대통령선거로 연장하려고 하였지만, 박종철 고문사건의 조작이 폭로되면서 국민의 저항이 거세어지자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결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걸음 전진하였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6월이 시작하는 1월, 이명박 정부는 평화적으로 집회를 하는 국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권리를 허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많은 국민은 반발하였고, 도심 시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국민이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대응을 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협상 기준을 무시하고,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거의 다 수용해서 소고기 수입협상을 마쳤습니다. 이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부시 대통령과 우의를 다지는 상황에서 미국측에 안겨줄 선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국에 큼지막한 선물을 턱 하니 안겨줬는데, 지금와서 "미안하지만 그때 준 선물 돌려줄 수 있겠니?"하기가 어렵겠죠. 결국, 문제는 미국과 풀어야 하는데, 미국 눈치보기가 외교의 기본인 정부 입장에선 미국에 어려운 부탁 하느니 국민에게 물대포 쏘기가 쉽다고 느껴지겠죠.

또한, 재협상을 시도한다면 이는 이미 진행한 협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이러한 성격은 서울시장 시절이나 작년 경선과 대선에서 이미 잘 드러났죠).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절대 협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듯 합니다. 여론이 극히 안좋은 상황에서도 장관고시를 밀어부친 것을 보면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잘 드러납니다.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아직도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점입니다. 얼마전 중국에서 돌아와 보고를 받던 이명박 대통령은 집회에 대한 평범한 보고에 대해 화를 내면서, "양초는 무슨 돈으로 사고, 배후는 누구인지를 왜 보고하지 않느냐"고 역정을 냈다고 합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도 시내에서 모인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국민들이 정말 일부의 선동에 휩쓸린 상황이라면 배후세력을 검거하고, 불법 시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고, 물대포 등으로 공포 분위기 조성해서 억누를 수 있을찌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반정부 시위의 배후세력은 바로 평범한 국민들입니다. 이들은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자 자발적으로 모였기에, 물대포 맞고 나면 다음날은 친구들 모아서 나오기에 시위는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며칠 전 작은 촛불문화제로 시작한 집회가 며칠만에 수만명이 모일 정도로 커질 만큼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한 이유는, 시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 반독재 투쟁 당시 시위는 곧 폭력이었고, 화염병과 짱돌, 각목 등은 시위의 필수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위는 모여서 노래 하고 구호 외치고 행진하는 등 평화적으로 진행되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집회를 열어도 꾸준히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강경진압을 통해 시위를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품은 사람이 이처럼 많은 상황에서, 평화로운 집회참여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원하는 국민의 열망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정부로서는 이러한 평화적 집회가 폭력집회보다 훨씬 더 무서운 법입니다. 폭력집회는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할 빌미를 제공합니다. 그에 비해 다수가 끊임없이 집회를 연다면, 정부는 결국 항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서슬이 퍼렇던 전두환 정부도 시민들이 매일 수십만 명씩 한달을 모이자 6.29 선언을 통해 항복하였는데, 21세기 한국에서 매일 수십만 명이 모여 외치는 소리에 정부가 언제까지 귀를 막을 수 있을까요? 당장 한나라당은 경찰에 집회 참가자 연행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할했습니다. 당은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국민 무서운줄을 아는 것이죠. 그에 비해 임기가 보장된 청와대 사람들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번 사태만 넘어가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이는 국민의 분노를 더욱 크게할 뿐입니다.

지금 많은 국민은 이명박 정부라는 악몽에서 깨어나기 원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는 한, 국민은 가위에 눌린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러한 불행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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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