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아프리카 하면 통신 기술이 낙후된 지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이야말로 전통적으로 비싼 통신 서비스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나라는 우편제도가 불완전하기에 우편물이 자주 분실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분실 우려가 없는 이메일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마련이죠. 또한, 정치적 자유가 제한된 나라는 언론의 자유도 제한되기 마련인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공식 언론기관이 아닌 인터넷을 통한 소식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물론 가난한 나라 사람은 집에 컴퓨터를 갖다 놓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돈이 없겠지만, 그런 나라는 인터넷 카페가 발달하기에 부담 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아프리카를 여행해보니 웬만한 지방 소도시에도 인터넷 카페는 꼭 있더군요. 그것도 7-8년 전 경험이니 지금은 인터넷 카페가 늘었던지, 아니면 개인의 컴퓨터 소유가 늘었을 것입니다.
인터넷의 보급은 단지 편리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의 권력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 독재자는 늘 정보의 흐름을 장악함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마련인데(그래서 쿠데타가 발생하면 방송국부터 장악하기 마련이죠), 인터넷은 본질상 하나의 중심부가 없는, 전형적인 불가사리 조직이라(Ori Brafman과 Rod A. Beckstrom가 쓴 The Starfish and the Spider참조) 정보의 흐름을 중앙에서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은 독재권력에 큰 위협이 되기 마련이죠. 중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는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인터넷 사이트의 연결을 끊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이는 자유로운 소통이 기본인 인터넷의 정신과 상충하기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경제가 발달할수록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제활동이 늘기 마련이고, 정부가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을 막는다면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함부로 인터넷을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경제의 발전을 막고 독재국가란 오명을 얻으면서까지 인터넷을 통제하느냐, 아니면 권력 유지를 위해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인터넷을 통제하느냐는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죠.
현재 이란에서 진행되는 반정부 시위는 인터넷이 독재권력에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이란 정부는 국내외 기자들이 자유롭게 취재활동을 벌이지 못하도록 막는 중이고, 따라서 세계 유수의 언론조차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국내 언론은 당연히 정부의 통제하에 있기 때문에 시위사태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지 않겠죠. 하지만, 이란인들은 트위터 인터넷을 통해 시위 진행 소식을 주고받으며 정부의 언론통제에 맞서고 있습니다. 만약 인터넷이 없었다면,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한국인들처럼 "지금 소수의 폭도가 소동을 일으켰지만, 군에 의해 완전히 제압되었다."는 발표를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겠죠.
지금 이란 사태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는 것은 트위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http://twitter.com/Oxfordgirl 에는 현지소식이 영어로 계속 올라옵니다.) 트위터는 인터넷 뿐 아니라 휴대전화로도 글을 올릴 수 있기에 어디서나 새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를 든 사람이 시위 현장에서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트위터로 소식을 전하면 이는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에게 전파가 됩니다. 정부가 이를 일일이 막기는 어려운 일이죠. 이는 곧 국민이 정보를 유통할 능력을 얻는다는 뜻이고, 정부의 정보독점에 대한 도전으로 작용하죠.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검열한다는 소식은 있지만, 아직 인터넷 사용을 제한한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만약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면 트위터 사이트 등의 접속을 막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트위터가 막히면 사용자들은 이와 비슷한 다른 사이트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을 전면 통제하지 않는 이상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인터넷의 발달로 독재정부는 점차 설 자리를 잃는 중입니다. 만약 진정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면 인터넷을 통한 국민의 의사소통이 두려울 필요가 없겠죠. 부디 독재가 사라지고 세계 어느 나라나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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