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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1 전문가가 되는 길 (10)
  2. 2008/02/05 입소문 마케팅 성공의 비결은? (5)

전문가가 되는 길

문화 2009/01/21 21:14
얼마전 뉴욕에서 이륙하던 비행기가 새 때와 충돌해 엔진이 꺼진 가운데 허드슨강에 착륙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기장인 체슬린 설렌버거씨가 침착하게 대처해서 사상자가 없었기에,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들었죠. 엔진이 꺼진 상태로 안전하게 강 위에 비행기를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금만 각도가 틀려도 물과 부딛치며 동체가 파괴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설렌버거 기장은 비행시간이 1만9000시간에 이르는 베테랑이었고, 경험이 많은 조종사 답게 정확한 판단력과 뛰어난 운항실력으로 승객을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설렌버거 기장의 비행시간에 대해 읽으며, 저는 얼마전 읽은 Outlier라는 책을 기억했습니다. Tipping Point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Malcolm Gladwell)이 쓴 이 책은,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분석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책에는, 사람이 어떤 특정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보통 그 분야에서 만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저자는 그러한 증거로 모짜르트 (어린 시절 부터 작곡을 해서 청년기 부터 훌륭한 곡을 씀), 비틀즈 (독일 함부르크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연주하는 무대에 자주 서다 보니 실력이 부쩍 늠), 빌 게이츠 (고등학교때 컴퓨터를 쓸 수 있는 환경이라 프로그래밍에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두각을 나타냄) 등의 예를 듭니다. 즉, 어떤 사람이 특별히 재능이 많아서 성공한다기 보다는, 어릴 때 특정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살면 금방 만 시간이라는 준비과정을 쉽게 마치고, 곧 전문가가 되어 두각을 나타낸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누구나 같은 시간을 들인다고 같은 수준으로 전문가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꼭 만 시간이 아니라 9000시간, 또는 5000시간 만에 전문가가 되는 분야도 있겠죠. 유명한 블로거이자 저자인 세스 고딘 (Seth Godin)은 글래드웰의 주장을 "남들이 5000시간만에 포기할 때 포기하지 않고 만 시간을 채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법이다"라고 바꾸어 설명합니다. 즉, 사람들이 포기하는 정도의 노력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죠. 클래식 음악이나 기업 경영 등은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만 시간 투자로도 부족할 수 있고, 그에 비해 틈새 분야나 미개척 장르 등은 조금만 노력해도 남들보다 앞서기가 쉽기 마련이죠.

특정한 노력에 들어가는 시간의 총량이라는 영어 학습에 적용해 보도록 합시다. 많은 사람이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아서 고민을 하죠. 이런 사람은 보통 "어떻게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라고 묻지만, 제가 보기엔 "영어를 배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영어를 어느 정도 하려면 보통 영어에 2천에서 3천 시간은 노출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겨우 1천 시간 정도 영어에 노출이 되고는 "나는 영어 공부 할 만큼 했다"며 포기합니다. 사실 2천 시간은 많다면 많지만,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비하면 매우 작다고 할 수 있죠. 2천 시간이라면 하루에 두 시간씩 거의 3년을 공부하는 분량입니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많이 공부한다고 하지만, 하루에 두 시간씩 3년을 줄곧 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경우, 학원에 가고, 오고, 중간에 다른 사람과 잡담하는 시간을 빼고 진짜 영어를 배우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루 한 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원어민과 대화를 한다고 해도, 이는 1년에 150시간, 3년에 500시간 정도 밖에 안되는 분량입니다. 그렇다면 꼭 "나는 영어 공부에 소질이 없네"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영어를 배우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은 것이 문제는 아닐찌를 따져봐야겠죠.

만 시간이라면 하루에 열 시간씩 대략 3년 정도를 보낸 시간입니다. 많은 분야에서 이 정도의 훈련을 쌓으면 전문가가 될 수 있죠. 그런데 대학생은 하루에 열 시간 공부를 안 하거나, 만약에 한다고 해도 한 분야가 아닌, 전공 및 교양, 그리고 각종 외부 시험 (토플, 사법고시, 공무원 시험) 공부를 같이 하기에 학부만 졸업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힘듭니다. 그래서 최소한 대학원 과정을 더 해야 어느 정도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죠. 회사에 들어가서도 3년 이상은 일해야 능숙하게 일을 하겠죠.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처음 들어가면 매일 그 일만 하는데 3년을 투자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전에 "나는 이 분야에 적성이 맞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죠.

물론 특정한 일에 대한 재능이 커서 쉽게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한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결국 남이 포기할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가 되는 법이겠죠. 자신이 정말 잘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일을 위해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 계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P.S. 제가 내일과 모래는 지방에 다녀와야 되어서 글을 못 올릴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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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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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60억 명의 사람이 살지만, 여섯 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이 된다는 주장을 들어보셨는지요. 이른바 six degrees of separation이라는 이론에서 나온 주장인데, 이러한 주장은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밀그램은 네브래스카에 사는 160명에게 편지를 보내 보스턴에 있는 특정한 증권 거래인에게 편지를 전달하도록 그와 가까울 만한 사람에게 편지를 전달하도록 요청한 결과, 여섯 명 정도를 거치면 편지가 목적한 사람에게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실험의 결과를 두고 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여섯 단계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목적한 사람에 도달한 편지의 절반이 그 증권 거래인의 세 친구를 거쳤음을 주목합니다. 즉, 그는 특별히 사람들과 넓게 연결된 연결자 (Connector)가 존재하고, 이들이 사회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는 티핑 포인트, 즉 사회적인 크고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이러한 연결자의 역할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허시퍼피는 한때 한물간 상표로 인식돼 인기가 없었는데, 뉴욕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 신발을 신기 시작하자 새롭게 인기를 끌게 되었고, 결국 2년 만에 매출이 20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몇몇 중요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침으로 사회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이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광고계에서 대단히 인기를 끌었고, 미국의 경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어떤 웹사이트에 모이는지를 파악해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려고 노력하는 광고회사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의 예를 들자면, 위니아 만도는 김치 냉장고를 개발한 후 상류층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 김치 냉장고가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부유층이 아닌 가정에서도 김치 냉장고를 구입할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던컨 와츠인데, 그는 밀그램의 편지 보내기 실험을 이메일로 바꿔 6100명에게 실시한 결과, 6단계를 거쳐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했지만, 전체의 5%만이 연결자를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연결자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는 또한 천 번이 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 영향력 있는 사람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사회 변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변화의 주체가 영향력 큰  소수인가, 아니면 평범한 다수인가에 대한 논쟁을 블로그에도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글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 이러한 글이 유명한 블로거의 눈에 띈다면, 그 블로거는 그 글을 소개하는 글을 써서 그 글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겠죠. 또한 이처럼 유명한 블로거가 소개한 글은 중요한 사이트에서 링크가 걸렸기 때문에 검색엔진도 중요하게 여기고, 따라서 검색결과에서 상위 노출되어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될 것입니다. 이는 영향력 있는 소수가 블로그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예죠. 하지만 유명한 블로거가 아니더라도, 방문객이 그 글의 추천을 누르면 그 글은 다양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서 방문객이 많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평범한 다수가 영향을 끼친 예입니다.

하지만 블로그가 인기를 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이나, 대중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글을 쓰는 것이겠죠. 글이 엉망인데 유명한 블로거가 소개를 해줄 리도 없고, 일반인이 추천을 할리도 없기 때문이죠. 이는 사회 변화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던컨 와츠는 "매해 수많은 산불이 발생하지만, 나무의 건조상태나 비 등의 환경이 맞아떨어질 때만 큰 불로 번진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는 작은 불꽃도 큰 불을 일으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사회 변화가 일어날만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영화가 개봉하기 전 대규모로 시사회를 열어 영화에 대한 좋은 입소문이 퍼지기를 기대하는 경우도, 영화가 엉망이라면 좋은 입소문이 퍼지기는 커녕, 오히려 안좋은 입소문이 퍼져 흥행에 방해만 되겟죠.

결국 입소문 마케팅도, 블로그 운영도, 요령보다는 상황에 맞는 좋은 제품 (또는 포스팅)을 내놓으려는 노력이 성공을 결정할 것입니다. 몇몇 영향력 있는 사람만 설득한다고 티핑 포인트가 생겨나지는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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