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사람은 이란의 소식을 접할 일이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미국인에게 이란은 갈 수 없는 나라, 갔다간 잡혀서 고문받고 감옥에 갇히는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죠. 이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의 역사 때문에 생겨난 인식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악연은 1978-79년의 이슬람 혁명(이란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란을 다스리던 팔레비 국왕은 2차대전 중 영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왕위에 올랐고, 따라서 처음부터 외세와 결탁한 지도자였습니다. 그 후, 국민이 선출한 모하마드 모사덱(Mohammed Mossadegh) 총리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외세를 배격하자 미국은 모사덱을 몰아내고 팔레비 국왕의 권력을 강화해줬죠. 이렇게 든든한 미국의 지원에 힘입은 팔레비 국왕은 권력을 독점하면서 이란을 서구화, 근대화하는 정책을 폅니다. 하지만, 팔레비 국왕의 독재에 반발한 이란 국민은 혁명을 일으켜 국왕을 쫓아냈고, 혁명을 주도한 이슬람 성직자 호메이니는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죠. 이처럼 반미감정을 바탕으로 혁명에 성공한 이란 정부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미국과 대치합니다. 이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하고, "강력한 미국 건설"을 주장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듭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란을 견제하고자 이란과 전쟁 중인 이라크를 지원합니다. 사진은 레이건 대통령이 보낸 특사 로널드 럼즈펠드(훗날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며 이라크 침공을 지휘함)가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미국이 한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소련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미국이 2000년대 초반 전쟁을 일으킨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한때 미국의 지원을 받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군요.
하지만, 레바논에서 미국인들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자 미국은 인질을 구하기 위해 이란과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당시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느라 무기가 많이 필요하던 이란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무기판매를 요구했고, 미국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고, 무기 판매 대금의 일부를 니카라과에서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던 반군을 지원하는 데 씁니다. 이른바 이란-콘트라 사건이지요. 겉으로 이란을 그렇게 비판하던 미국 행정부가 뒤로 이란과 무기 수출 협상을 벌였음이 드러나면서 레이건 행정부는 큰 곤경에 빠졌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은 미국인의 머리속에서 다시 한 번 안 좋은 사건과 연관되었죠.
미국 이외의 나라 사람들이 이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루시디에 대한 호메이니의 처형 명령이었습니다. 1988년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는 사탄의 시(Satanic Verses)를 발표하는데, 당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는 이 책이 무하마드에 관해 불경건한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모슬림들에게 루시디를 죽이라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문학작품의 내용을 문제삼아 작가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모습에서 서양인들은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불관용의 태도를 보았죠. 또한, 몇 년전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쓸어버려야 할 나라"라고 발언함으로 이란이 호전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긴 하지만, 실제 이란인들의 태도는 이란 정부의 호전적인 태도와는 매우 다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몇년 전 프랑스에 살 때 아랍계 프랑스인이 혼자 이란에 들어가 현지인들을 인터뷰한 비디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9/11 사태가 벌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비디오에 나온 이란인들은 "미국이 이 사건을 핑계로 이란에 쳐들어오면 어쩌나"하고 걱정하더군요. 하긴 얼마 후 미국이 9/11과 연관성 등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사실을 볼 때, 이란인들의 걱정이 꼭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그 비디오의 내용과 비디오를 촬영한 프랑스인의 말을 근거로 판단해보니 이란인들은 반미 감정이 별로 심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에 대한 호감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부가 어떤 나라에 대해 적대행위를 한다고 해서, 국민도 동일한 태도를 보일 이유는 없겠더군요. 오히려 정부가 자꾸 "미국은 나쁘다"고 강조할수록 이란인들은 미국이 더 좋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요즘 이란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늘 정부 발표를 통해 보던 호전적인 모습뿐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적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이란인들의 모습을 엿볼 기회죠. 부디 이란이 대다수 이란 국민의 바램대로 정의롭고 자유로운 나라로 탈바꿈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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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악연은 1978-79년의 이슬람 혁명(이란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란을 다스리던 팔레비 국왕은 2차대전 중 영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왕위에 올랐고, 따라서 처음부터 외세와 결탁한 지도자였습니다. 그 후, 국민이 선출한 모하마드 모사덱(Mohammed Mossadegh) 총리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외세를 배격하자 미국은 모사덱을 몰아내고 팔레비 국왕의 권력을 강화해줬죠. 이렇게 든든한 미국의 지원에 힘입은 팔레비 국왕은 권력을 독점하면서 이란을 서구화, 근대화하는 정책을 폅니다. 하지만, 팔레비 국왕의 독재에 반발한 이란 국민은 혁명을 일으켜 국왕을 쫓아냈고, 혁명을 주도한 이슬람 성직자 호메이니는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죠. 이처럼 반미감정을 바탕으로 혁명에 성공한 이란 정부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미국과 대치합니다. 이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하고, "강력한 미국 건설"을 주장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듭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란을 견제하고자 이란과 전쟁 중인 이라크를 지원합니다. 사진은 레이건 대통령이 보낸 특사 로널드 럼즈펠드(훗날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며 이라크 침공을 지휘함)가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미국이 한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소련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미국이 2000년대 초반 전쟁을 일으킨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한때 미국의 지원을 받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군요.
하지만, 레바논에서 미국인들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자 미국은 인질을 구하기 위해 이란과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당시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느라 무기가 많이 필요하던 이란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무기판매를 요구했고, 미국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고, 무기 판매 대금의 일부를 니카라과에서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던 반군을 지원하는 데 씁니다. 이른바 이란-콘트라 사건이지요. 겉으로 이란을 그렇게 비판하던 미국 행정부가 뒤로 이란과 무기 수출 협상을 벌였음이 드러나면서 레이건 행정부는 큰 곤경에 빠졌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은 미국인의 머리속에서 다시 한 번 안 좋은 사건과 연관되었죠.
미국 이외의 나라 사람들이 이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루시디에 대한 호메이니의 처형 명령이었습니다. 1988년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는 사탄의 시(Satanic Verses)를 발표하는데, 당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는 이 책이 무하마드에 관해 불경건한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모슬림들에게 루시디를 죽이라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문학작품의 내용을 문제삼아 작가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모습에서 서양인들은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불관용의 태도를 보았죠. 또한, 몇 년전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쓸어버려야 할 나라"라고 발언함으로 이란이 호전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긴 하지만, 실제 이란인들의 태도는 이란 정부의 호전적인 태도와는 매우 다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몇년 전 프랑스에 살 때 아랍계 프랑스인이 혼자 이란에 들어가 현지인들을 인터뷰한 비디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9/11 사태가 벌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비디오에 나온 이란인들은 "미국이 이 사건을 핑계로 이란에 쳐들어오면 어쩌나"하고 걱정하더군요. 하긴 얼마 후 미국이 9/11과 연관성 등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사실을 볼 때, 이란인들의 걱정이 꼭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그 비디오의 내용과 비디오를 촬영한 프랑스인의 말을 근거로 판단해보니 이란인들은 반미 감정이 별로 심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에 대한 호감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부가 어떤 나라에 대해 적대행위를 한다고 해서, 국민도 동일한 태도를 보일 이유는 없겠더군요. 오히려 정부가 자꾸 "미국은 나쁘다"고 강조할수록 이란인들은 미국이 더 좋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요즘 이란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늘 정부 발표를 통해 보던 호전적인 모습뿐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적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이란인들의 모습을 엿볼 기회죠. 부디 이란이 대다수 이란 국민의 바램대로 정의롭고 자유로운 나라로 탈바꿈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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