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03 미국, 한국을 제쳐두고 북한에 다가서려나 (4)
  2. 2008/01/31 박근혜와 힐러리의 상반된 선택 (8)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열강의 외교노력이 치열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알라스카쪽으로 미사일을 쏜다면 대단히 곤경에 처하게 될 미국 (가만히 놔 둘 수도 없고, 전쟁을 할 수도 없기에)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스티븐 보즈워스를 대북특사로 임명하였는데, 이는 미국이 6자회담의 틀을 벗어나, 북한과 직접 협상을 벌이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해석은 그동안 "미국이 한국을 놔두고 북한과 대화할리 없다"고 주장하던 조선일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신빙성이 높죠). 만약 미국이 북한을 협상의 상대로 택하게 된다면, 북한이 그렇게 원하던 통미봉남이 이루어지고, 한국 정부는 대북관계의 주도권을 잃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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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한, 북한, 미국의 관계를 살펴보자면, 남한과 북한은 적대 관계이고, 남한과 미국은 우방, 북한은 미국의 골치 덩어리입니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으로선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대단히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쓰거나 무력도발을 일으킨다면 동북아 전체가 혼란에 빠져들고, 이는 미국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인 한중일 세 나라의 경제가 무너진다는 뜻이기에, 미국으로선 북핵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큽니다. 북한으로서도 남한과 관계가 껄끄러워진 마당에, 미국이야 말로 자신들을 도와줄 훌륭한 대화 상대라고 생각하기에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죠. 그런데, 남한과 북한은 현재 관계가 대단히 나쁘기 때문에, 미국이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할 때 남한을 옆에 둔다면, 남한과 북한이 치고 받고 싸우기 때문에 대화 진행이 어렵겠죠. 따라서 미국은 남한을 배제한 채 북한과 직접 협상을 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우방인 한국을 저버리고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함으로 실질적으로 북한의 편을 들어주는 상황은 이미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때 부터 우려했던 상황입니다. 오바마는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적국의 원수들을 만나겠다고 공언할 만큼, 적극적으로 외교적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다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한 부시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즉, 미국은 큰 실수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정책이야 말로 북한을 다루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태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후 북한에 대해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대했는데, 부드럽게 대함으로 북한이 남한을 우습게 보게 되었고, 강하게 대함으로 북한이 남한을 적대시하도록 자극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큰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통미봉남은 실패했다" "미국은 한국을 따돌리지 않을 것이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된 것이죠.

이러한 미국에 대한 오판은 지난달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한때 극에 달했습니다. 정치의 달인 클린턴 장관은 "한미 동맹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견고하다"며,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한국을 비난함으로써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 고 말하는 등, 한국의 보수층이 너무나 듣고 싶은 달콤한 말을 속삭였습니다. 한국의 보수층은 클린턴 장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는, "역시, 미국은 우리의 혈맹! 미국이 우리를 버리고 북한과 대화를 할 리가 없다! 통미봉남은 실패했다!"며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방문국에 대한 립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전혀 없었던 것이죠.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한국의 보수층은 "우리가 미국에 잘해주면, 미국도 우리에게 잘해줄 것이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미국에게 북한은 골치덩어리이고, 남한은 우방이니, 당연히 우방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논리지요. 하지만, 미국은 이명박 정부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미국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미국이 한국을 좀 무시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뜻이지요. 만약 한국이 노무현 정부 시절 처럼 미국에 대해 살짝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인다면, 미국은 "혹시 한국이 우리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에게 엄청나게 잘해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쇠고기 협상도 미국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는 등, 미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이명박 정부가 있는데, 미국이 무슨 걱정을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미국은 한국 정부의 반응은 걱정하지 않고, 북한이라는 골치덩어리를 해결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죠.

외교 관계란 늘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우리나라의 예를 봐도, 과거에 자유중국 (지금의 대만)과 친하고, 중공 (지금의 중국)을 적으로 여기던 한국 정부는,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과 친해질 필요가 생기자, 하루 아침에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국교를 맺습니다. 대만 사람들은 "동맹"을 버린 한국에 대해 분노하였고, 지금도 그때 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죠. 하지만 그때 중국과 국교를 맺었기에 그 후로 한국 경제가 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한국인 중 몇 명이나 당시 노태우 정부의 정책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마바 행정부도, 남한을 따돌리기 싫을찌 몰라도, "북핵문제를 해결했다"는 업적을 남기는 것이, 남한 정부의 반발보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죠.

이명박 대통령은 두 명의 선임자가 10년간 공들인 대북관계를 1년만에 무너뜨려놨는데, 이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앞서 무슨 대책을 내놓을찌 궁금합니다. 만약 이런 사태에 대한 대책이 없이 무조건 강경노선을 추구했다면 정말 생각이 짧았다고 밖에 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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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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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플로리다에서 벌어진 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50% 가까운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노리는 오바마는 33%로 2위를 기록했고, 존 에드워즈는 14.4%로 3위를 기록하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힐러리 클린턴이 압승을 거두었다고 하겠지만, 사실 플로리다 선거는 매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치루어진, 특수한 선거였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만 1월에 선거를 치르고, 나머지 주는 2월 5일 이후에 선거를 치르도록 방침을 정하였는데, 미시건과 플로리다 주는 중앙당의 방침을 거부하고 2월 5일 이전에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들을 징계하기 위해 이들 주에 배정된 delegates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뽑는 투표인단)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였고, 민주당은 아예 이들 주에 delegates을 배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너희들이 투표일자를 마음대로 정했으니, 너희 주는 전체 투표에 대표를 파견할 수 없다"고 징계한 것이지요. 따라서 플로리다의 선거 결과는 실제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전혀 영향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플로리다 민주당원들은 투표율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투표장에 몰려들었고, 결국 힐러리 클린턴이 득표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1위를 차지하고 나자, 클린턴 진영에서는 기자들을 불러놓고 "어떻게 전당대회에서 두 개 주만 delegates을 거부할 수 있느냐? 투표율이 기록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은 이들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플로리다가 전당대회에 투표인단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지요. 지난 네 번의 선거에서 오바마와 2대 2로 비긴 클린턴은 이번 선거의 승리가 너무도 값지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겠죠. 물론 플로리다 징계의 필요성에 동의해서 모든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기로 약속했고, 오바마와 에드워즈 진영에서는 지지자들에게 "지지후보 없음" (uncommitted)으로 기표하도록 촉구하였기에, 지금 와서 클린턴 진영이 플로리다의 선거인단을 인정하자고 나서기는 부담이 되겠지만, 대통령이 되기 원하는 힐러리 클린턴의 야망은 너무도 크기에 원칙이나 약속에 얽매어 실리를 놓치고 싶지는 않은 듯 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약속을 저버렸다면, 한나라당의 박근혜 의원은 약속에 얽매어 실리를 놓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박근혜,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극복하라 에 썼듯, 박근혜 의원은 원칙을 지키고,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면 결국 자신을 인정해 주리라고 믿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정치적 생명이 위협 받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작년 경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후보 측은 이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 총선 물갈이를 통해 박근혜계를 제거하기로 방침을 정했음이 분명한데도, 박근혜 의원은 그저 묵묵히 이명박 후보를 도우며 자신을 "국정의 동반자"로 대우해 주기만을 바란 것은 정치적으로 큰 오산이었죠.

결국 최근에 불거진 공천 파문은 박근혜 의원이 여전히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명박 당선자 측에서 박근혜계 의원을 대폭 물갈이할 뜻을 밝히고, 측근들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박근혜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를 만났고, 결국 "당선자의 의지를 믿고" 강재섭 대표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즉,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 보다는, 상대를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일단 한 고비를 넘긴 이명박 당선자 측에서는 당규를 따른다며 친박 의원 몇 명을 공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정치 생명이 끝나게 된 친박계 의원들은 당황했고, 결국 의원 36명이 탈당하겠다고 나서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이 탈당해야 하는 이유는 박근혜 의원 때문입니다. 즉, 박근혜 의원의 세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희생당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박근혜 의원은 이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모습을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큰 소리로 "내가 먼저 탈당하겠다"고 해야 할 박 의원은, "입맞 맞추기 공천은 안된다"는 식의 원칙적인 발언만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탈당하면 한나라당내 박근혜계는 소멸하고,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생명도 거의 끝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 의원이 강하게 이명박계와 맞서 싸우려면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과연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하는 힐러리 클린턴은 정말 대통령이 될 수 있을찌, 그리고 약속을 지키면 상대방도 나를 인정해 주리라고 기대하는 박근혜 의원은 정말 약속을 지킨 보상을 받을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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