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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9 노무현 전대통령이 청와대에 자료를 남기지 않은 이유는? (3)
청와대가 뿔났습니다. 지금까지 뿔난 국민, 뿔난 종교계, 심지어 뿔난 조중동 (강만수 장관 유임 문제 때문에) 에게 연일 혼이 나던 청와대는 노무현 전대통령측이 재직시 생산한 자료를 남겨두지 않고 봉하마을로 가져갔다며 크게 분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측을 고발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는 모습을 봐서는 결국 법정싸움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와대의 주장
을 요약하자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는 청와대 내부의 민감한 자료 상당부분을 파기하였고, 특히, 민정과 인사 등 민감한 부서의 자료들은 물론 청와대 전산시스템인 이지원 파일과 컴퓨터 하드디스크까지 파기하였기에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는 자료가 없어 국정 운영에 대해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명박 청와대에 따르면 노무현 청와대는 과거 정권기에 발생한 민감한 사항들이 노출될 경우 분란소지가 되거나 정치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인수인계해야 할 자료를 파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따라서 이명박 청와대가 인사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도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강부자, 고소영 계통의 인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이처럼 인사 자료가 파기 되었기 때문이라는군요. 특히, 자료를 파기한 것은 단지 기분 나쁜 일이지만, 자료를 봉하마을로 들고 간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만 들으면 역시 이명박 정부가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원인도, 인사에 실패한 원인도, 모두 노무현 대통령 탓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워낙 국민과 소통이 잘 안되는 정부이고, 게다가 비밀번호를 몰라 대통령이 컴퓨터를 못쓴 에피소드를 연출한 이명박 청와대의 말이기에 그냥 곧이 곧대로 믿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몇가지 조사를 해본 결과, 혹시나가 역시나라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우선, 이명박 청와대가 제기하는 "노무현 전대통령측이 자료를 가져가서 청와대에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말은 전혀 말이 안됩니다. 대통령 제직시에 발생한 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데, 이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을 소관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되어 있지, 청와대에 남겨두도록 되어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노무현 전대통령측에서 청와대에 자료를 넘겨주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또한, 법률적으로 볼 때 대통령기록물은 어차피 청와대와는 상관이 없는 일로, 문제가 있다면 담당기관인 국가기록원측이 노무현 전대통령측에 따지면 될 일이지 이명박 청와대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청와대에서 자꾸 문제를 삼으니 노무현 전대통령측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일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국가기록원이 참여정부로부터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자료의 진본을 이관받았다고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은 "전자기록물은 사본을 조작하거나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관에 진본을 이관한 뒤에는 청와대 하드디스크나 개인 컴퓨터에 남아 있는 관련기록을 모두 폐기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라며 "현 청와대 서버에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는군요. 즉, 청와대가 자료가 없어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그렇게 불평을 했지만, 찾고 찾던 자료는 이미 담당 기관이 가지고 있고, 청와대가 원한다면 법률상 공개된 부분에 한해서는 마음껏 열람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인 자료 불법유출 문제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이 부분이 요즘 청와대에서 대단히 집착하는 내용인데, 법률상 기록물을 국가기록원으로 넘긴 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걸 봉하마을로 가져간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대통령측을 공격하는 중요한 논리입니다. 이에 대해서 노무현 전대통령측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르면 전임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시에 생산한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습니다. 즉, 법률상 자신이 볼 권리가 있는 내용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울에 산다면 매일 국가기록원으로 출근하면 되겠지만, 봉하마을에서 문서 하나 보자고 매일 서울을 오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예 자료를 곁에 두고 보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전임대통령의 열람권에 우선을 두느냐, 아니면 자료를 외부로 가져가면 안된다는 원칙에 우선을 두느냐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청와대가 나설 문제가 아니라 담당기관인 국가기록원이 처리해야 하는 문제이지요.

결국 이명박 청와대는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대단히 노력하는 듯 한데, 지금 상황에서 이명박 청와대는 국가를 위한 정책을 펼칠 생각을 해야지, 이미 청와대를 떠난 노무현 전대통령을 공격해봤자 소인배라는 인상만 더 강해질 뿐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P.S. 한겨레에 난 기사를 보니 대충 제가 쓴 글과 비슷한 결론이군요.

진실 드러나는 ‘청와대 자료 유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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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